볼턴 회고록 추가 폭로…"트럼프, 제재해제 검토 시사했다"

입력 2020-06-20 06:31  


지난 2018년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회담 말미에 유엔 제재 해제를 요청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검토해볼 수 있다는 입장을 시사했다고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폭로했다.
수미 테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18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곧 출간 예정인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 가운데 싱가포르 정상회담과 지난해 2월 말 베트남 하노이 정상회담, 지난해 6월 말 `판문점 회동` 등 3차례에 걸친 북미 정상 간 만남 관련 회고록 내용 일부를 자신의 트윗에 게재했다.
테리 선임연구원이 공개한 요약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싱가포르 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물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질문이 마음에 든다며 정말로 똑똑하고 상당히 비밀스러우며 완전히 진실하고 훌륭한 성격을 가진 정말로 좋은 사람이라고 답했다.
이 내용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다룬 `싱가포르 슬링`(Singapore Sling) 장에 등장한다.
회담장을 떠나면서 김 위원장은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이 `행동 대 행동` 접근법을 따르기로 합의해서 기쁘다고 말했다.
`행동 대 행동`은 비핵화 조치와 상응 조치과 관련해 북한이 요구해온 단계적 접근법을 말하는 것으로, 미국의 공식 입장과는 거리가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유엔 제재 해제가 다음 순서가 될 수 있는지를 물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열려있다면서 그에 관해 생각해보기를 원한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은 낙관적인 기대를 안고 떠났다고 회고록에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 "코언 청문회 보느라 밤샌 트럼프…영변 외 더 내놓으라 간청했지만 김정은 거부"
볼턴 전 보좌관은 지난해 2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렸던 2차 북미정상회담 관련 뒷얘기도 `하노이 힐튼 체크인, 그리고 체크아웃` 장에서 다뤘다.
볼턴 전 보좌관은 하노이 정상회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3차례에 걸친 사전준비 회의를 가졌으며 여기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어줬던 핵심은 `나는 지렛대를 가졌다`, `나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 `나는 (협상장 밖으로) 걸어 나갈 수 있다` 였다고 한다. 테리 선임연구원은 "볼턴은 회담 사보타주를 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 당시 빅딜과 스몰딜, `협상장 밖으로 걸어 나가기` 등 3가지의 선택지를 가졌는데, 이 가운데 스몰딜에 대해서는 극적이지 않은 데다 제재 포기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거부했다고 테리 선임연구원이 회고록 내용을 전했다.
빅딜은 김 위원장이 핵 포기에 대한 전략적 결정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뤄지지 못했고, 남은 것은 협상장 밖으로 걸어 나가는 옵션이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자가 당신을 걷어차기 전에 당신이 여자를 걷어차라`는 철학에 따라 걸어 나가는 옵션에 대해 준비가 돼 있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회고록에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볼턴 전 보좌관은 하노이에서 합의가 근접했지만 김 위원장이 영변 외에 다른 것을 주려 하지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은 뭔가 더 추가로 내놓으라고 간청했지만 김 위원장은 거부했다고 전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장 밖으로 걸어 나왔고, 이런 모습이 더 좋게 보일 것이라는 걸 알았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전했다.
하노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게 등을 돌린 옛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의 청문회를 보느라 밤을 새웠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짜증이 난 상태였고 `스몰딜을 타결하거나 (협상장 밖으로) 걸어 나간다면 (청문회 기사에 비해) 더 큰 기사가 될지`에 대해 궁금해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다 극적이라는 점, 그리고 다른 협상에서 지렛대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걸어 나가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이 회고록에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판문점 회동, 참모들도 트윗 보고 알아"
3차 북미정상간 만남인 지난해 6월말 판문점 회동은 전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아이디어였다고 한다.
그는 당시 일본 도쿄에서 열리고 있던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만나던 중 그 생각을 처음 띄웠고 볼턴 전 보좌관과 믹 멀베이니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도 깜짝 놀랐다는 것이다. 폼페이오 국무장관 역시 "여기에 어떤 가치도 부과할 게 없다"고 봤다고 볼턴 전 보좌관이 회고록에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리 선임연구원은 DMZ 회동 역시 실질적인 의제 없이 모두 언론의 주목을 위한 것이었고 적었다. 이와 관련,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적인 이해와 국가적 이익을 구분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회고록에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이 3차 정상회담을 요청했다`, `김 위원장이 나를 만나기를 몹시 원했다`고 말한 데 대해 "이 모든 것은 허튼소리이다. 만나기를 몹시 바란 쪽이 누군지는 확실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더 만남을 바랐다는 취지로 기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전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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