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연 9단 "스토킹범 재물손괴 혐의만 인정?…감옥 나올 거 두렵다"

입력 2020-08-14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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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바둑기사 조혜연 9단을 1년 동안 스토킹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A(48)씨가 첫 재판에서 재물손괴만을 인정하며 스토킹 혐의는 거듭 부인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허경호 부장판사) 심리로 14일 열린 첫 번째 공판에서 A씨 측은 "작년 건물 외벽에 `사랑한다`고 쓴 재물손괴 혐의 외에는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 5월 검찰은 A씨에게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 협박 등), 건조물침입, 명예훼손, 재물손괴 등의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4월부터 1년여간 조씨가 운영하는 바둑학원을 찾아와 난동을 부리고 학원 외벽에 `사랑한다`는 취지의 글과 욕설 등을 적고 조씨가 신고하자 찾아가 협박하는 등 집요하게 스토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재판에는 스토킹 피해를 본 조 9단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조씨는 "작년 4월부터 아카데미에 수차례 찾아오고 학원 외벽에 기괴한 말들을 낙서했다"며 "올해 4월 7일부터는 괴롭힘이 심해져 학원 내부까지 찾아와서 저를 지칭해 소리를 지르고 `죽여버리겠다`고 하며 협박했다"고 말했다.

조씨는 "그 두려움이 상상을 초월했고 그동안 경찰에도 수차례 신고했다"며 "학원이 경찰서에서 도보 1분인데 피고인이 다시 학원에 찾아왔을 때 경찰이 출동해 잡았으니 망정이지 늦었으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가 없다"고 진술했다.

한편 A씨 측 변호인이 반대신문에서 "피고인은 증인과 연인관계라고 주장하고 있다. 피고인과 어떤 관계인가"라고 묻자 재판부는 "증인이 전혀 아는 사이가 아니라고 거듭 증언하는데 신문 취지가 무엇이냐"며 제지하기도 했다.

A씨는 지난 공판 준비기일에 이어 국민참여재판을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씨는 재판 후 취재진에 "피고인이 평생 감옥에 있는 것이 아니고 다시 나올 것이기 때문에 너무나도 두렵다"며 "모든 증거가 스토킹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스토킹이라고 말하지 못하는 사실이 답답하다. 스토킹방지법이 하루빨리 제정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 재판은 다음 달 18일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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