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애플 살 걸"…애플 시총, 이탈리아GDP 넘었다

이민재 기자

입력 2020-08-20 13:19   수정 2020-08-20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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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2조달러 돌파한 애플
애플 주가 우상향 지속 의문...거품 우려

애플이 지난 2018년 8월 1조 달러 돌파 이후 2년 만에 시가총액이 2배 증가하는 등 주가 상승 속도가 가파르다.
19일(현지시간) 종가 기준으로는 전일 대비 0.58달러(0.13%) 오른 462.83달러로 마감해 시총 1조9,800억원을 기록했는데 2조 달러(2,356조원) 클럽 입성이 코앞이다. 장중에는 이미 2조 달러를 넘어섰다.
이영한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4대 1의 주식 분할까지 발표한 것이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애플 시총은 한국 국민총생산(GDP)을 넘어섰고 지난해 기준 1조9,880억 달러로 세계 GDP 순위 8위인 이탈리아 수준에 도달했다. 원화로 환산하면 2,356조원인데 코스피, 코스닥 전체 시총을 뛰어 넘은 지 오래다. 이는 우리나라 1등 기업인 삼성전자 시총 340조원의 7배에 달한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애플의 시총은 코스피, 코스닥 시장의 합산 시총을 6월에 처음 상회하기 시작해 한 달 만에 1.2배를 넘겼다"고 강조했다.
○ `애플` 서학개미 VS `삼성전자` 동학개미
이렇다 보니 세계 곳곳에서 흥행몰이를 이어가던 개인투자자들의 성적표 간에도 차이가 생기고 있다.
개인 투자자가 올해 애플 종가 최저점인 지난 3월 23일 주당 224.37달러 때 투자를 했다면 106%의 수익을 얻은 게 된다.
삼성전자도 같은 날 올해 종가 최저점인 4만2,500원을 기록했다. 이때 투자한 동학 개미가 현재까지 해당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면 현재 36%의 수익률이 예상된다. 단순하게 계산하면 6개월 전에 삼성전자 보다 애플에 투자를 했다면 3배는 더 벌었을 가능성이 높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역시) 적은 수익은 아니지만 (애플이) 수익률 면에서는 부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애플 주가 계속 우상향?...거품 우려 `솔솔`
하지만 애플 투자자들의 수익률이 계속해서 고공 행진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아이폰12` 출시 시기가 사용자들이 대거 기기를 교체하는 `슈퍼 사이클`이 될 것으로 보고 주가 우상향을 점치고 있다. 전체 사용자 10억 명 중 3억5,000만명이 기기를 교체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한데 이렇게 되면 사상 최대 실적을 새로 쓸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한편에서는 단기 급등에 대한 우려가 만만치 않다.
애플의 주가수익비율(PER)은 35배 수준으로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일부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나스닥 거품 붕괴를 예상하는 이유로 애플, 테슬라, 페이스북 등의 과도한 주가 상승을 꼽았다.
실적이 시총에 비교해 다소 저조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애플이 2분기 매출액은 600억 달러(70조6,800억원), 영업이익 113억 달러(13조4,000억원)로 전년과 비교해 두 자릿수 성장을 한 것이 돋보였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비교하면 시총에 비해 실적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삼성전자 매출액 52조원, 영업이익 8조1,000억원으로 실적만 따지면 1.3배 수준 차이인데 시총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이영한 연구원은 "호재와 악재가 혼재된 상황에서 애플이 주가 강세를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폰12 스펙, 출시 일정 정보 유출로 불확실했던 아이폰12 출시 예정일이 더욱 명확해진 점은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기업에 대한 연이은 제재는 애플의 아이폰 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승현 연구원은 " 무역분쟁과 코로나, 무엇보다 유동성 급증에 따른 쏠림과 과열의 강도를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최근 월 시중 통화량(M2) 증감률은 한국이 9.9%, 미국은 22.7%"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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