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병원 렘데시비르 구매 3분의 2에 그쳐…"중증환자만 투약“

입력 2020-09-12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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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병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에 대한 필요가 줄어 지난 7월 이후 전체 유상공급분 중 3분의 1을 거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병원들은 겨울에 대유행이 가속화할 것으로 우려해 재고를 쌓기 위해 렘데시비르를 사들이고 있지만, 심각한 중증환자에게만 제한적으로 투약하기 때문에 현재 공급량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로이터 통신은 11일(현지시간) 미국보건약사회(ASHP)로부터 얻은 미국 보건복지부의 비공개 통계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6일∼9월 8일 주(州) 및 지역 의료 당국은 렘데시비르 유상공급분 중 72%를 수령했다.

그러나 전체 당국 수령분 중 실제로 각 병원이 구매한 것은 3분의 2에 그쳤다고 ASHP 선임 디렉터인 마이클 가니오는 로이터에 말했다.

병원들이 비용이 많이 드는 렘데시비르를 심각한 중증환자에게만 제한적으로 투약하기 때문이다.

렘데시비르 투약비용은 6바이알(병) 짜리 정맥주사치료 기준 3천120달러(약 370만원)에 달한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로이터가 직접 접촉한 주요 병원 8곳 중 6곳은 보통 환자에게는 렘데시비르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매사추세츠 제너럴 병원의 전염병 전문가는 산소 공급이 필요한 중증 환자에게만 국한해 렘데시비르를 처방한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휴스턴 감리교 병원도 렘데시비르 처방 확대를 보류 중이며, 다만 올해 겨울 코로나 재확산 가능성에 대비해 렘데시비르를 비축 중이라고 밝혔다.

이 병원의 전염병 치료제 전문가는 "현재 우리가 쓰는 것보다 훨씬 많은 양을 구매하고 있는데, 이는 9월 말 어떤 상황이 될지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정부의 렘데시비르 유상공급 기간은 9월이면 끝난다.

이 전문가는 또 기저질환 때문에 1∼2일간 입원한 코로나19 환자에게 렘데시비르 처방이 도움이 된다는 증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클리블렌드 클리닉의 한 전염병 전문가는 "렘데시비르 연구 결과에 그다지 깊은 인상을 받지 못했다"면서, 특히 현재 약값을 감안하면 보통 환자에게 렘데시비르를 처방하는 데 여전히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미 제약사 길리어드가 개발한 에볼라 치료제인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 중증 환자의 치료 기간을 단축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지난 5월 미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다. FDA는 이어 지난달 말 중증 환자를 포함한 모든 입원 환자에게도 긴급사용 승인을 확대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런 점으로 볼 때 렘데시비르 공급 부족 현상이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다른 나라에서 렘데시비르 판매를 확대하려는 길리어드의 노력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풀이했다.

길리어드 치료제 `렘데시비르`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호규  기자

 donnie@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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