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혁신으로 욕실 트렌드를 이끌다> 세비앙 류인식 대표

입력 2020-10-0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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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많은 사람이 ‘욕실’이라 하면 하얀 세면대와 변기, 욕조 등을 떠올린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컬러가 들어오고 색다른 형태의 샤워기와 수도꼭지가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그 중심에는 욕실 디자인의 혁신을 이룬 세비앙과 류인식 대표가 있다.

독창적 디자인의 욕실 시공 전문기업 세비앙의 류 대표는 이른바 ‘공부하는 CEO’로 통한다. 특히 그의 사무실에는 다양한 책들이 쌓여 있는데 책을 통해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내기 위한 목적이라고 한다.

1993년 가야리빙이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시작한 류 대표는 1997년 국내 최초 시스템(바디)샤워기 국산화에 성공한 후 2002년 세비앙으로 회사명을 변경했다. 2년 후인 2004년 세비앙은 디자인 경영을 선언하고 2017년 디자인 혁신기업 100 육성기업에 선정됐다. 류 대표는 창업 후 27년간 욕실 샤워기를 집중 연구 개발하는 전문회사를 이끌어 오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는 한국의 디자인 혁신성을 중심으로 세비앙을 아시아를 대표하는 욕실 브랜드로 키워낸 이력을 가졌다.

세비앙 제품 중에는 국내 최초의 세면대 일체형 샤워기도 있다. 오랜 연구 끝에 만들어진 이 제품은 욕실 공간에 혁신을 불어넣었다. 두 기능을 합치니 원룸이나 오피스텔 같은 곳의 공간효율에 크게 기여했다. 세면대 위에 샤워 기능이 탑재된 것뿐 아니라 수납과 거울 기능까지 여기에 추가됐다. 여기에 해바라기 헤드가 장착돼 전체를 보완하고 있다.

이는 여성들이 샤워할 때 이것저것 늘어놓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고려한 디자인이다. 굳이 여성들이 아니라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욕실용품 사용이 많은 데다 제품도 다양하다는 점도 수납공간의 필요성이 커진 이유다.

젊은이들이 기존과 다른 것을 좋아하는 것도 디자인 욕실이 탄생하게 된 계기다. 위생도기가 전부 흰색으로 된 이유는 머리카락 등 이물질이 떨어지면 금방 알 수 있어서고 마치 욕실의 정석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류 대표는 패턴이나 디자인이 들어가 감성적인 가치를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여겨 연구를 시작했고 패턴이나 컬러를 과감하게 도입했다.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욕실문화를 창조해 온 세비앙은 세계적 욕실 기업으로 성장해 왔으며, 2009년 디자인어워드 IF를 수상하면서 업계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새로운 컬러와 수납형 샤워기 수도꼭지는 세비앙이 국제무대에 두각을 나타내게 한 모델이었다. 샤워기에 콤팩트 사이즈 거울을 부착하는 등 남들과 다른 독창적 디자인 제품들은 각종 디자인 대회 상을 휩쓸었다.

다만 류 대표가 처음부터 디자인에 집중해 온 것은 아니다. 창업 초기에는 열심히 좋은 제품을 만들면 된다는 생각으로 품질에 주로 정성을 들였다고 한다. 그런데 이탈리아의 알레시란 디자인 회사를 방문한 후 그는 큰 충격을 받았다. 디자인이 제품 본질을 좌우하고 창출해내는 요소를 알레시가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디자인의 차이가 너무 크다는 것을 느낀 류 대표는 제조업을 계속할 수 있을까 고민이 들었으며, 심지어 그런 사람들을 상대로 이길 수 있을지 회의도 느꼈다.

결국은 그는 디자인을 디자인으로 극복하자는 생각으로 정면 승부에 나섰다. 기술연구소에 개발팀과 디자인팀, 품질팀을 두고 세비앙의 심장부로 삼았다. 또 디자인 경영을 바탕으로 디자인 연구 개발에 아낌없는 투자 지원을 단행했다.

디자인에서 중요시되는 요소는 소비자들이 봤을 때 제품이 어떻게 보일지, 어떤 문구가 와 닿는지를 중점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젊은 인재들을 대거 채용, 자유로운 환경 속에서 능률을 키우는 사내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가 강조하는 인문학적 가치는 남과 다른 생각을 해야 한다는 데 있다. 생각이 차이를 만들고 그 차이가 가치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사내 독서모임에서는 채택되지 않은 아이디어를 나누고, 다양한 주제의 책을 통해 토론문화를 형성한다. 독서모임 멤버들은 “개인발전이 회사발전이라 생각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한다.

세비앙만의 독특한 사내문화로는 청년중역회의가 있다. 자유로운 발언으로 창의적인 안건을 제시하는 자리로 사원, 대리급이 모여 실무와 회사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들을 다룬다. 이런 목소리를 종합해 회사에 전달하는 게 중역회의의 역할이다.

역피라미드라는 발상을 하게 된 것은 가장 시장의 밑바닥에 있는 청년들이 수직적 기업문화 등의 영향으로 발언 기회를 얻기 힘들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2014년 그것을 깨달을 수 있는 계기를 만난 류 대표는 곧장 이를 회사에 도입했다. 긴급한 문제해결, 돌발적 아이디어, 혹은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꼭 관철해야겠다는 의지의 작업을 하는 조직이 바로 청년중역회의이며 세비앙의 희망이라고 그는 말한다.

최근 세비앙은 고령화 사회에 맞춘 다양한 신제품을 개발 중이다. 지체장애인이나 고령층을 위해 문이나 세면기 옆에 설치하는 안전손잡이가 그 예이다. 편안하고 안전하게 욕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내구성 등에 특히 신경을 쓰고 있다.

이동식 주택에 접목할 욕실 제품도 신사업 중 하나다. 이동식 주택에 올인바스 제품을 결합하면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데 도움이 된다. 기존의 욕실에는 기능적 한계 있어 욕실 공간 활용도 높은 실용적인 세비앙 제품을 고객사들은 적용하고 있다.

또 다른 신사업 아이템으로 주목하게 된 부분은 캠핑카다. 70cm 정도 공간에 세면기 샤워기 수납 거울까지 모든 기능을 부여해 편의성을 높였다. 아직 수요가 많지는 않지만 젊은 사람들이 좋아해 매력 있는 분야라고 류 대표는 말한다.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기업경영컨설팅사업부 천소영 지점장은 “세비앙은 욕실이나 샤워기에 디자인을 접목, 한국을 넘어 세계를 향한 발걸음을 딛고 있다”며 “고령화와 새로운 주거 형태의 다양한 시장 진출을 위한 맞춤 디자인에 노력한다면 선두주자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한다.

100년 기업을 향한 중견·중소기업 CEO들의 고군분투기를 현장감 있게 담아낸 ‘CEO, 기업가정신을 말하다’(한국경제TV)는 시즌3를 마무리하고 10월 중 시즌4를 방영할 예정이다. `기업가정신 콘서트` 시즌3 강연과 ‘청년기업가 응원합니다!’ 강연, `글로벌기업가정신협회` 회원가입, `스타리치 CEO 기업가정신 플랜` 상담을 희망한다면 글로벌기업가정신협회와 스타리치 어드바이져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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