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TC조사국, LG화학에 손…"SK이노 증거인멸 동의"

입력 2020-09-27 12:57   수정 2020-09-27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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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SK이노, 특허 소송서도 증거 인멸해"
ITC조사국, LG화학 의견 지지 "법적 제재 정당"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산하 불공정수입조사국 OUII가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의 증거인멸을 이유로 법적 제재해달라는 주장에 동의한다는 의견서를 ITC에 냈다.

27일 OUII는 "SK이노베이션의 ITC 명령 위반을 인정한다"며 "LG화학이 ITC측에 요청한 SK이노베이션 측의 증거인멸 우려를 찬성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ITC 산하 조직인 OUII는 개별 독립 기관으로 운영되며, ITC 소송에 대해 객관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기구다.

ITC도 최종 판결에서 양 당사자 뿐 아니라 OUII 의견을 참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 "제재 요청"…OUII "LG화학 요청 지지"
LG화학은 지난 9월 말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특허 기술(994)이 LG화학의 선행기술인 A7을 침해했고, 이를 숨기기 위해 올해 3월까지 증거인멸을 진행했다"며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제재를 요청한 바 있다.

LG화학 측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2015년 6월 특허 등록 전부터 LG화학의 선행 기술인 A7 배터리를 알고 있었다.

이에 더해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0월 LG화학이 요청한 A7배터리셀에 관한 2013년 5월자 PPT파일을 아직 제출하지 않고 있고, 지난 3월까지 증거 인멸 중이라고 LG화학은 주장했다.

ITC 측의 포렌식 결과, ITC수석판사의 문서제출 명령이 내려진 후인 4월 9일에서 6월 12일 기간 동안에도 파일명에 LGC가 언급된 이메일들이 삭제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OUII는 "증거개시절차 의무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며 "LG화학의 요청을 모두 지지한다"고 밝혔다.

LG화학은 "OUII의 판단을 환영한다"며 "ITC 위원회의 최종 결정 때까지 소송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전했다.

▲SK이노 "사실과 달라…수시 보안점검에 따른 삭제"
SK이노베이션은 이같은 LG화학 측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며 "994 특허는 자체 개발 기술이고, 증거인멸을 한 사실도 없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SK이노베이션은 기존에도 "LG화학이 왜곡된 주장을 하고 있다"는 반박 입장을 여러차례 발표하고 ITC에도 입장문을 제출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지난 11일에 LG화학의 제재 요청서에 대한 우리 측 반박 의견서를 냈다"며 "OUII 의견 제출 기한이 11일이었기에 우리 측의 반박 의견서를 살펴보지 않은 채 LG화학 주장만을 토대로 OUII가 의견서를 작성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만일 OUII가 반박 의견서를 참고했다면, 거의 대부분 문서가 그대로 보존되고 ITC에도 제출됐다고 봤을 것"이라고 전했다.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LG화학이 `문서 수정·삭제`라고 주장하는 파일들은 수시 보안점검에 따른 자동삭제된 파일 또는 실제 삭제되지 않고 보관 중인 파일들이다.

▲특허침해 소송도 불리해진 SK이노…양사 합의 영향 미칠까
OUII가 LG화학 측에 찬성하는 의견을 내면서 SK이노베이션이 다소 상황은 불리해진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이 조기 패소했던 ITC 예비 판정에서도 SK이노베이션을 증거 인멸했다는 LG화학의 주장을 OUII가 찬성했던 것이 주요 근거로 활용됐기 때문이다.

지난 8월 27일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을 상대로 국내 법원에 제기한 `특허침해 관련 소 취하 및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1심 결과 LG화학이 승소했다.

특히 LG화학은 국내 법원 판결 후 "SK이노베이션이 향후 진정성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미국 ITC 등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법적 절차를 끝까지 진행하겠다"고 밝히는 등 양 사의 대립각은 점점 첨예해지고 있다.

이번 OUII 의견은 다음달 26일 결론지어질 ITC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는 별개의 특허소송 관련 의견이다.

최종 판결을 앞둔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앞서 특허침해 소송에서 LG화학에 유리한 의견이 나오면서, 교착 상태인 양측의 협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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