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2000억' 돼지고기 마트 유통가 담합, 적발됐다

입력 2026-08-04 13:57  



대형마트에 6년간 돼지고기를 납품하며 가격을 담합해 최소 20% 이상 가격을 올린 대형 돼지고기 유통업체 6곳이 적발됐다.

서울동부지검은 4일, 2017년 8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이마트에 납품하는 돼지고기 가격을 담합한 유통업체 6곳과 그 임직원 12명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대형마트 A사가 2017년 8월부터 돈육 구매를 위해 견적 경쟁 방식을 도입하면서 시작됐다. A사는 가격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유통업체들이 제출한 견적가격을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 유통업체는 매주 정보를 교환해 납품가격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되도록 담합한 것으로 파악됐다.

심지어 이들은 담합 행위가 드러나지 않도록 소액의 차이를 두고 입찰하는 수법을 썼다.

행사나 재고 처분 등 사정이 있을 땐 개별 연락을 통해 가격을 담합해 오던 업체 담당자들은 2021년 11월부터는 텔레그램 단체 비밀 대화방을 개설해 함께 납품가격을 맞추기 시작했고, 공정위가 이들 업체의 담합 의혹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하자 임직원들이 조직적으로 메신저 대화 자료 등 관련 증거를 인멸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부 업체는 준법감시 담당자인 법무팀 직원이 관여해 전산 자료 삭제를 지시한 사실도 확인됐다. 검찰은 이를 조사방해 행위로 보고 범행을 주도한 4명을 특정해 기소했다.

다만 가격 정보 교환 행위를 처벌하는 공정거래법 규정은 2021년 12월 시행돼 이후 담합 행위만 기소 대상이 됐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2023년 11월 불법행위가 적발되기 전까지 이 같은 방식으로 업체들이 담합한 금액은 1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담합이 적발된 이후인 2024년 돼지고기 소비자물가지수와 도매가격은 모두 상승했는데도 대형마트 삼겹살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25.5% 하락한 점 등을 근거로 담합 기간 소비자들이 정상가격보다 최소 20% 이상 높은 가격을 부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서민 경제에 큰 폐해를 초래하는 담합을 근절할 수 있도록 이 사건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담합 범행에 주도적으로 관여하고 공정위 조사를 방해한 실행위자에 대해서는 계속 엄정 대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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