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복합 주민들 불탄 집에 눈물…“혹시 했는데 챙길 게 없다”

입력 2020-10-11 15:59  



"끝났어. 혹시나 했는데 챙길 게 아무것도 없어."

8일 발생한 화재로 큰 피해를 본 울산 주상복합아파트 삼환아르누보의 한 주민이 자신의 집을 방문한 후 탄식하며 말했다.

10일 아파트 주민들은 집에 들어가 물건을 챙길 수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정오께부터 아파트로 모여들었다.

주민들은 번호표를 받고 아파트 입구에서 대기하다 자신의 번호가 불리면 경찰관 대동 하에 계단을 이용해 집으로 들어갔다.

그을음이 잔뜩 묻은 여행용 가방 하나만 들고나온 주민은 "밖에서 볼 때 창문 하나만 깨져 있어서 집이 괜찮을 줄 알았는데 막상 들어가 보니 집 대부분이 불에 타거나 그을음에 뒤덮여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천장은 다 내려앉아 있었고, 플라스틱으로 된 물건들은 녹아내려 있었다"며 "옷들도 타거나 그을음에 덮여서 나올 만한 게 없었고, 그나마 성한 귀금속 몇 개만 겨우 챙겨 나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이웃에게 "혹시나 했는데 챙길 게 아무것도 없었다"고 토로했다.

비닐봉지에 귀금속 하나만 챙겨 나온 주민도 있었다.

한 주민은 불에 탄 집을 보고 나온 후 감정에 복받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집이 직접적인 화재 피해를 보지 않은 주민들도 막상 챙길 것은 그리 많지 않았다.



스프링클러에서 쏟아진 물로 집 안이 젖거나 모든 가재도구가 외부에서 들어온 각종 먼지, 그을음 때문에 쓸 수 없는 상태가 됐기 때문이다.

한 주민은 "온 집안이 먼지와 그을음으로 엉망진창이었고 냉장고에까지 그을음이 묻어 있었다"고 했다.

또 다른 주민은 "서랍 같은 수납장에 들어 있던 물건 외에는 다 시꺼먼 그을음이 덮여 있어 옷가지 몇 개와 마스크 등을 챙겼다"고 말했다.

집에 남아 있던 고양이가 이틀 만에 주인 품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고양이 주인은 "당시 집 안으로 연기가 들어와 긴급히 대피하는 과정에서 겁을 먹은 고양이가 침대 밑으로 숨어 버려 어쩔 수 없었다"며 "옷장 안에서 고양이를 찾았다"고 안도했다.

대기하던 주민들은 먼저 집을 보고 나온 이들에게 몇 층에 사는지, 집 상태가 어떤지 등을 묻고 위로를 건네기도 했다.

앞서 8일 밤 남구 달동에 있는 이 아파트에선 대형 화재가 발생해 93명이 연기 흡입 등 경상을 입었고, 옥상 등 피난층에 대피해 있던 77명이 구조됐다.

주인 품으로 돌아온 고양이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호규  기자

 donnie@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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