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업계, 내수부진·수출절벽에 '연쇄파업'까지

신동호 기자

입력 2020-11-03 15:27  

국내 완성차 업계가 코로나19 장기화로 내수를 비롯해 수출에서도 큰 타격을 입었지만 노조 파업 리스크가 확산되면서 긴장감이 돌고 있다.
업계 `맏형` 격인 현대자동차 노조가 코로나19 위기 등을 고려해 2년 연속 무분규 임금 타결을 선택했지만 나머지 완성차 업계 노조들은 회사와 임단협에서 의견 차이를 보이면서 투쟁 강도를 높이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 두 달 남은 상황에서 매 4분기는 국내외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는 중요한 시기지만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 기아차 노조, 파업 찬반 투표 돌입

기아자동차 노조는 오늘(3일) 쟁의행위(파업) 찬반투표에 돌입했다.
기아차 노조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쟁의행위 투표를 진행했다.
광주광역시 소재 공장을 비롯해 경기도 화성과 소하리 등 국내 3개 공장에 근무하는 조합원 3만여명 가운데 오후 3시40분까지 1직 근무자들이 투표하고, 이후 오후 8시20분까지는 2직 투표자들이 투표한다.
앞서 노조는 지난달 26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쟁의조정 신청을 냈으며, 오는 4일 조정 중지 여부가 결정이 날 것으로 보인다.
쟁의행위가 조합원 투표에서 절반 이상 찬성으로 가결되고, 중노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이 가능해진다.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하지 않은 2011년을 제외하고 기아차 노조는 2012년부터 2019년까지 매해 찬성 결론이 나왔던 만큼 이번엔 찬성 비율을 높여 사측 압박 강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기아차 노조는 전기차와 수소차 모듈 부품 공장 사내 유치와 잔업 30분 보장, 노동이사제 도입, 통상임금 범위 확대 등을 요구하며 사측과 각을 세우고 있다.
또 노조는 기아차가 3·4분기 실적에 1조2,592억원의 품질 비용을 반영해 고의로 실적을 훼손했다며 이사회 사퇴까지 요구했다.
하지만 사측은 현대차 노사가 올해 기본급 동결을 합의한 점을 들어 기아차 노조에서 요구하는 기본급 인상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 완성차 업체 연쇄파업 전운

한국지엠(GM) 노조가 사측과의 임금·단체협약 협상에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서 어제까지 이틀째 부분 파업을 했다.
한국GM 노조는 일단 오늘(3일)은 파업 하지 않고 정상 근무로 복귀했지만 회사 측의 추가 교섭 요청이 없으면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추가 파업 여부 등 투쟁지침을 정할 계획이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GM 사측은 지난달 29일 21차 단체 교섭에서 임금협상 주기를 1년에서 2년으로 변경하는 것을 전제로 조합원 1인당 성과금 등으로 총 700만원을 지급하는 방안 등을 최종 제시했으나 노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조는 사측에 임금협상 주기를 변경하지 않고 1년으로 유지하는 방안을 다시 제시해달라고 요구한 상태다.
르노삼성 노조도 파업 시기를 저울질하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 10월 16일 쟁의권을 획득한 르노삼성 노조는 6차 실무협상까지 마쳤으나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임금협상을 올해 4월에야 타결한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 7월부터 올해 교섭을 시작했다.
지난 9월까지 6차례 실무교섭을 진행했지만 성과는 내지 못했다. 노조는 기본급 7만1687원 인상(4.69%)·700만원 일시금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본협상도 시작 못했다. 노조 집행부를 새롭게 뽑는 선거 때문이다.
이르면 다음주 르노삼성 노조는 위원장 선거를 단행하고 이후 협상과 파업이 모두 논의될 예정이다.
조기수 자동차산업협회 정책기획실장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시장 불투명성이 높아지고 있고 부품업체들의 유동성 위기는 전혀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부분파업에 들어간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 현대차 노조 만난 정의선 회장…노사, 2년 연속 `무분규 타협`

대부분의 완성차 업계 노조파업리스크가 확산되고 있지만 업계 `맏형`격인 현대차는 일찌감치 노사가 합의했다.
여기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노조를 직접 만나며 발전적 노사관계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상생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3일 현대차와 현대차지부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달 30일 현대차 울산공장 영빈관에서 이상수 현대차지부장과 오찬을 함께하며 면담했다.
정 회장은 "노사관계 안정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직원들의 만족이 회사발전과 일치될 수 있도록 함께 방법을 찾아가자"고 말했다.
현대차 경영진과 노조 지부장 간의 면담은 회사의 미래발전을 위해 노사가 적극 소통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과거 투쟁 일변도에서 벗어나 회사의 미래 지속 성장과 협력사와의 동반생존을 강조하고 있는 노조의 발전적 변화에 주목하고, 새로운 노사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올해 임금협상에서도 11년 만에 임금을 동결하는 등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매년 협상 과정에서 반복됐던 파업도 한 차례 없이 2년 연속 무분규 합의를 끌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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