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의 고유정…이웃에겐 친절-가정에선 자해·폭행

입력 2020-11-05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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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범죄로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된 고유정은 밖에서는 친절한 사람이었지만 가정에서는 폭력적인 두 얼굴의 소유자였던 것으로 보인다.
5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대법원은 이날 전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유정(37)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피해자 가족과 이웃 증언에 따르면 고씨는 친절한 사람이었지만, 전 남편에겐 폭언과 폭행을 퍼부었다.
고씨의 이웃은 언론 취재에서 고씨가 먼저 인사도 잘하고 친절했다고 입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연합뉴스가 보도한 검찰의 공소장 내용에 따르면 피해자인 전 남편 강모(사망 당시 36) 씨는 고씨의 잦은 폭행과 자해행위로 결혼 3년째인 2016년 11월 고씨에게 이혼을 청구했다.
반대로 고씨는 2017년 3월 강씨의 경제적 무능과 육아 소홀 등을 이유로 이혼을 청구했다.
고씨는 전남편 강씨와 이혼하고 5개월여 지난 2017년 11월 재혼해 새로운 가정을 꾸렸지만 재혼한 남편 A씨와도 다툼이 잦았다.
피해자 동생은 과거 고씨가 밖에서는 착한 척 잘 웃었지만, 집에서는 폭연과 폭행 등 공격적인 행동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고씨와 재혼했던 A씨도 고씨가 평소 친절해 주변 친구들도 모두 좋아했지만, 모두 거짓이었다고 말했다.

고씨의 이중적인 모습은 범행 과정에서도 드러났다.
전남편 살해 사건 당일인 5월 25일 고씨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는 시간(오후 8시 10분∼9시 50분까지)을 전후해 펜션 주인과 3차례에 걸쳐 이뤄진 통화녹음에서도 고씨는 태연했다.
펜션 주인의 말에 중간마다 웃으면서 고맙다고 대답하는 등 고씨는 시종일관 밝게 전화 통화를 했다.
범행 직후인 오후 10시 50분께 고씨의 휴대전화로 게임을 하던 아들이 펜션 주인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바꿔주자 "(아들에게)먼저 자고 있어요. 엄마 청소하고 올게용∼"이라고 웃으면서 말하는 부분 또한 전 국민을 경악시켰다.
이때는 고씨가 피해자를 욕실로 옮긴 뒤 흔적을 지우고 있었을 시각이었다.
아울러 고씨는 범행에 앞서 제주 시내 한 마트에서 칼과 표백제, 베이킹파우더, 고무장갑, 세제, 세수 대아, 청소용 솔 등 범행 도구를 구매하면서 본인의 휴대전화로 바코드를 제시, 포인트 적립까지 받았다.
범행 도구를 구입하고 지인들과 만나 치맥(치킨과 맥주) 파티를 즐기기도 했다.
고씨는 범행 전 산 청소도구 중 사용하지 않은 물건을 환불까지 받았다.
고씨는 경찰조사에서 해당 물품을 환불한 이유에 대해 "시신 옆에 뒀던 둔 물품이라 찝찝해 환불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고유정은 지난해 5월 25일 오후 8시 10분부터 9시 50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남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버린 혐의(살인·사체손괴·은닉)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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