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모집 급구"…헬릭스미스, 유상증자 흥행이냐 실패냐

신재근 기자

입력 2020-11-06 15:11   수정 2020-11-06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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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릭스미스가 2,8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 중인 가운데 증자 흥행 여부를 놓고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증자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헬릭스미스는 자기자본 확충으로 관리종목 지정을 피할 여건을 마련하게 된다.
반면 증자가 실패로 이어질 경우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은 물론 주가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기존 주주들은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1년 반 만에 증자 추진하는 헬릭스미스
지난해 5월 헬릭스미스는 시설자금과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1,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다만 공모 결과 실제 헬릭스미스가 조달한 금액은 1,496억원이었다.
1년 반 전 1,500억원 가까운 금액을 모집했던 헬릭스미스가 다시 한 번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번엔 규모가 더 커져 2,800억원까지 불었다. 시설자금(1,079억원)과 운영자금(1,038억원), 채무상환자금(700억원), 기타자금(44억원) 등을 합한 금액이다.
헬릭스미스 입장에선 관리종목 지정을 피하기 위해 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늘릴 필요가 있다.
코스닥시장 상장 규정에 따르면 최근 3사업연도 중 2사업연도의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이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헬릭스미스는 이미 지난해 한 차례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하는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이 발생했다.
회사 측은 이에 대해 "어떠한 환경에서라도 관리종목 지정을 피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지만, 주주들의 불안을 잠재우긴 역부족이다.

◇증자 소식에 주가는 급락…두달 만에 반토막
대규모 유상증자 소식에 시장 반응은 차가웠다. 유상증자 계획을 처음 발표한 9월 17일 5만2,200원이었던 주가는 2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여기에 헬릭스미스가 팝펀딩 등 부실 사모펀드에 투자해 손실을 본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가는 더욱 하방압력을 받았다.
6일 현재에도 주가는 7% 넘게 급락 중이다. 이에 시가총액도 5천억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헬릭스미스 유상증자 시장 평가는?
표면적으로 드러나 있는 현재 상황을 놓고 보면 흥행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무엇보다 발행가액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에 목표로 한 모집가액(3만8,150원)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발행가액이 결정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조달금액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IB업계에선 흥행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는 분위기다.
헬릭스미스가 증자에 성공하더라도 언제든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이 있는 점은 증자에 참여하는 주주들 입장에선 부담일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A 증권사 IB업무 관계자는 "주가가 상승할 지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주주 입장에선 심리적으로 불안할 수밖에 없다"며 "흥행하기가 쉽지 않은 여건"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주주가치 희석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번 헬릭스미스의 유상증자는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발행가액이 낮아지면 증자에 참여하는 주주들은 싼 가격에 주식을 인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면 증자에 불참하는 주주는 주식물량이 늘어나는 데 따른 주주가치 희석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여기에 헬릭스미스의 최대주주인 김선영 대표가 이번 증자에서 빠지기로 한 점도 투자자들에게 부정적인 시그널을 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B 증권사 IB업무 관계자는 "대주주가 얼마나 참여하는지도 흥행 여부에 영향을 준다"며 "대주주가 참여하지 않으면 악재일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헬릭스미스가 계획대로 유상증자를 하기 위해선 파이프라인 가치나 임상 진전 여부 등 주가 상승에 대한 확신을 얼마만큼 투자자에게 줄 수 있는지가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헬릭스미스는 자사의 임상 진행상황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지난 5일에는 유전자치료제 엔젠시스(VM202)의 중증하지허혈(CLI)에 대한 중국 임상 3상이 순항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난달 말 열린 `바이오 유럽 2020(Bio-Europe 2020)`에선 엔젠시스(VM202)의 최신 임상 개발 상황과 회사의 비즈니스 전략에 대해 소개했다.

◇향후 유상증자 일정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헬릭스미스는 오는 11일 1차 발행가액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어 26일 신주배정을 통지하고 다음 달 16일 확정 발행가액을 공고한다.
다음 달 18~21일엔 구주주 대상 청약을 하고 23~24일엔 일반 공모 청약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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