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당선] 트럼프, 120여년 전통 깨고 '불복'…극심한 후유증 예고

입력 2020-11-08 09:27   수정 2020-11-0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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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11·3 대선에서 승리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통합과 화합을 호소한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예상대로 불복 메시지를 던지면서 향후 극심한 대선 후유증이 예상되고 있다.
바이든은 승리 확정 언론 보도 후 당선인 명의로 내놓은 첫 성명에서 "분노와 거친 수사를 뒤로하고 국가로서 하나가 될 때"라며 통합과 화합을 간곡히 호소했다.
그는 트윗을 통해 "나는 나를 뽑았든지 그렇지 않든지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거전 때 지지층 간 쌓인 앙금을 해소하고 분열된 사회의 통합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선거는 전혀 끝나지 않았다"며 바이든을 향해 "거짓 승자 행세를 한다"고 반발했다. 1896년 대선 이래 패자가 승복 메시지를 내오던 전통을 처음으로 깨고 불복 의사를 밝힌 것이다.

트럼프의 불복이 이어질 경우 바이든은 당선인 확정을 위한 관문을 넘어야 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적법한 승자가 취임할 수 있도록 법원에서 소송 사건을 추진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소송 강행 의사를 재차 확인했다.
이로 인해 `포스트 대선 정국`이 원활한 정권 인계인수 과정이 아니라 개표 과정을 둘러싼 공방전으로 점철될 공산이 커졌다.
뿐만 아니라 재검표나 법률 논쟁 수준이 아니라 자칫 지지층 간 물리적 충돌 사태로 비화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정치분석가인 스튜 로텐버그는 로이터통신에 이번 선거는 민주당 지지층이 원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패가 아니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경제 대응 실패에도 불구하고 4년 전과 그다지 차이가 없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록 패배하긴 했지만 득표는 4년 전보다 오히려 약 730만표가 늘었고, 패배가 예상되던 하원 선거에서 공화당은 의석수를 더 늘렸기 때문이다.

미국은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확진자, 사망자 세계 1위라는 전염병 대유행을 겪고 있고, 경기침체의 늪에 빠져 경제적 어려움마저 커진 상황이다. 인종차별 항의 시위 사태에서 보듯 인종 간 갈등도 해결해야 한다.
국제적으로 안보와 경제, 동맹과 적국을 가리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이 밀어붙인 미국우선주의는 전통적 동맹관계를 훼손하고 미국의 국제사회 주도권을 약화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바이든 후보로선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에서 비롯된 또 한 번의 일전이 불가피한 것은 물론 트럼프 지지층까지 껴안으며 통합을 일궈내고 당면 현안의 해법을 모색하는 이중 삼중의 과제에 직면한 셈이다.
로이터통신은 바이든 후보에 대해 "심각하게 양극화한 워싱턴에서 통치하는 매우 어려운 임무에 직면할 것 같다"는 전망을 내놨으며, 뉴욕타임스도 "(바이든 당선인이) 치유와 통합의 메시지를 던지며 승리를 달성했지만 일련의 벅찬 위기에 직면한 채 워싱턴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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