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독립'하나…LG상사·하우시스·판토스 떼내 계열분리

이지효 기자

입력 2020-11-16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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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 LG그룹 고문이 LG상사와 LG하우시스, 판토스 등을 거느리고 LG그룹에서 계열분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구 고문은 故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이자 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동생이다. 2018년 6월 구광모 대표가 취임한 이후에는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16일 LG에 따르면 ㈜LG는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구본준 고문에게 넘겨줄 계열사를 확정할 계획이다. ㈜LG는 LG상사 지분 25%, LG하우시스 지분 34%를 쥔 최대 주주다. LG상사는 그룹의 해외 물류를 맡는 판토스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다.

구 고문은 ㈜LG 지분 7.72%를 보유하고 있다. 이 지분의 가치는 약 1조원 정도다. 구 고문은 해당 지분을 활용해 LG상사와 LG하우시스 등의 지분을 인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LG 안팎에서는 반도체 설계 회사인 실리콘웍스, 화학소재 제조사 LG MMA의 분리 전망도 나온다.

LG상사를 중심으로 계열분리가 진행될 가능성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LG상사는 지난해 LG그룹 본사 건물인 여의도 LG트윈타워 지분을 ㈜LG에 팔고 LG광화문 빌딩으로 이전했다. 구광모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가 2018년 말 LG상사의 물류 자회사인 판토스 지분 19.9%를 매각했던 것도 사전 작업으로 풀이된다.

한편 구 고문은 2010년부터 6년간 LG전자 대표이사, 2016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LG 부회장을 지냈다. 한때 적자에 시달렸던 LG전자에선 체질 개선 작업을 주도했고, ㈜LG 부회장 시절에는 형인 구본무 전 회장을 대신해 사실상 LG를 총괄했다.

재계에서는 구 고문의 계열분리는 당연한 수순으로 판단했다. LG그룹은 장자 상속 전통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으로 3대 경영을 이어왔다. 선대 회장이 별세하면 장남이 그룹 경영권을 이어받고, 선대 회장의 형제들은 계열분리하는 방식이다. 다만 구 고문이 계열분리할 회사를 놓고 LG이노텍을 비롯한 전자부품 기업이 될지 또는 LG유플러스를 선택할지 등을 놓고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기돼 왔다.

㈜LG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구본준 고문의 아들인 형모(33)씨는 현재 LG전자에서 과장급으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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