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지침을 준수하지 않는 외국인 여행객의 비자를 취소하고 이들을 추방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현지매체와 영국 BBC방송 등은 성탄절이었던 25일 오후 시드니 브론테 비치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젊은이 수백 명이 파티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남반구인 시드니는 지금 한여름이다.
현지매체 기자로 가족과 함께 파티장 인근을 지나갔었다는 피너 핸넘은 BBC방송에 파티를 즐긴 이들이 호주인이 아니고 영국인 같다면서 "영국식 억양을 명확히 들었고 영국 축구팀 유니폼을 입은 사람도 더러 보였다"라고 말했다.
시드니가 속한 뉴사우스웨일스(NSW)주 브래드 해저드 보건장관은 "브론테 비치 파티가 `슈퍼전파 행사`가 될 수 있다"라고 질타했다.
NSW주 경찰은 이 파티를 단속하러 출동했지만, 참가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이들을 처벌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원 벤치에서 케밥을 먹었다고 과태료를 부과한 사례도 있는데 불공평한 조처였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찰은 "참가자를 처벌하는 대신 파티를 해산시켰다"라면서 "사람이 너무 많아 내린 전략적 결정"이라고 해명했다.
앨리스 호크 호주 이민장관은 이날 시드니라디오에 출연해 "브론테비치에서 벌어진 광경은 충격적이었다"라면서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준수하지 않은 영국 배낭여행족과 외국 여행객은 추방하겠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민법에 따르면 공중보건과 공공안전을 위협하는 여행객의 비자를 취소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방역지침을 위반한 외국인을 어떻게 추적할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NSW주 당국은 새해맞이 행사에서 `슈퍼전파`가 발생하지 않도록 30일 자정부터 시드니에서 공공장소 모임 인원을 최대 30명으로 제한하는 등 규제를 강화했다.
집안에서 모임 인원도 5명까지로 제한되며 요양시설 방문은 금지된다.
시드니 항 주변 새해맞이 명소들은 거주자나 사전에 예약하고 허가받은 사람만 들어올 수 있도록 `그린존`으로 설정되며 통상 31일 밤 9시에 진행되던 불꽃놀이는 취소됐다.
시드니 하버 브리지와 그 주변에서 매년 12월31일 밤 열리는 불꽃놀이는 전세계적으로 중계되는 초대형 신년맞이 행사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조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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