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판정 받은 50대 여성… 장기기증하고 하늘로

입력 2020-12-31 14:45  


아파트 화재로 뇌사상태에 빠진 50대 여성이 장기 기증으로 다른 중환자에게 새 삶을 선사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인천 인하대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천영자(52·여)씨가 31일 심장 등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천씨는 지난 21일 오전 7시 34분께 인천 연수구 모 아파트 자택에서 잠을 자다가 집에서 발생한 화재로 아버지(87)와 함께 중상을 입었다.
불이 난 사실을 뒤늦게 알고 아버지와 함께 집 밖으로 대피하려 했지만, 이미 번진 불길의 열기 때문에 현관문이 변형됐는지 문은 열리지 않았다.

119 구조대가 화재 발생 20여분만에 강제로 문을 열고 진입한 뒤, 현관문 쪽에 쓰러진 천씨와 부친을 구조했지만, 이들은 이미 유독 가스를 흡입해 중상을 입은 뒤였다.
천씨 아버지는 다행히 지난 30일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기는 등 호전의 기미를 보였지만, 천씨는 사실상 뇌사상태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천씨의 가족·친지는 미혼인 천씨가 증권사에서 일하면서 팔순 부친을 모시고 살고, 치매로 6년째 요양병원에 있는 모친을 오가며 돌보느라 고생만 하다가 변을 당했다며 안타까워했다.
결국 더는 가망이 없다는 의료진의 설명을 접한 가족은 천주교 신자인 천씨가 평소 남을 돕는 일에 앞장선 뜻을 기리기 위해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천씨 빈소는 장기 기증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인천 적십자병원에 마련될 예정이다.
천씨 형부 이종관(56)씨는 "1남 3녀 중 셋째인 처제가 다른 형제 누구보다도 부모님을 지근거리에서 극진히 모셨다"며 "부모님 돌보느라 자기 좋아하는 일도 다 못했는데 갑자기 이런 일을 당하니 너무나 안쓰러울 뿐"이라고 애통해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장진아  기자

 janga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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