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호소한 화웨이 "원망 말아야"…미국에 화해 제스처? [이지효의 플러스 PICK]

이지효 기자

입력 2021-01-25 17:47   수정 2021-01-25 17:47

    화웨이 런정페이 회장 연설 뒤늦게 공개
    "미국을 원망해선 안돼…배울 점도 있어"
    2019년부터 화웨이로 가는 반도체 막아
    2019년부터 화웨이로 가는 반도체 막아
    로이터 "화웨이, 바이든에 구제조치 요
    # 미워도 사랑해

    <앵커>

    [플러스 PICK] 시간입니다.

    이지효 기자, 첫 번째 키워드는 `미워도 사랑해`네요.

    연인들이 싸우고 하는 말 아닙니까?

    <기자>

    네. 사랑 얘기는 아니고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얘기입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화웨이 회장이 지난해 6월 연설했던 내용을 뒤늦게 공개했는데요.

    이 연설을 한마디로 말하면 미국의 봉쇄에 따른 고통을 호소하면서도

    여전히 미국에게는 배워야할 것 같다는, 그러니까 미워도 사랑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앵커>

    화웨이 회장이 연설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말을 했습니까?

    <기자>

    화웨이의 런정페이 회장은 "처음 우리는 내부 통제가 문제가 있을 수도 생각했지만,

    미국의 타격이 이어지면서 그들이 원하는 것은 우리의 죽음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잘못이 없는데 미국이 그저 미워하고 있다는 거군요.

    미국이 실제로 그동안 화웨이를 많이 괴롭히기는 했죠?

    <기자>

    네. 실제로 미국은 화웨이로 가는 모든 반도체의 공급을 막았습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2019년부터 화웨이와 중국 공산당의 유착 관계를 의심하면서,

    영국 등 동맹국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말라고 촉구했습니다.

    여기에 이듬해에는 미국의 기술이나 장비를 사용한 부품을 화웨이에 판매할 때 미국의 허가를 받도록 했는데요.

    반도체의 원천 기술이 대부분 미국에 있는 만큼,

    화웨이가 핵심 반도체를 구매할 수 있는 길을 사실상 봉쇄한 겁니다.

    <앵커>

    항상 미중갈등 얘기를 하면 화웨이가 단골손님처럼 등장하는데,

    미국은 왜 이렇게 화웨이를 공격하고 있는 겁니까?

    <기자>

    일각에서는 `중국 제조 2025`이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중국은 2025년까지 반도체와 로봇, 항공기 등 첨단 산업에서 세계 패권을 잡겠다는 목표를 잡았죠.

    이에 미국은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공정경쟁을 위협한다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중국 기술 굴기의 가장 전면에 서 있는 화웨이의 부상이 눈엣가시였겠죠.

    <앵커>

    미국의 제재가 시작된 지 꽤 지났는데, 화웨이는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화웨이는 스마트폰과 통신장비를 만드는 회사죠.

    2019년을 기준으로 각각 전 세계 2위, 1위를 하고 있는 핵심 사업입니다.

    그런데 반도체가 없으면 어떤 것도 만들 수 없습니다.

    특히 스마트폰은 전세계 1위인 삼성전자를 넘볼 정도였지만,

    스마트폰의 두뇌인 AP 반도체를 조달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직접 반도체 생산설비를 갖춰 자급자족에 나서고는 있지만 역부족인데요.

    그러면서 지난 6년간 7,000만대 넘게 팔린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 `아너`를 매각하기도 했습니다.

    아너가 빠지면서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지위도 위태롭게 된 상황입니다.

    <앵커>

    화웨이 입장에서는 참 답답한 상황일 것 같습니다.

    그런 데도 미국으로부터 배울 게 많다고 했다고요?

    <기자>

    런 회장의 연설을 보면 고통을 호소하면서도

    "너무 원망하지 말아야 하며 미국으로부터 배워야 할 부분들이 있다"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업계에서는 화웨이가 지난해 6월 연설 내용을

    왜 지금 갑자기 공개했는지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로이터통신은 구체적으로 바이든 행정부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구제 조치를 요청하는 것으로 읽힌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바이든 정부 출범 직후에 이런 연설을 공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거군요?

    <기자>

    화웨이를 필두로 중국 측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바라고 있는 상황인데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되면서 화웨이는

    트럼프 시절의 제재가 완화되지 않을까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몇차례 중국에 대한 압박을 완화하지 않을 것을 시사했죠.

    또 미중 수교 이후 42년 만에 대만 대표를 취임식에 초청하기도 했고요.

    상황이 이런 만큼 관계 회복을 원하는 중국이

    화웨이를 통해 간접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입니다.

    <앵커>

    만약 미국이 화웨이의 손을 잡는다고 하면

    우리 기업들에게는 좋은 겁니까, 나쁜 겁니까?

    <기자>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공약으로 2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를 내세웠죠.

    5G,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서 글로벌 동맹을 구축할 것으로 보이는데,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미국 최대 이통사인 버라이즌과 5G 장비 수주 계약을 따내기도 했죠.

    만약 화웨이와 관계를 회복한다면 미국과의 동맹에서,

    삼성전자가 지금 만큼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반도체 부문에서는 기회도 있는 데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화웨이에게 반도체를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죠.

    또 LG유플러스는 5G 기지국의 30%를 화웨이 장비로 사용하는 등

    이통사의 리스크도 여전한 만큼 긍정적일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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