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과 삼성의 약속 지켜달라"…옥중 메세지 보낸 이재용

김민수 기자

입력 2021-01-26 12:17   수정 2021-01-26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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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 사내게시판 통해 임직원들에 첫 메시지
"투자, 고용 충실하고 사회적 책임 다해달라" 당부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 수감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임직원들을 향한 첫 당부의 말을 남겼다. 구속 사흘만인 지난 21일 변호인을 통해 준법감시위원회 활동을 계속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힌 이후 두번째 옥중 메시지다.

이재용 부회장의 메시지는 삼성전자 대표이사 3인인 김기남 부회장과 김현석·고동진 사장이 오늘(26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저희는 지금 참담한 심정과 비상한 각오로 이재용 부회장의 메시지를 대신 전합니다"라며 올린 글을 통해 처음 공개됐다. 이어 삼성그룹 전 계열사 사장들 명의로 각 사 사내망에 이 부회장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메시지에서 "삼성 가족 여러분, 저의 부족함 때문에 다시 걱정을 끼쳐드리게 되었다"면서 "너무 송구하고 너무 큰 짐을 안겨드린 것 같아 정말 죄송한 마음"이라고 착잡한 심경을 밝혔다.

이 부회장은 "지난 수년간 삼성은 안팎으로 많은 어려운 사정들이 있었다"며 "하지만 여러분께서는 묵묵히 일하며 삼성을 굳건히 지켜주셨듯이,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한마음이 되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처한 상황과 관계없이 삼성은 가야 할 길을 계속 가야 한다"며 "이미 국민들께 드린 약속들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투자와 고용 창출이라는 기업의 본분에도 충실해야 하며, 나아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삼성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이 부회장의 구속 이후 삼성전자의 경영 차질과 대규모 투자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에 대해 총수 공백없이 업무에 매진해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오스틴 공장 증설, 평택 P3 공장 등 반도체 관련 대규모 투자 결정을 앞두고 있다.

이 부회장은 당부와 함께 "저는 더욱 자숙하면서 겸허하게 스스로를 성찰하겠다"고 반성의 뜻도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 여러분과 함께 꼭 새로운 삼성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8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서울구치소에 재수감됐다.

재상고 시한 마지막 날인 지난 25일 이 부회장측과 박영수 특별검사팀 모두 재상고를 하지 않기로 하면서 이 부회장에게는 징역 2년6개월 형이 확정됐다. 이 부회장은 중간에 특별사면이나 가석방 등이 없을 경우 내년 7월에 만기 출소하게 된다.

한편 삼성전자를 비롯한 7개 계열사 사장들은 준법감시위원회 위원들과 오늘(26일) 첫 모임을 갖고 이 부회장이 당부한 준법 감시 기능 강화 방안을 비롯해 모임 정례화 등에 대해 논의했다.

간담회에는 위원 전원과 삼성전자 김기남 부회장, 최윤호 사장(CFO), 삼성SDI 전영현 사장, 삼성전기 경계현 사장, 삼성SDS 황성우 사장, 삼성물산 고정석 사장, 삼성생명 전영묵 사장, 삼성화재 최영무 사장이 참석했다.

김지형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만남과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김기남 부회장은 준법경영을 통해 삼성이 초일류기업을 넘어 존경을 받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위원들은 삼성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준법경영에 대한 최고경영진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앞으로도 이러한 만남과 소통의 기회를 가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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