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대2를 깨라"…자본시장 신뢰는 곧 '수익률' [스탁사피엔스 보고서]

방서후 기자

입력 2021-01-28 17:38   수정 2021-01-28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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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삼천피` 시대, 주식을 하고, 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 `스탁사피엔스 보고서`.
    오늘은 그 마지막 시간입니다.
    동학 개미로 대표되는 개인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의 새 역사를 썼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겁니다.
    그러나 유례없는 강세장이 `지나가는 바람`에 그치지 않으려면, 바로 이 개인 투자자들이 증시에 오래 머물러야 하고, 주식을 하면 돈을 번다는 인식이 자리잡힐 수 있도록 시장에 대한 신뢰가 높아져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방서후 기자입니다.
    <기자>
    8대2.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한 부동산 위주의 자산 쏠림을 설명하는 숫자입니다.
    금융 자산으로 범위를 좁혀보면, 지난해 동학 개미 운동으로 주식 비중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20%를 밑돌고, 결국 전체 자산 중에서 주식 투자 비중은 5%가 채 안 되는 셈입니다.
    시중에 유동성은 넘쳐나는데, 어째서 사람들은 선뜻 주식 투자에 나서지 못하는 것일까. 왜 아직도 금융투자, 하면 예·적금을 떠올리고, 마지막 종착지는 부동산으로 귀결되는 것일까.
    <인터뷰> 정의정 /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
    "2007년부터 작년까지 13년 간 해외 증시는 2~6배까지 올랐는데요. 우리 증시는 제자리 걸음만 했습니다. 그 기간 동안 개인 투자자 피해가 엄청났는데, 그래서 주식하면 `망한다`, `주식은 도박이다` 라는 인식이 팽배해졌다고 봅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투자자들이 느껴온 불안감이 깨져야만 진정한 `삼천피` 시대를 맞이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주식 투자가 더 이상 한탕을 노린 도박이 아닌, 장기적인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잡기 위한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는 겁니다.
    예·적금에 쌓여 있는 금융자산을 투자자산으로 전환하기 위해 2004년 `저축에서 투자로`라는 구조개혁 목표 아래 금융소득과세 일원화를 추진했고, 파격적인 비과세 혜택의 NISA제도를 도입한 일본의 사례를 참조할 만 합니다.
    우리나라는 2016년 한국형 ISA를 도입했지만, 이를 통한 주식 투자는 최근 들어서야 가능해졌습니다.
    <인터뷰> 구자환 / 신영증권 신탁운용부장
    "우리는 ISA를 가입할 때 19세 이상부터 가입할 수 있고, 15세 이상~19세 미만까지는 소득이 있어야 가입이 가능하거든요. 그런데 해외는 소득이 없어도 가입할 수 있는 주니어형 상품이 있습니다. 자신이 하나의 절세 계좌를 평생 동안 가져갈 수 있는 개념으로, 투자할 수 있게끔 환경이 형성된 겁니다."
    물론 세제 혜택만 가지고는 투자자들을 시장에 붙잡아 둘 수 없습니다. 증시 자체의 체질 개선이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김한진 / KTB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
    "코스피 기업의 ROE만 놓고 보더라도 그나마 올해 개선이 된다 하더라도 아직은 한 자릿 수거든요. 이 부분이 조금 더 상향되기 위해서는 부가가치가 있는 산업으로, 혹은 그런 기업들이 약진을 해줘야 겠죠."
    과거에 비하면 산업의 고도화가 진행됐지만, 그런 기업들이 앞으로 얼마나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겁니다.
    여기에 기업들의 미흡한 주주친화경영도 대표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꼽힙니다.
    실제로 코스피 배당수익률은 1%에 그치며 영국(3.1%), 대만(2.7%), 독일(2.6%), 홍콩(2.4%), S&P500(1.6%), 일본(1.4%)에 비해 현저히 낮습니다.
    <인터뷰> 윤지호 /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한국 증시가 그동안 저렴한데 왜 못 올랐을까를 생각해본다면 투자자가 주주가 되어도 주주로서 대접을 제대로 못받았다, 기업들의 가족 경영 형태가 우리 증시를 디스카운트 해왔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현재 글로벌 대세로 자리잡은 ESG 투자의 경우 기업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정부의 꾸준한 정책과 지원도 절실하다는 분석입니다.
    유니레버나 파타고니아 등 적극적인 ESG 활동이 재무적 성과로 이어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많아질수록 확실한 유인책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급적인 측면에서 글로벌 투자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공매도를 비롯한 자본시장 정책을 정치 논리보다는 글로벌 표준을 따르는 방식으로 설계하고,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등의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코스피가 MSCI선진국 지수에 편입되면 60조 원가량의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인터뷰> 구자환 / 신영증권 신탁운용부장
    "예를 들어 100만원을 2년간 투자합니다. 한 투자자는 1년차 수익률이 40%, 2년차 수익률은 -20%를 달성합니다. 다른 투자자는 1년 차에는 6%, 2년차에도 6% 수익률을 달성합니다. 그러나 실제 누적 수익률을 보면 첫번째 케이스는 12%가 나옵니다. 두번째 케이스는 12.36%가 나오고요. 복리 효과 때문에 그렇습니다. 1년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투자하게 된다면 수익률의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고요."
    결국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아야 돈을 벌고, 오래 투자하려면 시장을 믿을 수 있어야 합니다.
    과연 우리 증시는 몇 점짜리 시장일까요?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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