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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최태원 가입했는데 나는?…"클럽하우스 안해도 괜찮아요" [홍IT인간]

정재홍 기자

입력 2021-02-20 08:00   수정 2021-02-20 13:45

머스크가 또? 핫한 SNS '클하'
다운로드 800만 넘으며 인기 폭발
뒤처지기 싫은 심리 마케팅 효과
굳이 지금 클하 안해도 되는 이유는
《`홍IT인간`은 정재홍 기자의 아낌없는 칭찬과 무자비한 비판이 공존하는 솔직 담백한 IT·전자기기 체험기입니다.》

"오늘도 `클라밸`을 지키지 못했네요"

오디오 기반 SNS 클럽하우스가 열풍입니다. 과몰입하지 말고 삶의 균형을 찾아야 한다는 취지로 클라밸(클럽하우스 라이프 밸런스)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왔습니다. 실제 접속해서 참여해보니 지금까지 SNS와는 다른 세계입니다. 정치인과 유명인들을 따라하는 `성대모사`방부터 IT 개발자들의 토론방, 라디오처럼 음악만 들려주는 방 등 형태가 다양합니다. FBI가 어떻게 협상을 진행하는지 논의하는 자리에 5천명이 참여해 듣고 있는 모습을 보니 신선할 수밖에 없습니다.
클럽하우스 애플리케이션 (사진: 한경DB)
클럽하우스는 실리콘밸리 개발자 폴 데이비슨과 로한 세스가 공동 설립한 알파 익스플로레이션이 만들었습니다. 공식사이트에 게재된 소개글을 통해 이들은 "음성을 통해 전달되는 억양, 감정으로 뉘앙스를 파악해 사람들과 독특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조만간 구글 안드로이드용 애플리케이션(앱)도 나오지만 아직은 아이폰 앱스토어에서만 설치할 수 있습니다.

단지 클럽하우스 하나만을 즐기기 위해 중고 아이폰을 찾는 사람도 늘고 있는데요. 이번달에만 다운로드 수가 벌써 400만건이 넘어 전체 810만건을 돌파했다고 하니 초기 흥행은 성공적으로 보입니다.

● 음성 채팅? `유명인`이 호기심 자극

클럽하우스의 흥행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유명인 마케팅 효과가 컸다는 분석입니다. 지난해부터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입소문이 퍼졌지만 전세계적으로 확장된 건 아주 최근 일입니다. 지난 1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온라인 트레이딩 앱 로빈후드의 블래드 테네브 CEO와 대화방을 만들면서 국내에도 많이 소개가 됐죠.

아이폰으로만 설치가 가능하고 초대권이 있어야 하는 앱에 유명인이 등장했다? 줄서서 먹는 맛집 음식처럼 호기심을 자극하는 요소입니다. 접속해보면 국내 사용자 가운데 대부분은 프로필 사진 옆에 폭죽 이모티콘을 달고 있습니다. 폭죽은 가입한지 7일 이내의 사용자들을 표시하는 기능입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클럽하우스의 흥행 요인으로 유명인 효과를 들고 있습니다. WSJ은 ▲ 유명인 ▲ 비디오(줌) 피로감 ▲ 대형 투자유치 등을 들며 클럽하우스의 성공 요소를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할리우드와 정치, 테크 유명인사들과의 대화를 담은 클럽하우스가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앱리서치 업체 센서타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2천여건에 불과했던 다운로드 수는 유명인들이 대거 참여하기 시작한 지난달 240만건으로 급증했습니다.

● 모든 사람을 위한다는데…초대장은 심리적 장벽

한 사람에게 2장씩 쥐어지는 초대권은 클럽하우스를 신비롭게 만들었습니다. 그들만의 리그에서 제외된다는 두려움을 부추긴 것이죠. 이에 대해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효과를 설명해줬는데요. 그는 "사회적 동물인 사람은 집단에 소속되려는 욕구가 강하고 흐름을 못 쫓아가면 불안감을 갖는데 그것을 이용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클럽하우스 선호도 표시 인앱 화면
실제 어느 단체 채팅방에 "초대장 있는데 드려요"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저요"를 외치는 제 자신의 모습에서 곽 교수의 말이 실감났습니다. 의외로 앱을 설치해보면 초대장 얻기는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클럽하우스 설치 후 가입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려놓으면 내 연락처에 저장된 사용자 가운데 이미 가입한 사람에게 허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한 번 주어진 초대권 2장도 소진된 이후 활동에 따라 추가로 주어집니다.

클럽하우스는 아직 베타 버전입니다. 클럽하우스 측은 "우린 배타적인 서비스가 아니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최근엔 "모든 사람에게 공개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서비스가 폐쇄성에 목적을 두고 만들어진 게 아니라는 겁니다.(그것 때문에 인기를 얻었지만) 사실상 창업자 2명에 소규모 팀으로 이뤄진 회사가 전세계를 상대로 빠르게 서비스를 확장하긴 버겁습니다. 안드로이드 서비스까지 제대로 앱이 출시된다면 초대권은 무의미해지거나 사라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 `클하` 안해도 괜찮아요…개인정보 노출은 불안

여느 SNS처럼 클럽하우스는 누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양상이 달라집니다. 일주일간 살펴보니 심도 있는 토론이 오가는 방이 있는 한편 단순히 팔로워 수를 늘리기 위해 서로를 도와주는(?) 방도 있습니다. 재밌는 건 어떻게 하면 클럽하우스를 잘할까. 수익화는 어떻게 진행될까 논의 하는 방이 많다는 점입니다. 유튜브의 탄생과 번영을 지켜본 개인사업가들이 하루빨리 플랫폼을 선점하려고 노력하는 것이죠.

박영선 전 장관을 비롯해 최태원 SK 회장 등 국내 거물급 정재계 인사들도 가입을 시작했기 때문에 유명인들의 말 하나 놓치면 안되는 직업에겐 필수 서비스가 될지도 모릅니다.(접니다) 일반적인 정보를 얻는 건 기존 플랫폼이 훨씬 유리합니다.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아직은 오락적인 요소가 많기 때문에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해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입니다. 재미있고 신선한 서비스 정도로만 생각하면 됩니다.
클럽하우스 (사진: 앱스토어 클럽하우스 소개페이지)
베타 서비스임에도 개인정보 노출 위험은 계속 지적되고 있습니다. 서비스 자체가 가입자의 연락처를 기반으로 제공됩니다. 초대장 목록을 살펴보면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은 지인들까지 표시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클럽하우스 가입과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은 사람들의 정보까지 노출된다는 점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습니다.

또 이용자는 원칙적으로 대화를 녹음할 수 없지만 클럽하우스 측은 혐오·차별적 발언 등으로 인한 조사를 위해 데이터를 보관할 수 있다고 공지하고 있습니다. 동의를 받지 않은 데이터가 보관되는 것과 더불어 어떻게 보관되고 있는지 사용자는 알 수가 없습니다. 이같은 이유로 독일 데이터 보호국은 클럽하우스의 개인정보 취급에 문제가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클럽하우스 측은 사용자가 연락처를 삭제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언제 어떤 방식으로 기능을 추가할진 알 수 없습니다. 이같은 이유로 보안 전문가들은 서비스가 안정화될 때까지 가입을 미루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굳이 지금 클럽하우스를 안해도 괜찮은 또다른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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