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쇠고기, 돼지고기 등 축산물 값이 세계 주요 도시중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과일 8개 품목(바나나, 파인애플, 자몽, 망고, 수입포도(레드글로브), 레몬, 오렌지, 키위)의 가격 역시 1, 2위를 기록하며 상위권을 차지했다.
소비자시민모임(이하 소시모)은 작년 8월부터 12월까지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독일, 프랑스, 호주 등 세계 10개국 주요 도시에서 판매되고 있는 축산물, 수입과일, 가공식품, 주류 등의 소비자가격을 조사 비교한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축산물의 경우 국내산 쇠고기(등심 1kg)는 14만 8,029원으로 우리나라가 가장 비싼는데, 10개국 평균 가격 5만 2,247원에 비해 2.8배 비쌌다.
수입 쇠고기(호주산 등심 1kg)는 6만 5,023원으로 평균(4만 1,707원)보다 1.6배 비쌌고, 호주 현지(2만 5,632원)와 비교하면 2.5배 높았다.
국내산 돼지고기(삼겹살 1kg)는 3만 7,158원으로 10개국 평균(1만 6,261원)을 2.3배 웃돌았고, 가장 낮은 스페인(8,137원)과 비교하면 4.5배 차이가 났다.
소시모는 "지난해 코로나19로 국내산 쇠고기(한우)와 돼지고기의 가정 소비가 늘면서 가격도 크게 상승했는데, 국제물가 조사 결과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과일값 사정도 비슷했는데, 바나나 1다발의 가격은 1만 3,200원으로 10개국 중 가장 비쌌고, 이어 일본(1만 2,405원), 중국(1만 988원) 등의 순이었다.
2015년 조사와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99.1%) 올랐고, 주요국 가운데 우리나라의 인상 폭이 가장 컸다.
이 밖에 파인애플(6,381원), 자몽(3,015원), 망고(6,834원)의 가격 역시 조사국 가운데 1위에 올랐다.
수입포도(레드글로브), 레몬, 오렌지, 키위는 2번째로 비싼 수준으로, 한국의 수입과일 가격이 국제물가와 비교해 전반적으로 높은 상황임이 드러났다.
코카콜라와 칠레산 와인 몬테스 알파 까르네쇼비뇽의 가격은 한국이 10개국 중 가장 비쌌고, 펩시콜라(3위), 수입맥주 버드와이저(3위), 하이네켄(2위)도 3위 안에 들었다.
소시모는 두 콜라의 가격이 비교적 높음에도, 올해 초 코카콜라가 편의점용 가격을 100~200원, 펩시콜라가 7.9%를 인상했다고 지적했다.
가공식품 중 우유, 올리브유는 한국이 비싼 순으로 5위 안에 드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밀가루(7위), 설탕(6위), 오렌지주스(6위), 생수(7위)는 대체로 저렴한 편이었다.
외식 가격에 대한 조사에선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카페라떼가 비싼 순으로 5위 안에 포함된 반면, 맥도날드 빅맥 햄버거는 저렴한 것으로 파악됐다.
축산물 가격은 2015년과 비교하면 30% 이상 올랐는데, 코로나19로 가정 소비까지 늘어나며 상승세가 계속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아프리카돼지열병, 조류독감 등으로 축산물의 공급이 안정적이지 못한 것도 가격에 부담이 되고 있어, 공급·가격 안정을 위한 유통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수입과일의 경우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입국가의 생산과 수출이 원활하지 않거나, 국가 간 물자이동 감소 등 다방면의 요인이 가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소시모는 "수입 의존이 큰 농산물의 경우 정부가 나서 물량 확보, 수입국가의 다변화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며 "우리 농산물의 자급률을 높이고, 국산 과일의 수급 안정 등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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