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호소인` 표현으로 비난을 받아온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이 18일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캠프 대변인직에서 사퇴했다.
최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의 기자회견 이후 돌연 결단한 것인데, 캠프 내에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저의 잘못된 생각으로 피해자에게 고통을 안겨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박영선 캠프 대변인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 사람의 여성으로서, 여성 정치인으로서, 엄마로서 함께 보듬어야 할 아픔을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숱한 날들을 지내왔다"며 "어떤 시점에, 어떤 방식으로 미안함을 전해야 할까 늘 전전긍긍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일상이 회복될 수 있기를, 이 괴로운 날들 속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이에 박 후보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말없이 글을 남기고 떠난다 한다. `이렇게 해서라도 치유가 된다면 하루 빨리 해야하지 않겠냐`고 고 대변인이 제게 되묻는다"며 "아프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고 의원은 지난 1월 민주당 여성 의원 28명의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불러 2차 가해를 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당 핵심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이 일로 박 후보 사퇴까지 요구하며 정쟁으로 몰아가자 고 의원이 후보에게 부담을 주지 말아야겠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캠프는 전날 박 후보가 직접 자세를 낮추며 "제가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야권의 정치공세에는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운 터였다.
하지만 이날 고 의원이 박 후보나 캠프 측과 사전 교감 없이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이 사안에 대한 대응 기조도 조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캠프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은 남인순 진선미 의원도 `피해호소인` 표현으로 고 의원과 함께 야당의 표적이 돼 왔다는 점에서 거취나 입장 표명 여부가 주목된다.
한편 후보 비서실장을 맡은 이수진 의원(서울 동작을)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자신을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불렀던 인사"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허위사실이라며 오 후보를 고소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장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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