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증권가 러브콜…백조가 된 KT

김민수 기자

입력 2021-03-25 12:37   수정 2021-03-25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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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최근 들어 시장의 관심을 못받았던 통신주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늘고 있다. 특히 KT를 향한 여의도 증권가의 러브콜이 심상치 않은데, 먼저 최근 통신주가 주목 받는 이유부터 간단히 짚고 넘어가자.

    <기자>

    통신사별로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지난해부터 올해초까지 시장 전체가 크게 오르는 동안, 통신주는 상대적으로 외면을 받았다. 저평가라는 분석에 기관과 외국인의 관심이 쏠린 측면이 있다.

    두번째는 본업인 통신에 대한 전망이 밝다는 점이다. 여전히 투자부담은 있지만, 이제 3년차에 접어든 5G에서 본격적인 수익이 날 것이란 기대가 깔려있다.

    <앵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는 대표적인 통신 3사가 있는데, 유독 KT를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기자>

    일단 주가를 보면, 최근 들어 시장은 횡보하고 있지만, KT는 2월 이후 15% 이상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 배경에는 기관이 있는데, 2월 첫 거래일부터 어제까지 35거래일 동안 기관이 29일을 순매수했다.

    그 이유를 하나하나 짚어보자.

    "꼬마빌딩 사지말고 KT 주식 사세요" 지난달 하나금융투자에서 나온 리포트 제목이다. 시장이 KT를 주목하고 있는 첫번째 이유는 배당주로서의 매력이다.

    지난해 KT는 주당배당금을 1년전보다 무려 22%나 늘렸다. 시장의 기대를 넘어선 수준이다. 이런 기조는 올해도 이어질 것이다. 배당수익률 5% 후반, 많게는 6%를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요즘 서울 시내에 건물을 사서 3% 수익을 내기도 쉽지 않은데, 기관에서 뭉칫돈이 들어온 배경이다.

    이전에도 KT는 기대 배당수익률이 높았다. 하지만 그 때는 대부분 실적이 좋지 않아서 주가에는 별 영향이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배당의 원천인 본업의 수익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KT를 주목하는 두번째 이유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통신주 전체적으로 5G에 대한 기대가 큰데, KT가 가장 눈에 띈다. KT는 전체 개통 휴대폰 가입자 가운데 5G의 비중이 27.4%로 업계 1위다.

    높은 5G 보급률 덕분에, 무선부문 가입자당 평균 매출, ARPU 역시 통신 3사 중에 가장 높다. 2년째 통신업계 1위다.

    올해 5G 확대와 함께 가장 수혜를 볼 곳이 KT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앵커>

    사실 KT의 배당 매력이나 꾸준한 매출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결국 중요한 건 성장성인데 증권가는 무엇을 주목하고 있나?

    <기자>

    KT가 지난달 실적발표를 한 이후 나온 증권사 매수 추천 리포트를 세봤다. 무려 29번이 나왔다.

    주요한 리포트 제목들을 정리해 봤는데, 배당주나 5G에 대한 매력 외에도 주목받고 있는 분야들이 눈에 띈다.

    지금 KT는 성장사업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지난해 KT는 AI/DX 융합사업부문을 만들었다. 이름 그대로 AI(인공지능) DX(디지털익스체인지)라는 키워드로 KT의 신사업을 한데 모아놓은 집결지다.

    그 안에 AI, 클라우드, 빅데이터, 스마트팩토리 등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잘 모르는 B2B 비지니스들이 자리잡고 있다.

    산업 전반으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이를 위한 솔루션들이 필요한데, 이 분야에 KT가 강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과 함께 클라우드를 활용하거나 아니면 상당한 전산시설이 필요한데 모든 기업이 이걸 자체적으로 하지 않고 IDC(인터넷 데이터센터) 사업자를 활용한다.

    KT는 13개 IDC를 운영 중인 국내 최대 IDC 사업자인데, 최근 수요가 폭발하면서 이미 공급자 우위의 시장이다.

    AI/DX 부문은 최근 4년간 평균 15% 성장하고 있는데, 포스트 코로나와 함께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이 더 속도를 내면서 올해 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앵커>

    얼마 전 KT가 미디어 사업을 키운다는 뉴스가 들리던데, 이 부분도 짚어보죠.

    <기자>

    미디어 사업은 앞서 설명한 배당, 5G, B2B 비지니스와 함께 KT를 주목해야 하는 4가지 포인트 중 하나다.

    KT는 지난 화요일에 컨텐츠 기획-투자-제작-유통을 모두 담당하는 `스튜디오지니`라는 제작사를 출범했다.

    `한국판 파라마운트`를 디지털로 만들겠다는 구상인데, KT가 지금까지 플랫폼 사업을 중심으로 했다면 이제 사업구조를 콘텐츠를 만들고 유통하는 것까지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KT는 이미 판권을 가진 자회사와 이를 유통하고 관리하는 곳까지 콘텐츠 생태계를 둘러싼 벨류체인을 이미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상당한 강점이 있다.

    이미 유무선을 더해 국내 최대인 1300만명의 유료 가입자가 있다는 점, 이를 통한 엄청난 양의 콘텐츠 관련 빅데이터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서비스를 차별화 할 수 있다.

    미디어 사업은 주가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현재 무선통신업종의 PER은 10배에 불과하지만, 미디어업종은 26배에 달한다.

    KT의 미디어 사업은 앞으로 KT의 주가 향방에 중요한 가늠자 역할을 할 것이다.

    <앵커>

    CEO가 유독 주가에 관심이 많다는 얘기도 들린다. 어떤가?

    <기자>

    그동안 KT는 딱히 주가관리를 열심히 하는 기업이 아니었죠. 그래서 한동안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해 구현모 대표가 취임한 이후, KT는 주가부양과 기업가치 제고에 전사적으로 나서고 있다.

    앞서 말한 배당 확대와 신사업으로 체질을 전환하는 것 역시 구 대표가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특히 IR 조직 외에도 주가관리를 담당하는 홍보조직을 따로 만들 정도로 CEO가 세심하게 주가를 살피고 있다고 한다.

    11년 만에 처음으로 3천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이기로 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구 대표 본인도 지난해 3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2억원 어치 KT 주식을 사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KT가 자회사로 BC카드와 케이뱅크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현재는 BC카드를 통해 케이뱅크를 지배 중인데, 은산법 개정으로 직접 지배도 가능한 시나리오가 됐다.

    특히 기업가치가 4~5조로 평가되는 케이뱅크가 IPO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데, KT 주가가 재평가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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