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제동' 전통완성차 '가속'...전기차 판도 바뀌나

입력 2021-03-27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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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장 성장에 힘입어 전세계 시가총액 1위 자동차 업체로 부상한 테슬라의 주가 상승세에 최근 제동이 걸렸다.

반면 전열을 정비하고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선 전통 완성차 업체들의 주가 상승세는 오히려 갈수록 속도를 올리는 모양새다.

27일 각국 증시에 따르면 폭스바겐 주가는 1월 4일 148.48유로에서 이달 25일 227.7유로로 53.4%나 급등했다.

미국 완성차 업체인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도 같은 기간 주가가 각각 44.6%, 39.7% 상승했다.

이에 비해 테슬라는 연초 대비 주가가 12.2% 하락했다.

전통 완성차 업체들의 최근 주가 강세 배경 중 하나로는 전기차 시장 공략이 꼽힌다.

예컨대 미국 GM은 오는 2035년까지 휘발유와 디젤 엔진 자동차의 전세계 생산 및 판매를 중단하겠다면서 올해 1월 28일(현지시간) 전기차 업체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포드도 2월 17일 비슷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2030년까지 유럽 대륙에서 내연기관 자동차를 퇴출하고 오직 전기차만 내놓겠다고 밝혔다.

특히 폭스바겐은 이달 15일 테슬라의 `배터리데이`와 유사한 `파워데이` 행사를 열고 2023년부터 새로운 배터리셀을 도입해 2030년까지 생산하는 모든 전기차 중 80%에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또 2030년까지 유럽에서 배터리 공장 6곳을 설립할 계획이다.

폭스바겐은 2025년까지 전기 모빌리티 부문에서 선두에 오르겠다며 테슬라에 선전포고까지 했다.

독일의 BMW도 이달 17일 기자회견에서 오는 2025년까지 매년 전기차 판매를 50%씩 늘려서 2030년에는 판매 차량 2대 중 1대는 전기차가 되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선보였다.
반면 테슬라는 올해 악재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 테슬라측을 상대로 군기 잡기와 비슷한 `예약 면담`(웨탄·豫談)을 진행해 중국 법규의 준수를 요구한 데 이어 이달에는 자국 군과 국영회사 임직원들에게 테슬라 차량의 사용을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그동안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테슬라의 핵심 공략 대상이었다.

여기에 자율주행 시스템인 `오토파일럿`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돼온 가운데 테슬라 차량이 잇따라 교통사고를 일으키면서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조사에 나섰다.

무엇보다 테슬라 점유율도 이미 위협받는 상황이다.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는 지난해 폭스바겐그룹과 르노-닛산-미쓰비시 연합에 밀려 3위에 그쳤으며 올해는 미국에서도 포드자동차의 전기차 출시 등 영향으로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점유율은 69%로, 작년 동월의 81%보다 크게 추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니언 자산운용의 펀드매니저인 마이클 머더스는 전통 자동차 제조사가 전기차 시장으로 침투함에 따라 테슬라가 더는 기존의 높은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을 정당화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또 시장 금리 상승은 투자를 통해 빠르게 성장하는 테크 기업들처럼 테슬라에도 불리한 경영 여건이 될 수 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장진아  기자

 janga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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