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타계한 이건희 회장이 수집해온 미술품과 문화재 등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의 상당수가 기증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근 한국화랑협회 미술품감정위원회,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 등 3개 기관은 삼성 측 의뢰로 이 회장이 남긴 문화재와 근현대미술품 약 1만3천 점의 시가 감정을 마쳤다.
이들 작품들의 감정평가액은 2조5천억~3조원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건희 컬렉션은 서양 근현대미술 작품 1천300여 점, 한국 근현대미술 작품 2천200여 점 등을 포함해 세계 일류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버금가는 규모와 수준을 자랑한다.
조선 후기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제216호)와 `금강전도`(국보 제217호)를 비롯해 `금동미륵반가상`(국보 제118호), `백자 청화매죽문 항아리`(국보 제219호) 등 국보 30점과 보물 82점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중섭, 김환기, 이우환 등의 주요 작품부터 마크 로스코 `무제`, 알베르토 자코메티 `거대한 여인`, 프랜시스 베이컨 `방 안에 있는 인물`, 모네 `수련`, 게르하르트 리히터 `두 개의 촛불` 등 해외 거장들의 작품들도 포함됐다.
현재 삼성과 해당 기관 측은 구체적인 기부 작품 등을 놓고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부 규모는 1조~2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미술계에서는 이건희 컬렉션 중 문화재와 한국 근현대미술 일부를 각각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미술품 등 나머지 작품은 삼성미술관 리움과 호암미술관으로 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도 점쳐진다.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이날 "여러 방안을 삼성과 협의 중이나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라며 "유족들의 의견을 존중해 최종 결정을 기다리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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