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상속세' 이번주 발표…예상 시나리오는?

입력 2021-04-25 07:25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유산에 대한 상속세 신고·납부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이번주 삼성 일가가 상속 내용과 절차 등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전 회장이 보유한 지분의 향방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유족은 최근 이 전 회장의 주식과 미술품과 부동산 등 유산 배분과 상속세 납부 방식에 대한 조율을 사실상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그룹은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지분을 누가 상속받느냐는 지배구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만큼 방식은 세 자녀 중심으로 배분하되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을 강화하는 방향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전 회장은 삼성전자 보통주(4.18%)와 우선주(0.08%), 삼성생명(20.76%), 삼성물산(2.88%), 삼성SDS(0.01%) 지분을 갖고 있다. 상속의 핵심은 그룹 지배구조와 닿아 있는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지분이다. 이 전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가치(주식 상속가액 기준)는 15조5천억원, 삼성생명은 2조7천억원으로 상속분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현재 삼성물산은 삼성생명 지분 19.34%를 보유하고 있고, 삼성생명과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을 각각 8.51%, 5.01%를 보유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지분(17.33%)을 많이 보유하고 있지만 삼성생명(0.06%)과 삼성전자(0.70%) 지분은 적다.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을 공고히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지분 전부를 이 부회장이 상속받고,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나머지 주식과 부동산을 상속받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점쳐진다.

다만 이 경우 이 부회장의 상속세 부담이 너무 크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이에 삼성생명 지분을 절반가량 매각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더해진다. 이미 삼성물산이 삼성생명 지분을 19.34%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 부회장이 상속받은 삼성생명 지분 20.76% 가운데 절반인 10%가량을 매각해도 지배력을 유지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지분을 삼성물산이 상속받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이 경우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 상속재산가액 15조6천억원을 상속받을 경우 법인세 3조9천억원(세율 25%)을 내야 한다. 다만 이는 이 회장이 유언장에 내용을 명시했어야 가능한 내용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지분 17.33%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각각 5.55%를 보유하고 있다. 상속세법에 따르면 이 부회장 등 3남매는 삼성전자 지분 15조5천억원이 유족들에게 상속됐을 경우 내야 할 상속세 9조4천억원(주식 상속세율 60%)을 기준으로 삼성물산 보유 지분에 해당하는 1조6천억원과 5천억원씩(이 사장과 이 이사장)을 상속세로 내야 한다.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삼성SDS 지분을 모두 합쳐 삼성 일가가 부담할 상속세가 애초 알려진 12조원가량이 아니라 4조∼5조원대로 떨어진다는 갓이다. 삼성물산이 내는 법인세를 합쳐도 세금 부담이 2조9천억원 적다.

또한 삼성전자 지분 5.01%를 보유한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을 9% 이상으로 높여 삼성생명(8.51%)을 제치고 삼성전자의 1대 주주로 올라설 경우 삼성물산의 대주주인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대신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에 대한 직접적인 지배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고, 삼성 일가로서는 매년 삼성전자로부터 나오는 막대한 배당금을 포기해야 한다.

법정 비율대로 상속받을 경우 막대한 상속세 부담을 나눠 짊어져야 한다. 이 회장의 법정상속인은 배우자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 부회장, 이부진 사장, 이서현 이사장이다. 민법 규정에 따르면 이 전 관장이 상속 재산의 3분의 1을, 이 부회장 등 자녀 3명이 나머지 3분의 2를 균분해 나눠 갖게 된다.

홍 전 관장은 상속을 받지 않고, 세 자녀만 지분을 나눠 갖는 방안도 있다. 민법상 원칙을 따를 경우 3남매는 상속 재산을 균등하게 나눠 갖게 된다.

여기에는 그동안 삼성이 이 부회장 중심으로 체제를 유지해 왔기 때문에 균등하게 배분한다고 해도 이 부회장의 지배력에는 문제가 없다는 시각이 있다. 이렇게 되면 상속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삼성전자 지분을 3분의 1씩 나눠 갖게 된다.

하지만 이 경우 삼성전자 지분 상속세만 수조원에 달해 당장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의 부담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

이에 삼성전자 지분을 이 부회장이 상속받고 삼성생명과 삼성물산 등 나머지 주식을 홍 전 관장과 이부진 사장, 이서현 이사장이 상속받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 경우 삼성전자 지분이 0.70%에 불과한 이 부회장의 지배력을 높일 수 있는 반면 홍 전 관장과 두 자매가 삼성생명(20.76%) 지분을 모두 상속받으면 이 부회장이 대주주인 삼성물산의 삼성생명 지분 19.34%를 넘어서게 돼 가족 간 불협화음이 나는 경우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위협할 수도 있다.

이는 자칫 `제2의 한진칼`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높지 않다는 시각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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