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물질에 죽겠다"...쿠팡 화재 피해 '일파만파'

입력 2021-06-20 13:11   수정 2021-06-20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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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시가지 분진 피해...비닐하우스 오염 우려
논농사 주민 "물빼고 다시 대야한다"
양봉장,중고차매매상가도 피해
이재민도 발생...20여명은 두통 호소

경기도 이천의 쿠팡 덕평물류센터(마장면 덕평1리) 화재진압이 더뎌지며 나흘째 회색 연기가 끊이지 않은 가운데 지역 주민들의 피해 사례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20일 이천시와 마장면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17일 발생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와 함께 솟구친 검댕들이 10여㎞ 거리의 이천시청까지 떨어지는 등 시가지도 분진 피해를 봤다.

덕평1리의 경우 한동안 온 마을이 연기로 뒤덮이기도 했고 쿠팡물류센터에서 500m 거리의 비닐하우스는 단열재로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우레탄 불티가 날아와 지붕에 지름 15㎝의 구멍이 나기도 했다.

이를 포함해 덕평1리의 채소·화훼 비닐하우스 100여개동 곳곳에 분진이 쏟아졌고 화재 발생 이튿날 소량의 비가 내려 분진이 비닐하우스 옆 고랑에 몰리며 토양 오염도 우려됐다.

덕평1리 김우영(57) 이장은 "비가 온 뒤 분진을 만져보니 빛이 조금 나는 것이 유리섬유 같았다"며 "정확히 어떤 성분인지 인체에 유해하지 않은지 면사무소를 통해 분석을 의뢰했다"고 말했다.

덕평1리에서는 70여 농가가 논농사를 짓는데 지난달 모내기를 마친 논에도 검댕들이 곳곳에 떨어져 수거 작업이 진행되기도 했다.

벼가 물에 섞인 오염 물질을 흡수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당 논의 물을 모두 빼고 다시 대야 한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화재 현장에서 100m가 채 되지 않는 밭에서 이날 수확한 일부 감자의 경우 초록색을 띠고 잎은 누렇게 됐는데 화염이 며칠간 영향을 준 탓이라고 밭 주인은 주장하기도 했다.

쿠팡물류센터에서 150m 떨어진 야산의 양봉장에서는 49개 벌통이 분진 피해를 봐 모든 개체를 다른 지역으로 옮겨야 할 판이다.

졸지에 이재민이 된 4가구 주민 5명은 지난 17∼18일 마을회관과 경로당에서 밤을 지새웠고 주민 20여명은 두통 등을 호소해 일부는 병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화재 현장에서 5㎞나 떨어진 마장면의 한 중고차매매상가는 100여대 차량에 분진이 내려앉아 다시 세차하는 불편을 겪기도 했다.

주민들은 화재진압 과정에서 흘러나온 소화수의 인근 소하천(뒤뜰천) 유입을 우려하고 있는데 시는 뒤뜰천에 임시 둑을 설치하는 등 오염 방지에 나서고 있다.

저류조에 모았다가 17∼19일 사흘간 환경업체를 통해 위탁 처리한 소화수 양은 570t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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