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털 박힌 마사회…온라인 경마, 사실상 연내 불가능

방서후 기자

입력 2021-06-24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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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마권 발매 도입을 골자로 한 법안이 정부와 국회의 이견으로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비슷한 경주류 게임인 경륜과 경정은 오는 8월부터 온라인 베팅이 가능해진 가운데, 경마 사업 주체인 한국마사회의 기관장 리스크가 불거지며 연내 온라인 마권 발매는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이다.
24일 말산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마권 발매 도입을 골자로 한 마사회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지난 2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보류된 이후 4개월 만에 다시 상임위 법안소위에서 심의됐지만 결국 문턱을 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가 농해수위 요구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이달 말까지 자료 제출 기한이 연장됐지만 지금까지의 농식품부 입장을 보면 큰 기대는 않는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지난해 2월부터 경마 경기가 중단되며 마사회는 지난해 4,600억원을 웃도는 손실을 기록했다. 사상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한 것은 물론, 사회적 거리두기 지속으로 올해도 2천억원 가량의 손실이 지속될 전망이다.
피해는 마사회에서 그치지 않았다. 다른 사행산업과 달리 말이라는 개체를 빼고 설명할 수 없는 경마 특성상 국내 말 생산 축산농가의 절반이 폐업하는 등 관련업계가 모두 휘청였다. 지난해 말산업 피해액은 약 7조6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여야 당적을 막론하고 온라인 마권 발매 도입을 위해 한 목소리를 냈지만 농식품부는 요지부동이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경마에 대한 국민 공감대가 부족하고 부정적인 여론이 많아 온라인 마권 발매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23일 열린 법안소위에서 농해수위가 요구한 `온라인 발매 대체 방안`이나 `말산업 위기극복 방안` 등을 제출하지 않은 이유다.
문제는 경륜과 경정의 경우 지난달 경륜·경정법 개정안 통과로 오는 8월부터 온라인 베팅이 허용됐다는 점이다. 비슷한 경주류 게임의 온라인 베팅이 가능해지면서 형평성 논란과 함께 마사회 `원죄론`이 부각되고 있다.
온라인 마권 발매는 지난 3월 취임한 김우남 마사회장의 1호 공약이다. 하지만 취임 한 달만에 자신의 측근 특별채용 추진과 그 과정에서 인사 담당자에게 폭언한 사실이 알려지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김 회장은 현재 검찰에 송치돼 경영 일선에서 사실상 배제된 상태다. 이대로라면 온라인 경마는 올해 안에 시행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말산업 종사자들은 이제 잃을 게 없다며 농식품부 장관 퇴진을 요구하는 등 단체 행동에 나설 전망이다.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서울마주협회 등 경주마생산자·마주·조교사·마필관리사 등 18개 단체로 구성된 축산경마산업비상대책위원회(축경위)는 성명서를 통해 "경륜·경정·복권·토토 모두 하는 온라인 발매를 경마만 못하게 하는 김현수 장관은 즉각 퇴진하라"고 강조했다.
문창완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 부회장은 "전국 말 생산 농가가 200곳, 관련 종사자만 2만5천명이 넘는데 전부 길거리에 나앉게 생겼다"며 "이렇게 죽으나 저렇게 죽으나 똑같기 때문에 집단 행동을 해서라도 법안 통과를 촉구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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