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딸을 학대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친모와 계부에게 검찰이 중형을 구형했다.
인천지법 형사15부(이규훈 부장판사) 심리로 25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살인 및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 등 혐의로 구속 기소한 A(28·여)씨와 남편 B(27·남)씨에게 각각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들은 친모와 계부로서 나이 어린 피해자에게 기본적인 식사도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다"며 "피해자의 대소변 실수를 교정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주먹과 옷걸이로 온몸을 마구 때리고 대소변을 먹게까지 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가 느꼈을 공포는 감히 가늠할 수 없다"며 "학대를 모두 지켜봤던 (남은) 아들(피해자의 오빠)의 정신적 트라우마는 누가 보듬어 줄 수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2015년 전 남편과 헤어지고 재혼한 B씨와의 사이에서 최근 낳은 신생아를 안은 채 법정에 출석한 A씨는 최후변론을 통해 "(죽은) 아기한테 미안하다"며 "큰 아이도 (보호)시설로 가게 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B씨는 "되돌아보니 하지말았어야 할 명백한 학대였다"고 울먹이면서 "하지만 절대 딸 아이가 죽기를 바라거나 그걸 예상하면서까지 혼낸 건 아니었다"고 했다.
A씨 부부는 올해 3월 2일 인천시 중구 한 빌라에서 초등학교 3학년생인 딸 C(8)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C양은 얼굴·팔·다리 등 몸 곳곳에 멍 자국이 난 채 사망했고 당시 영양 결핍이 의심될 정도로 야윈 상태였다.
몸무게는 또래보다 10㎏가량 적은 15㎏ 안팎으로 추정됐으며 초등생인데도 사망 전까지 기저귀를 사용한 정황도 발견됐다.
A씨 부부는 2018년 1월 C양이 이불 속에서 족발을 몰래 먹고는 뼈를 그냥 버렸다는 이유로 1시간 동안 양손을 들고 벽을 보고 서 있게 하면서 처음 학대를 시작했다.
이후 거짓말을 한다거나 대소변 실수를 했다며 주먹이나 옷걸이로 온몸을 때렸고 `엎드려뻗쳐`도 시키는 등 올해 3월 초까지 35차례나 학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8월부터는 딸에게 반찬 없이 맨밥만 주거나 하루나 이틀 동안 식사나 물을 전혀 주지 않고 굶기기도 했다.
이 때문에 C양은 지난해 12월부터 밥을 스스로 먹지 못하고 얼굴색도 변할 정도로 건강이 나빠졌다.
C양이 사망하기 이틀 전에도 밥과 물을 전혀 주지 않은 A씨는 딸이 옷을 입은 채 거실에서 소변을 보자 속옷까지 모두 벗긴 채 찬물로 샤워를 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2시간 동안 딸의 몸에 있는 물기를 제대로 닦아주지 않고 방치했고, 화장실에서 쓰러진 채 움직이지 않는 C양을 보고도 B씨는 9살 아들과 거실에서 모바일 게임을 했다.
A씨 부부는 법정에서 딸을 학대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살인의 고의성은 전면 부인했다.
올해 3월 이 부부가 재판에 넘겨진 이후 법원에는 엄벌을 촉구하는 진정서나 탄원서가 500건 넘게 제출됐다.
A씨는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C양과 아들을 낳았고 이혼한 뒤 2017년 B씨와 혼인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