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파 죽어간다"…에티오피아 티그라이 기근 125명 사망

입력 2021-07-01 20:27  


지난 8개월간 내전의 무대가 된 에티오피아 북부 티그라이 지역의 참상과 관련, AP통신이 지난달 30일 현지 관리가 서명한 편지를 인용해 최소 125명이 티그라이 중부 마이 키네탈 지구에서 이미 굶어 죽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지난달 16일 자로 된 편지는 기근에 시달리지만, 인도주의 지원이 닿지 못한 수십만 티그라이 주민의 참상을 단적으로 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내전이 벌어진 이후 사방을 점거한 각양 전투원들로 인해 도로도 봉쇄돼 주민들이 오도 가도 못한 상황을 드물게 보여준 대목이다.

미국은 티그라이 지역에서 최고 90만 명이 기근에 직면해 세계에서 10년 만에 최악의 기아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티그라이에선 지난달 28일 내전 당사자인 지역정부(티그라이인민해방전선·TPLF) 소속 무장세력이 주도 메켈레를 다시 장악한 후 정부군이 일방적으로 휴전을 선포하고 떠난 상태다.

그러나 중앙정부가 전기, 인터넷, 전화 등을 여전히 차단해 아직도 소식이 두절된 곳이 많다.

티그라이 현지 보건관리는 마이 키네탈에서 온 편지는 앞서 150명의 아사를 전한 오플라 지구의 메시지처럼 갇힌 상황에서 도움을 호소하고 있으나 분쟁으로 인한 고립무원의 참상이 훨씬 구구절절하다고 전했다.

이 지구에선 최소 440명이 숨지고 적어도 558명이 성폭력의 희생자가 됐다. 5천 가구 이상이 약탈을 당하고 수천 마리의 가축을 빼앗겼다. 수 톤의 작물은 불태워졌다.

지구 지도자인 베르헤 데스타 거브러마리암은 편지에서 "깨끗한 물에 접근할 수 없다"면서 "전기, 전화선, 금융, 보건, 인도주의 지원에 대한 접근이 막혔다"고 말했다.

이어 "에리트레아군이 포위한 채 출입을 완전히 차단하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목숨을 구하려고 주변으로 돌아다닐 수도 없다"라면서 "사람들은 고통 속에 죽을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역사적으로 티그라이와 숙적 관계인 에리트레아군은 에티오피아 연방군을 지원해 분쟁에 개입했다.

베르헤는 이어 약탈을 당한 농부들은 곡식으로 키울 종자도 없는 상태라면서 외부 지원이 없이는 올해와 내년이 재앙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익명을 요구한 보건관리는 편지의 내용이 간신히 마이 키네탈에서 도보로 탈출해 온 주민들의 말과 부합한다면서 "너무나 끔찍하다. 우리는 도처에서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전기, 통신 두절 등으로 티그라이에서 구호 단체들과 연락하는 것이 매우 힘들다면서 당국에 복원을 촉구했다고 dpa통신이 전했다. OCHA 대변인은 이어 인도주의 업무를 지역 전역에서 지속하도록 현금과 연료 공급을 가능하게 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TPLF도 전력 복원과 에리트레아군 완전 철수 등 자신들의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져야만 중앙정부와 휴전을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아비 아머드 에티오피아 총리는 티그라이 철군 전날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일부 선택된 기자들을 대상으로 연방군이 티그라이에서 일방적으로 철수하는 것은 티그라이의 역량이 2년 전과 비교해 충분히 약화돼 다른 지역에 위협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일 전했다.

블룸버그는 그러면서 에티오피아 중앙정부 입장에선 티그라이 교전사태가 일단락됐다고 보고, 에티오피아 르네상스댐(GERD)에 다시 물을 채우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GERD가 자신들의 식수원을 위협한다고 보는 이집트와 수단은 재담수 작업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장진아  기자

 janga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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