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1천만명"...'4번째 신약' 무한경쟁

정재홍 기자

입력 2021-07-08 17:25   수정 2021-07-15 09:27

    <앵커>
    국내에서 개발하는 신약의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알아보는 `바이오인사이드` 시간입니다.

    당뇨병은 국내에서만 병 위험에 노출된 사람이 1천만 명에 달할 정도로 유병률이 높은 질환인데요.

    전세계적으로 130조 원에 달하는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추산돼 국내 제약사들의 신약 경쟁의 진검승부가 한창입니다.

    정재홍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혈액 속에 포도당이 너무 높아서 소변으로까지 당이 넘쳐 나오는 병.

    이름 그대로 당뇨입니다. 심하면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하죠.

    명칭 때문에 사탕같이 단 걸 많이 먹으면 당뇨에 걸린다는 오해도 많지만,

    영양소가 우리 몸 속 구석구석에 이용될 수 있도록 혈당을 낮춰주는 `인슐린`이 부족해서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크게 췌장 베타 세포가 파괴돼 인슐린 분비가 아예 안 되면 1형과 비만 등으로 인슐린 분비에 이상이 생기는 2형으로 구분되는데 대부분의 환자가 여기에 속합니다.

    국내에서만 환자가 약 500만 명에 달하고, 당뇨 전 단계에 해당하는 사람이 1천만명에 가깝다는 조사도 있을 정도로 흔한 병입니다.

    우리나라 사망 원인 순위에서도 6위를 차지하고 있죠.

    환자가 많으니 당연히 전세계적으로 시장 경쟁은 치열합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강자는 덴마크의 노보 노디스크, 프랑스의 사노피, 미국의 머크와 일라이 릴리,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 등입니다.

    국내에서도 LG화학, 종근당, 동아에스티의 신약이 이미 시판되고 있습니다.

    제품 하나로 수조 원을 벌어들이는 글로벌 빅파마에는 미치지 못 하지만 의미있는 결과도 있죠.

    특히 LG화학의 `제미글로` 제품군은 지난해 1천억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해 30여개의 국산 신약 가운데 가장 돈을 잘 벌고 있습니다.

    이제 관건은 누가 4번째 당뇨병 신약을 출시하느냐입니다.

    시장에서는 일동제약, 한미약품, 동아에스티 등을 꼽습니다.

    일동제약은 최근 독일에서 2형 당뇨병 신약 후보물질( IDG16177)의 임상1상에 진입했습니다.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 베타 세포의 단백질수용체(GPR40)를 활성화 시키는 원리입니다.

    일본 다케다제약도 같은 유형의 신약 개발을 한 적이 있지만 임상3상에서 간 독성 문제가 나타나 포기한 바 있습니다.

    일동제약은 비임상 단계에서 신약 후보물질에 간 독성이 없음을 확인했습니다.

    당뇨병 치료제 가운데 하나인 SGLT-2 저해재 병용 가능성도 확인했습니다.

    [윤종민 / 일동제약 중앙연구소 책임연구원: 다케다에서 만들었던 약물 자체도 간독성 이외에는 부작용이 없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저희는 효능은 비임상에서 `파시글리팜` 이라는 다케다의 약물 보다 30배 낮은 용량에서도 더 좋은 효과를 보인 것을 확인했습니다.]

    일동제약은 임상1상을 내년말까지 끝낼 계획입니다. 임상2상 전 기술 수출까지 논의할 예정입니다.

    프랑스 사노피에 기술수출했다 반환된 한미약품의 `에페글레나타이드`도 최근 긍정적인 소식을 알렸습니다.

    글로벌 임상3상에서 혈당조절과 체중감소 효과가 있었다는 설명입니다.

    이미 `슈가논`이라는 제품을 판매 중인 동아에스티는 새로운 2형 당뇨병 치료 신약 후보물질(DA-1241)을 만들었습니다.

    단백질수용체 GPR119 를 활성해 인슐린 분비를 돕는 원리입니다.

    식후 혈당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였다는 미국 임상1b상 결과를 지난달 미국당뇨병학회에서 발표했습니다.

    인슐린 분비가 아예 되는 않는 1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SCM생명과학은 미국 바이오텍으로부터 mRNA(메신저-리보핵산) 기반 유도만능줄기세포 당뇨병 치료제 기술을 이전받았습니다.

    2형 당뇨병 시장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매일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하는 1형 당뇨병 환자들에게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거란 기대입니다.

    [이병건 / SCM생명과학 대표: 코로나 바이러스의 mRNA 정보를 백신에 넣어주면 그 정보에 따라서 항체를 만들어서 백신이 됩니다. mRNA는 그런식으로 정보를 넣어주는 거여서 당뇨병 환자의 mRNA 정보를 넣어주면 거기에 대한 인슐린 분비를 하는 체형세포를 유도만능줄기세포로부터 만들 수 있게 개발하는 겁니다.]

    당뇨병 치료제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3년 130조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국산 신약 가운데 가장 매출을 많이 올리는 분야인 만큼 다음 시장에 나올 신약은 무엇이 될지 관심이 큽니다.

    한국경제TV 정재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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