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착순 대출에 고평가 논란까지…상장 D-1 카뱅 '첩첩산중'

입력 2021-08-05 17:32   수정 2021-08-0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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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스로 낸 비교 회사 PBR 너무 높아"
    전세자금대출 지연…업무차질 수면 위로
    카뱅 "인원 확충·자금 증액 등 조치"
    상장 D-1…'따상' 시 시총 9위까지
    <앵커>
    하반기 기업공개 최대어인 카카오뱅크의 상장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청약 증거금만 60조 원 가까이 몰리면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데, 그만큼 고평가 논란도 일고 있죠.

    과연 어떤 점을 경계해야 하고, 다시 살펴볼 점은 없는지 짚어보겠습니다.

    정치경제부 배성재 기자 나와있습니다. 카카오뱅크 과대평가, 어떻게 봐야 합니까.

    <배성재 기자>
    카카오뱅크 과대평가 논란은 카카오뱅크 스스로가 만들었다고 봐야합니다.

    카카오뱅크가 공시한 투자설명서에 제시된 주가순자산비율, PBR에 문제가 있어선데요.

    PBR은 주가를 1주당 순자산으로 나눈 값이죠.

    카카오뱅크는 자신들과 비교할만한 회사로 해외 4개 기업을 선정했는데, 이들 회사의 PBR 평균값이 7.3배라며 스스로의 주가가 높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추산했습니다.

    그런데 4대 금융지주의 평균 PBR이 약 0.4배입니다. 15배 넘게 차이가 나죠.

    또 실제 카카오뱅크의 공모가인 3만 9천 원을 기준으로하면 PBR은 3.7배에 그칩니다.

    아무리 새로운 형태의 은행이라지만 스스로를 너무 고평가하는 게 아니냐는 겁니다.


    <앵커>
    그렇군요. 결국 카카오뱅크를 둘러싸고 `은행이냐, 금융 플랫폼이냐`라고 논쟁하는 연장선 위에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회사 측이 제시한 비교 기업들의 PBR은 왜 그렇게 높습니까?

    <기자>
    카카오뱅크가 비교 대상으로 삼은 4개 기업들은 모두 온라인을 기반으로 금융업을 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다만 이들 중 3곳은 은행이 아닌 여신 중개나 금융 기술업을 영위하는 곳입니다.

    모두 금융·핀테크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넓혀나가고 있는 곳입니다. 그래서 주가가 기업 가치보다 높다, 즉 PBR이 높다고 볼 수 있겠고요.

    그나마 은행인 러시아의 TCS는 기업금융 비중이 낮고 오프라인 점포 수가 적어서 이례적으로 PBR이 8.0배에 달합니다.

    상당히 고평가를 받고 있는 온라인 금융 기업에 더해, PBR이 유난히 높은 은행 1곳을 비교 대상으로 삼은 건 PBR 높이기라는 의도가 있지 않았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비교 기업들에 대해 카카오뱅크 측은 `플랫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의 말 들어보겠습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저희는 인터넷 은행이라는 출발점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금융 플랫폼으로서의 역량을 수반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런 모든 것들이 국내 상장해있는 다른 은행 대비 차별점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국내 산업을 쓰기가 어려웠고요.]


    <앵커>
    그리고 PBR이 적정하냐 이부분 외에도 은행으로서는 그러면 잘 할 수 있느냐, 이 부분도 지금 논란이 되는 부분이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금융업계에서 카카오뱅크의 발목을 잡을만한 문제 1순위로 꼽히는 건 바로 현장 실무입니다.

    오프라인 점포가 없다 보니 모든 업무와 민원 처리를 온라인이나 유선 통화로 해야 하는데, 점포가 없는 건 몸집이 가볍다는 장점으로 여겨졌지만, 점점 허점도 드러나고 있는 겁니다.

    전세대출 심사와 지급이 늦어지는가 하면, 대출 신청도 선착순으로 받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해당 내용 김보미 기자의 리포트로 자세히 보시겠습니다.


    <김보미 기자>
    최근 카카오뱅크의 전월세대출을 신청한 A씨는 “상담사들로부터 매번 다르게 안내를 받은 탓에, 대출 추가 서류 제출이 늦어졌다”고 불만을 털어놓습니다.

    [A씨: "처음에는 지금 살고 있는 곳의 준공필증을 보내달라는 거에요. 그런데 또 다른 상담사분은 새로 이사갈 아파트가 신축이니까 거기 준공필증을 보내야 된다고 잘못됐다면서...]

    그리고 이러한 몇 차례 안내 혼선은 결국 대출 심사 지연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A씨: 뭘 써서 내라 했다가 또 다른 상담원이 전화와서 틀렸다 다시 써서 내라... 대출신청한 게 7월 16일이었는데 아직까지 서류진행 중이에요”]

    "담당자가 실수로 대출건을 부결시켰다“며 ”다시 신청해달라“고 안내를 받은 사람도 있습니다.

    여기에 대출신청을 새벽 6시부터 선착순으로 받고 있는 점도 불편요소로 지적됩니다.

    “원하는 시간에 대출실행이 가능하다”며 큰 글씨로 홍보하면서도, 정작 대출신청 가능시간은 하단에 매우 작은 글씨로 안내하고 있다보니 번번이 허탕을 친 사람들이 부지기수입니다.

    이렇게 대출 과정에서 미비점들이 하나둘씩 드러나면서 현재 카카오뱅크의 전월세대출을 고려하거나 신청서류를 넣은 사람들은 채팅방을 따로 만들어서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혹여나 제때 대출을 받지 못할까 불안한 겁니다.

    이런 가운데 현재 알바천국이나 알바몬에는 카카오뱅크 전월세대출 서류 확인 인력을 채용하는 공고가 올라와 있습니다.

    ‘초보도 가능’, ‘콜센터 경력자 우대’라는 조건들이 눈에 띕니다.

    카카오뱅크는 ”대출신청 서류 확인·미비 서류 보완 안내 작업은 외부 협력사를 통해 진행하고 있다“며 ”해당 채용공고는 협력사가 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대출 서류 1차 확인을 외부에 맡기고 있는 것인데, 5대 시중은행에서 비대면대출 전담 조직을 따로 두고, 대출 서류 접수부터 실행까지 전 과정을 내부 정직원들이 담당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부 직원이라고 해서 실수가 아예 없을 수는 없겠지만,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처능력 차원에서 차이가 나지 않겠냐"고 말합니다.

    그동안 카카오뱅크는 고객 편의성을 무기로 몸집을 불려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금융 소비자들의 불편이 크게 두드러지면서 자칫 외면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보미입니다.


    <배성재 기자>
    이에 대해 카카오뱅크 측은 "대출심사 인력을 늘리고, 전세대출 자금을 증액하면서 지연 해소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아직까지도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모습이어서, 전세자금 대출을 받기 위한 온라인 줄 서기는 그대로입니다.

    카카오뱅크가 광고로 내세웠던 `3일 내 전세대출 심사 가능` 문구는 사실상 허위였던 셈입니다.


    <앵커>
    리포트에서 나온 대로 직원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 새롭습니다.

    장점으로 여겨졌던 `점포가 없다`라는 점이 오히려 단점으로 바뀐 셈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프라인 점포가 없다는 점은 사업 확장에도 장애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직접 만남이 필수적인 부동산 자금 대출 업무, 기업 금융 진출 등에도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인터넷전문은행도 결국 은행법이 요구하는 규제를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 은행들과 완전히 다른 비은행 서비스를 제공하기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의 멘트 들어보시죠.

    [금융권 고위 관계자: 인터넷뱅크는 (규제) 울타리 밖에서 만들어졌잖아요. 거기도 점점 커지면 울타리 안으로 가둘 거예요. 그런 규제가 점점 확대된다고 하면 성격도 달라지겠죠. 기업 업무도 못하잖아요. 한계가 있을 거고.]


    <앵커>
    그렇군요. 이제 상장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는데, 투자하는데 있어 직접적인 위험성은 없습니까.

    <기자>
    카카오뱅크 공시에 따르면 기관 배정 물량은 약 3,600만 주입니다.

    이중 일정 기간 주식을 의무로 보유해야 하는 주식은 약 60%고, 유통이 가능한 주식의 비율은 약 40%입니다.

    SKIET나 SK바이오사이언스 경우에 유통 가능한 주식 비율이 각각 35%, 15%였던 점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편인데요.

    따라서 기관투자자들이 상장 직후 수익 실현에 나선다면 대규모 물량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점 주의해야겠습니다.


    <앵커>
    끝으로 내일 상장하고 나면 카카오뱅크는 어느 정도의 규모로 성장하게 되는지 전망 짚어주시죠.

    <기자>
    카카오뱅크의 공모가는 3만 9천 원이죠.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인 7만 8천 원으로 결정되고, 상한가를 찍는 `따상`에 성공하면 주가는 10만 1,400원까지 오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시가총액은 48조 원까지 불어나는데, 기존 금융주들은 물론이고 시총 8위인 현대차와 어깨를 나란히 합니다.

    카카오뱅크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도 있지만 플랫폼 사업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상존하고 있기 때문에

    과연 주가가 얼마까지 오를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집니다.


    <앵커>
    정치경제부 배성재 기자였습니다. 배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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