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자제품 제조사 샤오미(小米)가 3년 안에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누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11일 중국증권보 등에 따르면 레이쥔(雷軍) 샤오미 회장은 전날 밤 온라인으로 진행된 추계 신제품 발표회에서 "샤오미는 향후 3년 안에 (스마트폰)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하겠다"고 공개 선언했다.
레이 회장은 "(스마트폰) 세계 2위 자리를 차지하고 나서 모두 대단히 기뻐했고, 세계 1위도 될 수 있다고 느꼈다"면서도 "우리는 얼마 안 된 회사로서 매우 냉정하게 (선두와) 격차를 직시하고 계속 실력의 기초를 쌓는 가운데 우선 세계 2위 자리를 안정적으로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샤오미는 중국 및 해외 시장에서 미국의 제재로 제품을 제대로 내놓지 못하고 있는 중국 통신장비 제조사 화웨이(華爲)의 공백을 빠르게 메우면서 시장 점유율을 급속히 끌어올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는 17%의 점유율을 확보해 애플(14%)을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샤오미의 시장 점유율은 1위인 삼성전자의 19%에 근접했다.
샤오미가 창사 이래 분기별 스마트폰 점유율에서 2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른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조사에서 샤오미는 지난 6월 17.1%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해 삼성전자(15.7%)를 제치고 `반짝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레이 회장은 샤오미가 25%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유럽을 포함해 22개 국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이미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업계에서는 샤오미가 11일로 예정된 삼성전자의 신제품 공개(언팩) 행사 하루 전날로 자사 신제품 공개 행사를 잡은 것도 자사가 현 스마트폰 1위인 삼성전자와 진정한 맞수가 됐다는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샤오미는 전날 발표회에서 카메라를 화면 아래 숨기는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UDC)가 탑재된 첫 스마트폰인 MIX4를 공개했다.
샤오미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MIX4는 UDC 탑재로 기기 전면을 모두 디스플레이로 덮었다. 가격은 4천999위안(약 89만원)부터 시작한다.
레이 회장은 UDC 탑재 스마트폰 개발에 5억 위안(약 889억원) 이상을 투자했으며 60건의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11일 언팩 행사에서 자사 스마트폰 최초로 갤럭시Z폴드3에 UCD를 탑재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샤오미가 하루 전날 UDC 기술을 먼저 선보인 것이다.
샤오미는 중국에서 아이폰 열풍이 불기 시작한 2010년 레이 회장이 창업한 회사다. 첨단 기술력보다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를 앞세워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영향력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주 사업이지만 인공지능(AI) 스피커, 공기청정기, 랩톱, 태블릿PC, 스마트TV 등 다양한 전자 제품을 인터넷에 연결하는 사물인터넷(IoT) 분야에서도 매출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샤오미의 시총은 10일 종가 기준으로 6천886억 홍콩달러(약 102조원)에 달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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