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의 탈출' 카불 공항 마비…"최소 5명 사망"

입력 2021-08-16 15:45   수정 2021-08-16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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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국제공항에 탈출 인파가 몰리면서 모든 민항기 운항이 중단되는 등 극도의 긴장감이 이어졌다.

16일 톨로뉴스TV와 외신들에 따르면 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하자 크게 동요한 카불 시민 수천명은 날이 밝기도 전에 공항으로 몰려들었다.

SNS에 공유되는 동영상을 보면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으로 끝도 없이 많은 시민이 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탕, 탕`하는 총성이 산발적으로 들리는 가운데 아이를 업거나 안은 시민들이 비명을 지르며 앞으로, 앞으로 내달린다.

이 영상을 올린 작성자는 "시민들이 패닉(공포)에 빠져 공항을 향해 달려가고, 미군이 총을 발사했다. 이런 모습을 보는 게 정말 슬프다"고 적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공항에는 더 많은 인파가 몰렸고, 시민들이 활주로를 장악하고 문이 열린 여객기 안으로 밀고 들어가는 모습도 목격됐다.
여객기에 타려고, 탑승계단에 거꾸로 매달린 절박한 모습도 보였다.

밀려든 인파로 도저히 여객기가 뜰 수 없는 상태가 되자, 공항 당국은 모든 민항기의 운항이 중단됐다고 이날 오후 발표했다.

아프간 항공 당국은 카불 영공 통제가 군에 넘어갔다며, 항공기 노선 변경을 권고했고 이미 유나이티드항공 등 여러 외항사들이 아프간 영공을 피하기 위한 항로 조정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은 "미군의 발포로 공항에서 아프간인 여러 명이 사망했다고 보안군 소식통이 전했다"고 보도했다.

한 미국 관리는 로이터 통신에 "공항에 몰려든 군중이 통제불능 상태였다. 발포는 혼란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후 "카불 공항에서 최소 5명이 숨졌는데, 미군 발포 때문인지 (인파에) 깔려 죽었는지 모르겠다"는 목격자 증언을 전했다.
스푸트니크 통신은 "적어도 3명이 총에 맞아 숨졌다"고 보도했다.

카불 시내를 빠져나가는 차량 행렬로 도로 곳곳이 꽉 막힌 영상도 잇따랐다.

탈레반은 과거와 달리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이슬람 정부`를 구성하겠고 약속했지만, 과거 극단적인 샤리아(이슬람 율법) 적용을 경험했던 시민들은 여전히 공포에 떨고 있다.

특히 수도 카불 시민들은 그동안 미군과 국제동맹군, 국제 NGO단체와 협업하거나 외국인들을 상대로 비즈니스를 한 경우가 많아 `부역자`로 처단될 것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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