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은 왜 몰락했나 [이슈플러스]

박승완 기자

입력 2021-09-13 17:16   수정 2021-09-13 17:16

    '1조 클럽' 남양유업의 몰락
    <앵커>

    한때 연매출 1조 원을 기록하며 성장 가도를 달렸던 남양유업.

    대리점주에 대한 갑질로 촉발된 소비자 불매운동 이후 나락의 길을 걷기 시작하더니,

    올해는 자사의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있다는 허무맹랑한 광고를 게재해 물의를 빚었습니다.

    급기야 홍원식 회장이 경영권을 내놓겠다며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여전히 그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습니다.

    남양유업은 왜 이렇게 됐을까요? 먼저 박승완 기자입니다.

    <기자>

    [A씨 / 서울시 영등포구 : 시민들을 희롱하지 않고 정확하게 발표를 해야지 그거(불가리스) 먹는다고 (코로나가)낫겠어요? 우리는 그래서 남양유업 안 먹어요. 그런 사람들 많아요.]

    [김도훈 / 서울시 금천구 : 경영적으로 요새 (강조되는) ESG경영으로 가줘야 하는데, 이러한 행동은 우리 국민들의 수준을 70년대로 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맞는 표현인진 모르겠는데, 좀 거시기 합니다.]

    [유지연 / 경기도 김포시 : 소수의 몇몇 분들께서 잘못되고 옳지 않은 경영활동으로 국민들에게 보기 좋지 않은 행동을 하는 게 아닌가. 그래서 열심히 하는 경영인들이 피해를 보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갑질`, `마약`, `과장광고`등 숱한 논란으로 얼룩진 남양유업을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선은 싸늘합니다.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면서 지난 2012년 1조 3,403억 원에 달하던 매출이 지난해에는 1조 원(9,360억 원)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경쟁사 매일유업이 지난해 역대 최대인 1조 4,604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올 상반기(4,618억 원)는 지난해(4,683억 원)보다 매출이 더 줄어든 만큼, 연매출 1조 원 회복은 어려워 보입니다.

    국내 유업계를 쥐락펴락하던 남양유업의 몰락 원인으로는 우선 우유와 분유에 편중된 사업 구조가 꼽힙니다.

    올 상반기 기준 전체 매출에서 우유가 차지하는 부분은 51.9%, 분유는 19.2%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을 기록하며 어린이와 청소년 숫자가 급감하고 있는 현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게 실적 악화로 이어진 겁니다.

    지난해 발생한 코로나19 사태로 전국 초중고등학교의 등교 중단이 계속된데 따른 급식 시장 위축도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남양유업은 학교 우유급식의 35%를 차지하는 2위 사업자이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잊을 만하면 반복되는 각종 사건사고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이 가장 치명적입니다.

    소속 대리점주들에게 `물량 밀어내기`를 일삼고 `댓글 조작`으로 경쟁사(매일유업)를 비방해 물의를 빚더니, 올해는 "자사의 `불가리스` 제품에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있다"고 발표해 당국으로부터 철퇴를 맞았습니다.

    결국 홍원식 회장이 책임을 지고 사퇴하고 회사도 매각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진정성을 의심받는 상황입니다.

    [이은희 /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 : 먹거리 안전과 그와 관련된 여러 가지 기업 문화에 대해서 관심을 둬야 하는데, 소비자의 시각으로 볼 때 바람직하지 않은 측면이 있는 요소들이 외부로 불거져 나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떠나버린 소비자들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선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한국경제TV 박승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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