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공급에 '올인'…규제완화 카드 꺼낸 정부

김원규 기자

입력 2021-09-15 17:40   수정 2021-09-15 17:40

    <앵커>
    홍남기 부총리가 오늘 아침 부동산 공급과 전월세 대책 관련해서 몇가지 발언을 했습니다.
    부동산부 김원규 기자와 함께 의미를 알아보겠습니다.
    김 기자, 홍 부총리가 분양가 상한제에 불합리한 부분들이 있어서 개선하겠다 라는 발언을 했습니다.
    어떤 게 불합리하다는 얘기죠?
    <기자>
    우선 분양가상한제는 택지비와 건축비, 가산비를 더한 분양가에 상한을 설정해 주변 시세의 70~80%로 억제하는 제도입니다.
    과도한 분양가를 막아 실수요자의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로 만든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분양가상한제로 분양가가 낮아지다보니 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업계의 비판이 상당했습니다.
    때문에 가뜩이나 주택값이 치솟는 상황에서 공공택지 개발을 주도하는 건설사들이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실제 분양가상한제에 발목이 잡혀 사업 진행이 중단된 재건축·재개발 단지가 서울에서만 55곳, 7만여 채에 달합니다.
    현재 주택 가격의 폭등 배경이 공급 부족으로 꼽히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분양가상한제를 손봐, 서울 도심의 민간 공급을 유도하겠다는 겁니다.
    <앵커>
    분양가상한제 때문에 시공시행사들이 분양을 잘 안하니까, 가격을 더 높여서 수익성을 보전해주겠다는 얘기로 들립니다. 이렇게 되면 분양가는 오르는 거 아닌가요?
    <기자>
    주택값은 물론, 현재 택지비용도 크게 오른 만큼 분양가 상승은 불가피하단 의견이 많은 이유입니다.
    택지비를 산정하는 핵심기준인 공시지가가 표준지 기준 올해 10.4%(전국 평균) 상승했습니다.
    때문에 주택을 건설하는 건설사와 실수요자들 모두가 만족할 만한 개선안이 나올지는 미지수입니다.
    민간 공급을 활성화하기 위해 분양가를 높이게 되면 적잖은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분양가 9억 이하만 중도금 대출이 나오는데다가 이 기준을 초과하면 여유 자금이 없는 서민들의 분양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전문가들은 "분양가상한제 완화는 `저렴한 주택을 많이 공급한다`는 현 정부의 정책 기조와 정면 배치되는 것"이라며 "가격과 상관없이 공급만 늘리면 된다는 정부의 `공급만능주의`가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분양가상한제를 통해 주택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정부 의도가 또다시 흔들리게 되는 셈입니다.

    <앵커>
    주택공급을 늘리려면 분양가 규제를 조금 풀어주긴 해야겠는데, 그러면 정작 서민들이 집을 들어가긴 더 어려워지는 또다른 문제가 생긴다 이거네요.
    홍 부총리 발언중에 비아파트에 대한 난방과 면적규제를 풀겠다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1~2인 가구 주택 수요와 단기 주택공급을 위해서다 라는 말을 했는데, 이건 무슨 얘깁니까?
    <기자>
    대표적인 비아파트가 오피스텔입니다.
    오피스텔은 엄연히 말하면 사무용인데, 정부는 그간 주거용으로 사용하지 못 하게 바닥 난방을 제한했습니다.
    2007년에 전용면적 50㎡ 이하, 2009년에는 전용 85㎡ 이하만 각각 바닥 난방을 허용해왔습니다.
    다시 말해, 이 기준을 초과하면 바닥 난방 시설을 설치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전용 85㎡를 초과하는 오피스텔도 바닥 난방을 허용하겠다는 겁니다.
    이것 역시 정부의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는 맥이 맞닿습니다.
    <앵커>
    주거용 오피스텔도 그러면 소형 원룸같은 형태만이 아니라 더 넓은 평수로도 조성이 가능해질 수도 있겠습니다.
    정부가 지금 연내 전월세 가격안정 방안을 내놓겠다라고 했는데, 이미 임대차 3법이 나온 상황에서 앞으로 더 나올 수 있는 방안이 있는 겁니까?

    <기자>
    전세값 폭등을 촉발한 기존 임대차법 등으로 인해 또 다른 규제가 나오긴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입니다.
    다만, 다른 유형의 공급이 제시될 것이란 의견이 나왔습니다. 특히 다세대주택이 그 방안으로 거론됩니다.
    아파트와 달리, 3년 내외로 사업을 마무리 할 수 있는 단기적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전세대란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3기 신도시 등 대규모 신규 택지 지구의 사전 청약이 진행되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3기 신도시만해도 빨라도 입주가 2030년 전후에 이뤄지는데, 청약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전세 등 임대시장 수요가 대폭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수많은 사전 청약 당첨자들을 수용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대안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전월세 대책이 어떤 게 나올지는 좀 더 지켜보기로 하고, 정부가 공급을 늘리기 위해서 규제완화 카드를 꺼내든 모습인데, 마침 서울시도 오늘 공급을 위한 대안을 내놨다고요?
    <기자>
    오세훈 시장이 재개발 재건축 시장 활성화 방안으로 이른바 `지천 르네상스`라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 부분은 리포트로 준비했습니다. 함께 보시죠.
    <앵커>
    오늘 발표된 오세훈 시장의 개발계획까지 살펴봤습니다.
    지천을 중심으로 수변도시를 만든다, 확실히 재건축 재개발 사업은 더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겠습니다.
    문제는 이런 방식이 혹시나 개발호재로 인식돼서 집값 상승을 더 부추기는 건 아닌가 하는 점입니다. 어떻습니까?
    <기자>
    그런 경계감도 일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미 앞서 정부가 내놓은 공급 대책들이 시행되는 현장에서는 개발이 호재로 인식되는 현상이 심화되는 모습입니다.
    이 부분은 홍헌표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앵커>
    규제 완화에 나선 정부, 그리고 서울시의 지천 르네상스 계획까지 짚어봤습니다.
    부동산부 김원규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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