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라이언은 밉상이 됐나…심판대 오른 빅테크 [특별기획]

김민수 기자

입력 2021-09-17 18:37   수정 2021-09-17 18:37

    '빅테크 때리기' 본질은…'대선용' 초강력 규제 우려
    <앵커>
    한국경제TV는 특별기획으로 최근 우리 사회와 경제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빅테크 때리기`에 대해 보다 깊이있는 분석을 해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우리 생활에 편리함만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였던, 거대 플랫폼에 대한 시선이 문어발식 사업확장과 골목상권 침해로 사뭇 달라진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무분별한 규제로 혁신 성장의 생태계를 깨서는 안된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빅테크를 대표하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얼마나 무서운 존재가 됐길래 이런 우려 마저 나오는 것일까요?

    <앵커>
    이번 기획을 맡은 김민수 기자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김 기자, 산업적으로 보나 우리 국민들의 생활 면에서 보나 확실히 네이버 카카오의 영향력이 상당히 커진 게 사실입니다

    <기자>
    아직 주머니 속 스마트폰 앱으로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네이버·카카오 같은 거대 플랫폼들은 이al 우리 생활 전반은 물론, 전 산업군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전에는 단순히 성장성이 높은 혁신 IT기업이였다면, 이제는 플랫폼의 위력으로 우리 생활 주변의 모든 것들을 집어삼킬 수 있는 공룡이 된 것이죠.

    무엇보다 우리 삶 깊숙히 자리잡은 골목까지 플랫폼의 영향력이 미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질문에 직면한 것이죠.

    "덕분에 편해서 좋은데, 이거 무조건 편하면 좋나?" "너무 한 쪽으로 쏠리는 건 위험한 거 아냐?" 이런 의문이죠.

    특히 이번 코로나19 팬더믹을 겪으면서, 엄청난 수혜를 입은 거대 플랫폼을 향한 시선이 분명히 달라진 것은 사실입니다.

    한 때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던 카카오를 두고 최근에는 `카카오 당하다`라는 신조어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고영욱 리포트]

    <앵커>
    빅테크에 대한 규제가 우리나라만의 상황이 아니었군요. 그간 IT분야는 항상 편리함과 혁신의 상징처럼 여겨져 왔는데 지금 이 분야를 바라보는 시선이 이렇게까지 나빠진 건 정확히 뭐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기자>
    거대 플랫폼 기업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시선이 조금씩 달라진 건 두 가지 원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먼저 유료화겠죠. 처음에는 공짜에다, 세상에 없던 편리함으로 다가왔던 플랫폼 서비스들이 어느 순간부터 하나둘씩 돈을 내야하는 시점이 된거죠.

    처음에는 한 달에 천원, 이천원이면 끝났는데, 다양한 서비스와 플랫폼들이 등장하면서 부담이 늘어난거죠. 머릿속 한편에서 "이거 계속 가격을 올려도 쓸 수 밖에 없는데?" 이런 생각이 들면서 심리적 저항이 시작된 겁니다.

    다음은 골목상권과의 충돌이죠. 우리나라는 자영업자 비중이 25%로, OECD 국가 가운데 6번째로 높습니다.

    자영업자와 충돌하는 것은 우리 국민 상당수의 생계와 연결된 예민한 부분을 마주하게 되는 겁니다.

    카카오 같은 거대 플랫폼이 무리하게 골목으로 확장하면서 불을 붙인 것이죠.

    이제 무엇인가 이들의 제어할 수단을 필요한데? 이런 인식들이 사회 전반에 자리잡은 겁니다.

    <앵커>
    늘어나는 서비스 이용료와 골목상권과의 충돌. 두가지가 원인이라는 건데, 네이버와 카카오 중에서도 특히 카카오가 유독 더 규제의 심판대에 많이 오르는 것 같아요. 왜 그런 걸까요?

    <기자>
    이번 특별기획을 준비하면서 각계 각층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결론은 카카오가 더 매를 맞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는 겁니다.

    크게 2가지 측면으로 나눠보겠습니다. 첫번째는 무한 확장과 공격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카카오의 경영전략 때문입니다.

    성장이 기업의 본질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탐욕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것이죠. 한층 중요해진 기업의 사회적인 역할을 카카오가 간과했다는 지적이 지배적입니다.

    이 부분에 대한 신랄한 비판의 의견 들어보시겠습니다.

    [위정현 / 중앙대학교 교수 : (카카오 전체가) IPO에 완전히 올인해가지고 오직 매출 극대화하고 예를 들어서 다른 필요하면 닥치는 대로 M&A해가지고 사업의 성장성을 입증하고 그걸 통해서 IPO에서 대박을 터뜨리고 그 속에 있는 임원들은 인생이 바뀌고. 그러니까 카카오 계열사의 임원들은 김범수가 왜 카카오를 창업했고 왜 카카오를 통해서 사회적 가치를 구현하려고 하고 이런 건 별로 관심이 없는 거예요]

    <앵커>
    김범수 창업자같은 경우는 얼마전에 재산 절반을 사회에 기부하기도 하고 확실히 사회적가치를 실천하는 면모를 보이고 있는데, 막상 계열사 임원들은 그런 가치를 공유하는 것 같지가 않다라는 거네요. 카카오 계열사들이 어느 정도길래 이런 비판이 나오는 겁니까?

    <기자>
    지금 보시는 건 인터넷상에서 나름 유명한 이미지인데, 얼핏 보면 카카오가 상조서비스까지 진출했어? 이렇게 보실 수 있는데요. 사실은 카카오의 문어발식 확장을 비꼰 겁니다. 카카오는 상조서비스까지는 아직 진출하지 않았구요. 또 하나 는 카카오의 엄청난 먹성을 풍자한 그림이구요.

    우리에게 편리함과 혁신을 의미했던 카카오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건 사실 카카오가 자초한 부분이 큽니다.

    혁신적인 기업이라고 말했지만, 그동안 카카오가 보여준 모습은 대기업들의 전형적인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판박이였습니다. 서비스 방식이 보다 편리했을 뿐이었죠.

    특히 택시, 대리운전, 퀵서비스, 꽃 배달, 미용실, 네일숍, 영어교육, 실내 골프장, 주차 대행 등 골목상권 구석구석을 헤집는 카카오에, 이제 국민들은 `카카오가 왜 여기까지 진출하지?` 이런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겁니다.

    카카오는 자신들의 사업 진출로 시장의 규모와 질이 성장하는 순기능이 있다고 설명하지만, 그 방식이 새로운 기술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게 아니라 기존 업체를 인수하는 것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또 카카오톡이라는 국민 메신저 플랫폼의 힘을 빌리지 않았다면 모를까, 공정한 경쟁이라는 측면에서 당연히 기존 사업자와 충돌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앵커>
    확실히 지금같아서는 카카오가 뭘 해도 이상하다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어느 분야에서든 카카오의 서비스를 경험하는 상황인데, 혁신이라는 인식보다는 문어발 사업확장이라는 느낌을 더 강하게 주고 있다라는 얘깁니다.

    헌데 이런 문제가 있다는 건 사실입니다만, 왜 하필 지금이냐 라는 물음을 던질수밖에 없거든요. 왜 지금 화두가 되는 겁니까?

    <기자>
    `빅테크 때리기`는 사실 새로운 내용은 아닙니다. 이미 예정됐고 준비중이었던 것이죠. 일단 금융과 온라인플랫폼 두 측면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먼저 이번 사태의 불을 당긴 `카카오페이`에 대한 규제의 근간이 되는 금융소비자보호법은 이미 지난해 통과가 됐고, 1년간의 유예기간을 줘서 이제 시행되는 겁니다.

    일반적인 금융회사였다면 서둘러 준비했겠지만, 사실 카카오페이가 법 시행을 앞두고도 아무것도 안하자 금융당국이 경고한 것이 사태를 촉발시킨 거죠.

    온라인플랫폼에 대한 규제 법안 역시 이미 지난해부터 공정거래위원회가 준비를 해왔고, 국회에도 많은 법안들이 올라와 있는 상태입니다. 올해 하반기 그 결실을 맺겠다는 것이죠.

    여기서부터 왜 지금인가에 대한 의문을 풀어보겠습니다.

    사실을 법을 만들거나 법을 집행할 때, 그 강도를 결정하는 것은 정책의 아젠다를 쥔 정부와 여당의 의지입니다.

    내년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자영업자들의 최대의 적으로 꼽히는 카카오를 때리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일 수 있겠습니다.

    엄청난 최저임금 인상에다 코로나19로 문재인 정권에 대한 자영업자들의 민심은 사상 최악인 상황이죠.

    이런 상황에서 내년 대선을 앞둔 여당이 강력한 온라인플랫폼법을 만들어 자영업자들의 표심잡기에 나서는 것이죠. 대선 경선으로 컨벤션 효과가 시작되는 바로 지금인 겁니다.

    <앵커>
    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의식한 행보로도 풀이된다 이건데, 그런데 이런 규제 움직임에 부담을 느끼는 게 네이버와 카카오 만이 아니라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거대 플랫폼을 향한 규제 때문에 한창 성장하는 스타트들이 유탄을 맞을 것이라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곳은 버틸만 한데 오히려 플랫폼 비즈니스 생태계를 망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유오성 리포트]

    <앵커>
    이런 규제 움직임 때문에 우리 산업에서 혁신 유전자가 사라져버리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공정위가 이번에는 카카오 엔터까지 조사에 착수했다고 하고 추석 이후에는 또 국감도 예정돼 있다보니까 규제가 아직 시작에 불과한 게 아니냐 이런 우려가 나오는 상황인데,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요.

    <기자>
    문재인정부가 가장 실패한 정책을 꼽으라면 부동산 정책과 자영업자 정책이 들 수 있습니다.

    현재 이 부동산 정책이 이제 손쓸 수도 없이 실패한 상황에서 결국 공급은 할 수 없으니 돈줄을 막아 수요를 줄이겠다는 판단을 한 것인데요.

    보다 쉽게 대출을 할 수 있는 핀테크에 대한 규제는 어쩌면 당연한 겁니다.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가계부채`라는 명분으로 대출을 줄여 부동산 가격이 더 오르는 걸 막아야 하는데, 말을 잘 듣는 대형 금융사 말고 핀테크를 틀어쥘 수단이 필요했던 것이죠.

    그동안 별 관심이 없었던 `금융소비자보호법`이 강력한 무기로 쓰인 거죠.

    정부부처들이 일사분란하게 플랫폼 규제를 외치는 건 분명한 메세지를 담고 있습니다.

    대선시즌이 시작된 상황에서 자영업자들의 적으로 거대 플랫폼을 규정한 것으로 볼 수 있죠.

    이번 특별기획을 준비하면서, 공정거래법과 같은 기존 법체계로는 다룰 수 없는 플랫폼 경제에 대한 새로운 원칙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새로운 `규제`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원칙과 규율, 규범이 필요한 겁니다.

    선거용 규제로 인해 우리 혁신 경제 생태계 전체가 무너지는 일이 없도록, 냉철히 지켜봐야겠습니다.

    <앵커>
    이번 빅테크에 대한 규제가 시작되면서 가장 불안한 분들은 카카오나 네이버에 투자를 하신 분들일 겁니다. 네이버와 카카오, 어떤 종목이 더 타격을 받고, 앞으로 주가의 흐름은 어떻게 될지. 증권 전문가들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이민재 리포트]

    <앵커>
    이제 플랫폼 규제에 대한 움직임이 본격화할텐데, 앞으로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기자>
    앞으로가 걱정입니다. 당장 다음 달 열리는 국회 국정감사부터 `빅테크 때리기`는 폭풍처럼 몰아칠 겁니다.

    늘 등장하는 군기잡기와 창피주기의 대상이 예전에는 대기업 CEO였다면 이제는 플랫폼으로 바뀐 것이죠.

    김범수 카카오 의장, 강한승 쿠팡 대표, 배찬 야놀자 대표 등 국내 주요 플랫폼 빅테크 대표들이 국감증인으로 등장할 전망입니다.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이들 빅테크를 향한 여론은 한층 악화할 수 밖에 없구요. 이를 통해 현재 정부와 여당이 준비중인 온라인플랫폼법이 한층 더 강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존에 논의하고 준비중인 것보다 더 강력해질 수 있다는 것이죠.

    무엇보다 대선시즌을 맞아 정확한 검증 없이 속전속결로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 걱정입니다. 눈여겨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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