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에도 채권시장 있다, 그러나 [K-VINA 칼럼]

입력 2021-10-01 10:51  

라오스에도 채권시장이 있다
일반 회사채가 아닌 정부채권 시장이다
일반기업은 회사채를 발행한 적도 아직 없다
자본시장이 개설된 지 11년이 되었는데
상장된 회사는 겨우 11개에 지나지 않지만
라오스 정부는 2018년부터 정부채권을 발행하고
LSX(라오스증권거래소)에 상장하고 있다
10월 현재 라오스통화표시채권은 약 3.8억달러(3조 8500억 kip),
달러표시는 약 5천만 달러가 상장되어 있다.

금년들어 라오스정부는 국채발행에 열성이다
당국자마다 국채시장 활성화를 화두로 꺼낸다. 왜 그럴까?
그 대답은 최근 컨설팅을 수행한
ADB(Asian Development Bank)보고서에서 엿볼 수 있다
ADB는 라오스에 국채시장 육성을 권고하면서
그 첫째 이유로 국채시장을 육성을 통해 글로벌 자금경색에
대응력을 증진시키고,
둘째로 환율변동 리스크와 대외수지 불균형을 완화시키며,
셋째로 대규모 외환 보유 필요성이 낮아진다고 했다.
지금 라오스는 통화가치하락, 대외수지 악화 등의
어려움에 처해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국채시장 육성이 선택지 중 하나일 수도 있다

지금 라오스의 국채시장 걸음마 단계다
먼저 발행시장은 인디언식 기우제 같다.
다 팔릴 때까지 파는 전략이다.
2020년까지는 상업은행이나 법인의 팔을 비틀어서(?)일까
발행액이 일찍 소진되었지만,
금년상반기에 발행한 국채는 6개월이 지난
현시점에서도 50%가 채 팔리지 않았다.
달러표시채권은 5천만달러가 다 팔렸지만
kip표시채권의 판매는 저조하다.
1좌당 액면가액이 1백만kip(자국통화표시·낍)과 100달러로
금액의 정수배로 구입할 수 있다
할인이나 할증 없이 액면가 그대로 판매되고 있다.
가격 경쟁 없이 속편하게 장사하고 있다
예산이나 재정용 정부채권(Budget Balancing/Treasury Bill)의
판매 저조로 정부예산집행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라오스사람들에게 정부채권을 사고싶냐고 물었을 때
돈이 없어서 못산다고 하는 부류와
돈이 있으면 차라리 10%대의 높은 금리를 주는
저축은행에 예금하겠다고 하는 부류로 나누어진다
정부채권은 매수자 입장에서 별 메리트가 없는 것이다
라오스신용등급(CCC)이 정크본드 수준이라 안전성이 매우 낮다
일부 민간기업보다도 낮은 국가신용등급 수준이다
하지만 대규모 자금을 지닌 법인들에게는
마땅히 투자처가 없는 경우에는 투자 대안일 수 있다.
그래서일까?
달러채권은 라오스인에게 인기가 있는데
라오스통화표시채는 인기가 낮다

3년물 쿠폰가격(금리)이 6%대로 상대적으로 높다
라오통화표시채는 6.8%(3년물), 7.5%(10년물), 8%(20년물)를,
달러표시채는 5%(1년물), 6%(3년물), 8%(10년물)를 지급한다
채권발행한지 4년째이지만 쿠폰가격변동은 없다
1년만기 정기예금도 6%의 이자를 지급한다
채권투자는 수익률 측면에서 큰 이득이 없다.
그래도 달러표시채권의 경우는 매수 유인이 있다.
대외채무와 외화부족이 심화됨에 따라
통화가치가 달러당 9,000kip대에서 11,000kip대로 떨어졌다.
환율불안 방패로 달러표시채권을 찾는 투자자가 있다.
라오스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꽤나 달러표시채권을 사들였다
하지만 해외기관투자자들은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만큼 라오스투자리스크를 크게 보고 있는 것이다

유통시장은 아직 존재감이 없다
라오스증권거래소에 국채가 상장되어 있지만
아직 시장에서 거래가 단 한 건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증권사에 물어보았다
채권을 매수한 후 어떻게 팔 수 있냐고
특히 외국인의 경우 빨리 팔아야 할 때도 있으니
환금성이 매우 중요하다며… 어떻게 팔아야하는지?
증권사에서는 매수자를 찾아줄 수 있다고 했다
액면가 대비 10~20%할인선에서 매수자 물색이 가능하다고
그러나 증권사 중개로 거래된 적도 없다고…
시장의 유동성이 확보된다면 쉽게 투자할 수 있는데
이러한 환금성이 보장 되지 않으면
채권 발행 자체도 어려움을 겪게 된다

시장활성화의 핵심인 유통시장이 발전하지 않는 이유로는
먼저 채권투자자 층이 얇다
특히 기관투자자는 규모가 작다
고작 4개 증권사와 20여개 상업은행이 있다
자본금 등 그 운영규모도 작다
보험사는 몇 개 있고, 투자은행은 전무하다
한마디로 국채를 감당할만한 기관투자자가 별로 없다
더구나 신용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대부분 현금거래다보니
호주머니에 있는 돈만큼만 투자가 가능하다
매수여력이 상대적으로 작다
또한 한번 사면 만기까지 가지고 있는 라오스인의 투자성향
1년·5년짜리보다 10년·20년짜리를 더 선호한다
1%라도 이자를 더 주는 장기채를 구입하여 끝까지 가지고 있다
살 때부터 아이에 팔 생각이 없다
가격상승에 따른 차익(Capital Gain)을 먹겠다는 생각은 없다
발행채권의 가격이 비싼지 판단할만한 지표금리도 없고
법과 제도정비도 아직은 미비하다
하지만 현지외국인 입장에서는 투자매력이 전혀 없는 게 아니다
그중 가장 큰 것이 이자소득세가 없는 것이다
6%의 이자소득이 차감 없이 온전히 소득이 되는 것이다
라오스통화가 불안하면 달러채권을 구입하면 된다
6개월마다 이자는 자동으로 계좌입금 되고
만기도래시 원금도 자동 입금된다
이러한 매력에도 불구하고 채권 투자를 하려면
3개 증권사 중 한 곳을 직접 방문해야 하는 불편한 점도 있다
가장 큰 위험은 국가신용도 문제다
정부의 대외부채 상환 능력이 있는지가 관건이다
라오스 경제가 반등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안정성만 담보할 수 있다면야… 누군들 두려워하겠는가?

1997년 아시아금융위기와 2007년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국채시장 견고한 역할과 기능을 거울삼아(ADB보고서 언급)
지금 라오스 정부는 국채시장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어보인다
국채시장의 Market Maker인 PM(Primary Dealer)을 도입하고
정부의 재정상황, 부채관리 등 정보의 투명성은 물론
연금펀드, 우체국예금 등 투자자 저변을 확대하고
관련 법 정비와 시장인프라를 선진화하는 등
아직 갈 길은 첩첩 산중이다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라고 했던가?
첫 걸음만 띄면 가는 것이다
하나씩 하나씩 해나간다면…
역사는 어쨌든 진일보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라오스에서도 자본시장은 어쨌든 발전할 것이다
채권시장이든 증권시장이든
그 세월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지만…

칼럼 : 황의천 라오스증권거래소 C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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