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사재기 대란…물난리 여파로 1만8천명 고립

입력 2021-11-19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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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15일(현지시간)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캐나다 서부 지역에 산사태와 홍수로 인명·재산 피해가 쏟아지고 있다.

주민 1만8천여명이 아직 고립된 상태이고, 가죽 수천 마리가 익사한 데다 생필품을 쟁여두려는 일부 주민들로 사재기 대란까지 발생하고 있다.

18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비상사태가 발생한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에는 산사태로 도로가 파괴되고 산간 마을이 고립돼 약 1만8천명의 발이 묶였다.

폐쇄됐던 고속도로는 일부 복구돼 조금씩 통행이 재개되긴 했지만, 특히 타격이 큰 밴쿠버 동쪽과 동북쪽의 산악지역을 중심으로 구조대의 접근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BC주의 남서부 지역에선 주요 고속도로가 쓸려나가 여행객들이 며칠째 오도 가도 못하고 있다. 캠프호프에는 여행객 약 300명이 15일부터 고립돼 헬리콥터로 식량을 공급받는 형편이고, 밴쿠버 북동쪽의 산지 마을 툴라민에도 여전히 주민 400명이 고립된 채 지내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보도했다.

철도, 도로 유실 등으로 물류난이 발생하자 사재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온라인에는 마트에서 쇼핑객들이 앞다퉈 물건을 사들이는 사진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마트의 텅 빈 선반과 냉장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초기를 연상시킨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캐나다 서부 지역의 대형 슈퍼마켓 체인인 `세이브온푸드`는 고객들에게 사재기를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트위터에 "지금이 매우 어렵고 도전적인 시기라는 점을 이해한다"며 "제발, 당신의 가족이 지금 필요한 것만 사세요"라고 호소했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관계자도 물품을 공급받을 수 있는 앨버타와 BC주를 잇는 고속도로가 개통되는 등 공급망 변경이 이미 진행 중이라고 안심시키기도 했다.

가축 피해도 이어졌다. 이미 수천 마리가 죽었고, 그보다 많은 수의 가축이 물에 잠긴 상태다. 그나마 소 9천 마리는 대피해 다른 농장 60곳에 수용됐다.

가장 큰 피해를 본 지역은 밴쿠버 동쪽 프레이저 밸리로, 63개 낙농가에 대피령이 내려졌다. 프레이저 밸리의 애버츠퍼드시는 1천200여개의 농장이 있어 BC주에서 소비되는 유제품, 계란, 가금류의 절반을 공급하는 곳이다. 애버츠퍼드시장은 이 지역에서만 10억캐나다달러(7억9천300만달러·9천389억원)의 피해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며칠간 애버츠퍼드시 곳곳에서는 농민들이 소 한 마리라도 더 구하기 위해 보트에서 소를 끈으로 매어 잡아끄는 모습 등이 목격되기도 했다.

이에 따른 우유 생산도 타격이 예상된다. BC주 낙농협회는 이번 폭우로 버려야 했던 우유만 수백만 리터에 달한다며, 우유 생산량의 4분의 3이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협회는 생산이 재개되긴 하겠지만 일시적인 우유 부족 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장진아  기자

 janga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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