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된 섬` 1300만명 고통"…기자가 전한 中 시안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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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1-06 14:37  

"`고립된 섬` 1300만명 고통"…기자가 전한 中 시안 상황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작년 말부터 고강도 봉쇄에 들어간 중국의 고도(古都) 시안(西安) 상황을 묘사한 프리랜서 기자의 글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장쉐(江雪)라는 이름의 기자가 `장안(長安·시안의 옛 명칭) 10일-나의 봉쇄 열흘 일기`라는 제목으로 쓴 이 글은 도시 봉쇄 및 외출 금지 상황 속에 시민들이 겪는 고충과 재난 속에 서로 돕는 모습을 소개한다.

장쉐는 봉쇄령이 처음 내려진 지난달 22일 상황을 적은 대목에서 "비록 정부는 `물자 공급이 충분하다`고 했지만, 사람들은 이미 사재기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밤에 슈퍼마켓에서 사재기를 하는 사람, 임산부, 병자, 대학원 입시생, 건축 노동자, 부랑자, 여행객 등은 모두 이번 도시 봉쇄가 그들에게 가져올 재난을 낮게 평가했을 수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이 도시에 `일시정지` 버튼을 누른 그들, 권력을 쥔 사람, 그들은 이 도시에 사는 1천300만명의 운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 보았을까?"라며 정부 방역 행정의 `그늘`을 서늘하게 비판했다.

저자는 봉쇄 초기에는 슈퍼마켓, 식료품점 등이 문을 열어두고 있어서 기본적 생활은 가능했지만 봉쇄로부터 이틀이 지나자 먹거리를 구하는데 어려움이 생겼다고 전했다.

장쉐는 이어 지난달 27일 통제 수위 격상에 따라 이틀에 한 번씩 외출해 음식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폐지됐다며 그때부터 누구도 거주 단지 밖으로 나갈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그 이튿날인 지난달 28일 인터넷은 음식을 살 수 없다고 호소하는 시안 시민들의 글로 넘쳐났다고 전했다.

이어 29일 "상황이 더욱 나빠졌다"고 전했다.

그는 "두 젊은이가 `일주일째 인스턴트 라면을 먹고 있는데 입이 다 헐었다`고 했다"며 "한 명은 라면 두 봉지 밖에 먹을 것이 남지 않았다고 했고, 다른 한 명은 `실탄과 군량이 모두 바닥났다`고 했다"고 소개했다.

거기에 더해 시안 시내 택배가 12월 21일을 전후해 모두 멈춰서면서 시민들은 온라인 주문을 통해 외지에서 물건을 배달받을 수도 없게 됐다고 전했다.

저자는 또 임신한 여성이 병원에 갈 수 없는 상황, 신장 이식 후 급하게 약을 사야 하는 환자가 약 살 곳을 찾지 못하는 상황, 외지 출신 노동자가 공사현장에서 밥을 먹지 못하고 있는 상황, 대학원 입시를 치르러 온 사람이 거리를 떠돌며 굶주리고 있는 상황 등 흉흉한 소식들이 SNS에서 떠돈다고 전했다.



장쉐는 이 같은 상황 묘사와 함께 "행정력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는 것을 정부는 아직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의 봉쇄 정책을 비판했다.

외출금지 등 고강도 봉쇄 정책을 융통성 없이 집행하는 동안 주민들이 상부상조하며 자구책을 찾을 길마저 막혔고, 정부의 개인별 식료품 배급도 제한된 행정력 아래에서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장쉐는 봉쇄 초기 온라인상에서 수천명의 자원봉사자가 조직됐지만 당국이 거주 단지 밖으로 외출하지 못 하게 하는 바람에 역할을 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재난시 지역사회에서 주민 간 상부상조가 필수적인데 경직된 방역 정책으로 인해 사람들이 `고립된 섬`이 됐다고 그는 지적했다.

또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인 징둥, 티몰과 같은 막강한 택배 시스템이 있음에도 정부가 그것을 활용하지 않는다는 원성도 소개했다.

그러면서 장쉐는 말단의 배달 시스템부터 회복해 식료품점이나 슈퍼마켓 등이 거주 단지에 들어가 물건을 배달할 수 있도록 하고, 각종 구명약품이 주민들 손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안은 작년 12월 9일 파키스탄발 항공편을 통해 코로나19 확진자가 유입된 뒤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하면서 약 2주 동안 도시 전체가 봉쇄된 상태다.

글을 쓴 장쉐는 중국의 유력 언론매체에서 탐사보도 기자로 명성을 날리다 당국의 언론 검열 강화 흐름 속에 2015년 프리랜서 기자로 전향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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