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빵공장' 우크라, 전쟁나면 전 세계 식량난

입력 2022-01-25 15:18  


유럽의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식량 위기와 함께 취약 국가들의 정치적 불안이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우크라이나는 지구상에서 가장 비옥한 흑토지대 위에 있어 `유럽의 빵공장`이라고 불릴만큼 밀을 비롯한 곡물이 풍부하게 생산된다.

이런 우크라이나의 곡물 생산이 전쟁으로 차질을 빚게 되면 식량 가격이 폭등하고, 이는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식량 수입국들의 정치적 불안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미국 외교전문 매체 포린폴리시(FP)가 전망했다.

FP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러시아의 공격 목표인 우크라이나 동부는 곡물 생산의 중심지 역할을 하는 곳이라서 전쟁의 피해가 더욱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식량 안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밀의 생산과 수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2020년에 밀 2천400만t을 수확해 이 중 1천800만t을 수출했다.

세계 5위 밀 수출국인 우크라이나의 `고객 명단`에는 중국과 유럽연합(EU)도 들어있지만 개발도상국의 의존도가 더 높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통계에 따르면 2020년 레바논에서 소비되는 전체 밀의 약 절반이 우크라이나에서 수입됐다.

밀 소비량의 10% 이상을 우크라이나에서 수입하는 14개 국가 중 상당수가 이미 정치적 불안과 폭력 사태로 식량 수급 불안에 처한 것으로 파악된다.

예멘과 리비아는 각각 밀 소비량의 22%와 43%를 우크라이나에서 수입한다.

우크라이나 밀의 최대 소비국인 이집트는 2020년에 우크라이나산 밀 300만t 이상을 수입했다. 이는 이집트 밀 소비량의 14%에 해당한다.

우크라이나는 같은 해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 각각 전체 밀 수요의 28%를 공급했다. 방글라데시는 밀 소비량의 21%를 우크라이나에서 수입했다.

정치적으로 불안한 국가에서 곡물 부족으로 식량 가격이 폭등하면 `아랍의 봄`과 같은 혁명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2010년대 초반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발생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 사태는 식량 가격 상승이 촉발했다.

최근 카자흐스탄에서 연료 가격 상승으로 폭동이 발생한 것처럼 종종 생필품 가격 급등은 민생고로 누적된 불만에 불을 댕기기도 한다.

정치 정세가 불안한 리비아, 예멘, 레바논 등에서 식량 가격이 급등하면 상황이 걷잡을 수 없게 악화할 수 있다.

EU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실제로 침공하면 대규모 난민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으며 아울러 유럽이 식량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EU는 식량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곡물 공급망 확보와 수입선 다변화 등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FP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저지되어야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세계의 `식량 창고` 중 하나에서 식량 배달이 중단되는 사태를 막아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이유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쟁을 피할 수 없다면 국제사회는 식량 위기에 신속하게 대응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FP는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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