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나면 車부품·화장품 직격탄...반도체 공정 차질"

입력 2022-02-18 10:55   수정 2022-02-18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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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긴장 고조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자동차부품, 화장품, 플라스틱 등 품목을 중심으로 교역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또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국내 제조기업의 원가 부담이 가중되고,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일부 희귀가스는 수입 의존도가 높아 수급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관측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18일 이런 내용을 담은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현황 및 우리 기업 영향`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사태가 전면전 등으로 악화될 경우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한 이후 우리나라의 대(對)러시아 수출이 크게 줄었던 때와 같이 우리의 수출입 거래에 큰 피해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4년 당시 우리나라의 러시아 수출 규모는 101억달러였으나 크림반도 합병 후 1년이 지난 2015년에는 47억달러로 전년 대비 53.7% 급감한 바 있다. 현재 러시아는 우리나라의 10위 교역대상국이다.

특히 사태가 악화되면 우리 수출입 기업이 다수 포진해 있는 분야인 화장품(444개사), 기타플라스틱(239개사), 자동차부품(201개사) 등을 중심으로 직접적인 타격이 우려된다.

러시아는 2014년 이후 탈(脫)달러화를 계속 추진해왔으나 여전히 달러화 결제 비중이 50%가 넘는다. 만약 이번 사태로 미국이 제재를 강화해 향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러시아가 배제되면 우리 기업들의 대금결제 지연·중단 피해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수입 측면에서는 우크라이나에서 들여오는 일부 희귀 광물류에 대한 거래선 다변화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나라와 우크라이나의 교역규모는 연간 9억달러(교역대상국 68위)에 불과하지만, 네온·크립톤·크세논 등 품목의 우크라이나 수입의존도는 각각 23%·30.7%·17.8%로 높은 편이다.

사태 악화시 해당 수입 원자재의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거나 수입단가 상승으로 국내 제조 기업들의 수입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다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로부터의 수입의존도가 70%를 넘는 품목(HS 10단위 기준)은 러시아 43개, 우크라이나 4개로 양국 전체 수입품 2천418개 중 1.9%에 불과해 수입 단절로 인한 전체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무역협회가 러시아·우크라이나 등 동유럽권 수출입 기업 86개사를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 기업들은 사태 악화 시 거래위축(22.7%), 루블화 환리스크(21%), 물류난(20.2%) 등을 가장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공급선 다변화(30.5%), 무역보험 강화(17.1%), 결제대금 선물환 체결(6.1%) 등을 통해 대응하고 있으나 4개사 중 1개사(23.2%)는 특별한 대응 없이 사태를 관망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필요한 정책 지원으로는 무역보험 지원(25.4%), 신속한 정보제공(21.3%), 거래선 다변화 지원(17.2%)을 꼽았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꽃별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러시아가 일부 병력을 철수하며 긴장감은 완화됐으나 러시아와 서방 국가 간 의견 차이가 커 즉각적인 해결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기업들의 사태 인식, 경제제재에 따른 영향, 원자재 수급난 등을 고려해 정부의 긴밀한 모니터링과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역협회는 오는 21일 오후 4시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온라인 설명회`를 열고 우리 기업 영향, 현지 동향, 기업별 대응 방안 등을 소개한다. 신청은 무역협회 홈페이지에서 하면 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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