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외 대안 없다"…증시로 옮겨가는 채권자금

입력 2022-02-22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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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채권 자금이 증시로 이동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장정보 업체 레피니티브 리퍼에 따르면 올해 첫 7주간 투자자들은 머니마켓펀드(MMF)에서 1천600억달러(약 191조원) 가까이 뺐으며, 채권 뮤추얼펀드·상장지수편드(ETF)에서도 175억달러(약 20조9천억원)가 빠져나갔다.

이 같은 채권 자금의 이탈 규모는 적어도 약 7년 만에 최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주식 펀드로 들어온 자금은 500억달러(약 59조7천억원)에 달했다. 이번 달에는 210억달러(약 25조1천억원) 가까운 자금이 주식 펀드로 유입됐다.

주식과 채권시장은 모두 올해 들어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예상과 인플레이션 급등에 대한 우려로 부진한 상태이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이달 초 2019년 중반 이후 처음으로 2%를 넘기기도 했다. 채권 수익률이 오르면 가격은 하락한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올해 들어 8.8% 떨어졌다.

미국 개인투자자협회(AAII)에 따르면 향후 6개월간 주가 상승을 예상하는 투자자 비율은 2016년 이후 최저치인 19% 정도에 그치고 있다.

골드만삭스도 올해 연말 S&P 500지수 전망치를 종전 5,100에서 4,900으로 하향 조정했다.

그런데도 채권 자금이 증시로 이동하는 것은 주식을 대체할 마땅한 다른 투자처가 없다는 투자자들의 인식을 반영한 결과라고 WSJ은 설명했다.

투자자들이 통상적으로 현금을 묻어둘 수 있는 안전한 투자처로 MMF를 사용하지만, 지금은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해 주식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WSJ은 또 일부 투자자들이 주식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으며, 지금까지 성장주에 밀려 소외당하던 가치주와 배당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레피니티브 리퍼에 따르면 미국 대형 가치주 펀드에 올해 들어 첫 7주간 유입된 자금 규모는 지난해 전체 유입 규모의 절반 정도인 52억달러(약 6조2천114억원)에 달한다.

배당에 집중하는 펀드에도 같은 기간 132억달러(약 15조8천억원)가 들어왔으나, 대형 성장주 펀드에서는 180억달러(약 21조5천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다만 그간 가치주의 상승세가 오래가지 못했으며, 이번에도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가치주의 강세가 단명으로 끝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이번 주에 소비자 신뢰도와 신규 주택 판매, 개인소비지출을 볼 수 있는 경제지표들이 잇따라 발표되면 이를 통해 향후 시장의 진로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프로스트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스의 선임 투자분석가인 조너선 웨이트는 투자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면서 "주식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는 게 딱 지금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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