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에 2650선 '붕괴'…용감한 개미 1.3조 '베팅'

박해린 기자

입력 2022-02-24 16:57   수정 2022-02-24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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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국내 증시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요동친 하루였습니다.
    박해린 증권부 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박 기자, 먼저 현재 상황에 대해 간단히 정리해 주시죠.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현지시간 24일 우크라이나 동부에 특별 군사작전을 선포했습니다.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긴급 연설을 통해 "러시아는 돈바스 지역에서 특별 군사작전을 진행할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그는 이어 "작전의 유일한 목표는 주민 보호"라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점령할 계획은 없다"라고 역설했습니다.
    외신에서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등 곳곳에서 폭발음이 들렸다는 보도가 나오는 상황이고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작전 개시 선언 직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정당한 이유가 없는 행동"이라며 "동맹과 단합해 단호히 대응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것 같군요.
    박 기자, 오늘 우리 증시도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죠.
    <기자>
    네, 코스피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는 소식에 2700선을 내어준 채로 출발했는데요.
    푸틴 대통령의 연설이 전해진 이후 전쟁 공포 심리가 강해지며 낙폭을 더욱 키웠습니다.
    코스피는 결국 오늘 하루에만 70포인트가량 빠지며 2,650선까지 붕괴됐습니다.
    코스닥 역시 어제보다 약 29포인트 하락하며 840선대로 주저앉았습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와는 달리 개인 투자자들은 현 상황을 매수 기회로 삼는 양상입니다.
    보시다시피 양 시장 모두 외인과 기관은 순매도하는 한편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무려 1조1천억원, 코스닥 시장에선 1,700억원 넘는 자금을 베팅했습니다.
    <앵커>
    박 기자, 우리 시장 말 그대로 정말 파랗게 질린 하루였습니다.
    간밤 미국 증시도 일제히 하락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간밤 뉴욕 증시 3대 지수 역시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2.57% 급락했고, 다우와 S&P도 1%대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나스닥의 경우 현재 기준 고점 대비 약 19% 하락한 건데요.
    통상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면 기술적인 약세장에 들어섰다고 봅니다.
    즉 현재 기술적인 약세장 진입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점이 우리 증시에도 부담을 주고 있단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여러모로 우려 요인들이 쌓여있군요.
    증권업계에선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어떤 태도를 보여야한다고 조언합니까?
    <기자>
    네, 보시다시피 현재 증시에는 나올만한 악재는 다 나왔다고 할 정도로 우려 요인들이 산적한 상황인데요.
    그래도 키움증권 등은 현 시점에서는 매도로 대응하지 말고, 관망하거나 혹은 매수로 대응하라고 말합니다.
    우리 증시는 지난해 하반기 내내 상대적으로 부진했고 2월 이후부터는 전쟁 불확실성이 가격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주장입니다.
    유진투자증권은 "지정학적 리스크로 주가가 하락한 경우 이슈가 끝나면 금방 회복되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대응하되 반전의 계기가 될 타이밍을 면밀하게 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다만 이번주 내내 계속 말씀드리고 있는데 원자재 가격 급등은 큰 우려 요인입니다.
    대신증권은 "원자재 가격 급등은 추후 물가와 통화정책, 금리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증폭시키고 있다"라고 진단했고,
    미래에셋증권은 "밀 가격이 9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높은 인플레이션 장기화 가능성도 전반적인 투자심리 위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박 기자, 우크라 사태로 대부분의 종목이 약세를 보인 가운데 오히려 수혜주로 부각되는 종목들도 있다고요.
    <기자>
    천연가스와 국제 유가가 뛸 것이란 관측에 에너지주가 최근 급등했고,
    안전자산인 금값이 치솟으면서 금과 관련한 상품이나 종목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코스닥 상장사인 아이티센은 자회사로 한국금거래소를 두고 있는데, 이번 사태로 안전자산 수요가 확대되며 수혜가 예상된다는 분석에 오늘 18%가량 급등했습니다.
    또 독일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해저 천연가스관 건설 사업인 노드스트림2 승인 절차를 중단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국내 증시에서 조선주들의 수혜 기대감 또한 큽니다.
    러시아는 유럽의 최대 천연가스 공급처인데 전쟁이 본격화되면 러시아가 유럽에 가스 공급을 끊을 수 있고,
    이로 인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요가 늘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는 겁니다.
    대신증권은 조선주 투자 비중 확대를 유지했고,
    케이프투자증권은 "패권 다툼이 에너지 교역에 영향을 미치면 LNG선의 견조한 발주 수요 모멘텀이 지속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당분간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단기 투자에는 주의해야 한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앵커>
    네,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라 증시가 크게 출렁이는 만큼 냉철한 판단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박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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