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에 울고, 중국에 울고'…현대차 주가 반등 열쇠는? [이슈플러스]

임원식 기자

입력 2022-02-25 17:19   수정 2022-02-25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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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현대차의 주가가 최근 52주 신저가를 기록했습니다.

    당분간 반등 모멘텀을 찾기가 쉽지 않을 거란 진단과 함께 국내 자동차 산업이 큰 위기를 맞았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오늘 <이슈 플러스>, 현대차 주가 부진의 원인은 무엇이고 반등을 기대할 만한 요소는 없는지 살펴봅니다.

    먼저 송민화 기자입니다.

    <기자>
    어제(24일) 종가 기준으로 현대차 주가는17만 3천 원.

    장중 한 때 17만 1천 원까지 내려가면서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현대차 주가가 종가기준으로 17만 원대로 떨어진 건 지난 2020년 11월(26일 종가 17만9천 원) 이후 1년 3개월 만인데 이 달 들어만 벌써 두 번째입니다.

    하지만 현대차의 지난해 실적을 살펴보면 이런 주가 흐름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 대목입니다.

    현대차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13(13.1)% 증가했고 (117조6,106억 원) 영업이익은 무려 179% 늘어나며(6조6,789억 원) 7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 주가가 이처럼 맥을 못 추고 있는 건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장기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 전략은 최대한 많이 팔고 점유율을 높여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구조여서 차량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앞으로 몇 년 동안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점입니다.

    [김필수 /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반도체 수급 불균형은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거예요. 현대차와 삼성전자의 시너지를 이야기했는데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를 내주고 팹리스는 현대모비스에서 역할 분담해 주는 것은 또 4~5년 정도 걸리거든요.]

    최근에는 북미와 함께 최대 차 판매시장인 중국에서 판매 부진을 이유로 현대차 충칭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충칭 공장은 베이징현대가 중국에 설립한 다섯 번째 승용차 공장으로 지난 2017년부터 연간 30만 대의 차량과 30만 개의 엔진을 생산해왔습니다.

    여기에 미국 연준의 통화 긴축 예고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전쟁 확산 위기 등이 고조되면서 대외적인 리스크도 더해진 상황입니다.

    이 같은 우려에 외국인들은 최근 한 달간 현대차 주식을 6천억 원(6,028억 원) 넘게 팔아 치웠습니다.

    <앵커>
    현대차 주가 부진과 관련해 산업부 임원식 기자와 보다 자세한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국내를 대표하는 자동차 브랜드인데 외국인 순매도 1위 종목이 현대차라는 게 참 씁쓸한 거 같군요.

    반도체 수급난 해결이 좀처럼 쉽지 않은 모양이죠.

    <기자>
    우선 생산에 차질이 없어야 차를 팔든지, 말든지 할 텐데 언제쯤 반도체 수급난이 해소될지 가늠조차 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기존 내연기관 차량보다 더 많은 반도체를 필요로 하거든요.

    즉 반도체 수급난이 세계 자동차 시장은 물론 최근 전기차 시장의 성장에도 제동을 걸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수급난 사태로 차량 출고가 지연되다 보니 차량 일부 기능들을 제외하고 파는 사례도 나오고 있는데요.

    예컨대 후방 주차 충돌방지나 원격 주차보조 또 터치 스크린이나 스마트폰 충전 같은 기능을 빼고 차 값을 깎아주는 식으로 출고하는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상황이 나아질 거다, 개선될 거다 하면서도 이토록 수급난이 오래 지속되는 이유는 뭘까요?

    <기자>
    내연기관 차량 한 대에 들어가는 반도체가 약 100~300개 정도 되는데 대부분이 차량 구동을 단순 제어하는 부품들이라 제조 공정이 단순합니다.

    또 가전이나 PC, 스마트폰 같이 IT 제품에 들어가는 반도체들과 비교해 수요가 훨씬 적은 데다 부품 교체주기도 7~10년으로 긴 편입니다.

    한 마디로 만들어봤자 남는 게 많지 않은 즉 수익성이 좋지 않다는 얘기거든요.

    여기에 차량용 반도체가 운전자의 안전과 직결되다 보니 품질과 내구성에 대한 평가가 엄격해야 합니다.

    개발 과정이 까다롭다는 얘기입니다.

    완성차 업체들이 반도체 수급난에 아우성이어도 반도체 회사들이 생산 증대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앵커>
    빨리 해결돼야 할 문제이긴 하지만 반도체 수급난은 현대차 만이 아닌 모든 완성차 회사들의 고민이기도 하니 잠시 제쳐두고요.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부진, 현대차로선 이게 더 뼈아픈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기자>
    아무래도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인 데다 세계 최대의 전기차 시장이기도 하기 때문일 텐데요.

    이른바 `사드 보복` 얘기가 나오기 전만 해도 현대차의 중국 판매량은 한 해 100만 대를 훌쩍 넘겼습니다.

    그러던 게 지난해엔 35만 대 3분의 1 수준으로 주저앉았습니다.

    같은 기간 시장 점유율도 7%대 중반에서 지금은 2%선마저 위협 받고 있는데요.

    상황이 이렇다보니 현대차는 베이징 1공장이 문을 닫은 데 이어 최근에는 충칭 공장마저 문을 닫았습니다.

    현대차가 안팔리는 이유, 흔히 얘기하는 사드 보복에 따른 불매 운동과 중국 자동차업계의 맹추격 또 중국 정부의 자국업체 감싸기 등 다양한 것들이 있겠지만요.

    한 해 120만 대 가량 팔리는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가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해 아쉽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자동차가 미래 먹거리 분야인 만큼 상황 타개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이는데 현대차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기자>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미개척 시장 진출’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는데요.

    그래서 미개척 시장이 어디냐를 간략하게 나열하면 동남아와 일본 그리고 중고차 시장이라고 하겠습니다.

    먼저 LG에너지솔루션과 손잡고 인도네시아에 연 15만 대 정도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배터리 셀 공장을 짓기로 했는데요.

    그 동안 일본차들이 거의 독점하다시피 해온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배터리를 포함한 전기차 생산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입니다.

    단순히 자동차 생산, 판매 거점의 역할을 맡긴 게 아니라 아시다시피 인도네시아는 배터리 양극재의 원료인 니켈의 세계 1위 생산국이지 않습니까?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 제조를 위한 원료 수급처까지 안정적으로 확보하겠다는 판단으로 풀이됩니다.

    또 최근 철수한 지 12년 만에 친환경차와 온라인 매매를 앞세워 일본 시장 재진출을 선언했는데요.

    일본 내 전기차 비중이 1%도 채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해 또 젊은 소비자들을 겨냥해 `아이오닉 5`와 `넥쏘` 등 친환경차 판매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여기에 신차 시장의 1.3배 규모인 국내 중고차 시장 진출 또한 선언한 상태입니다.

    <앵커>
    당장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을 만회할 카드들일 테지만 이 또한 기대 만큼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특히 12년 만에 일본 시장 재진출, 과거의 실패를 딛고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기자>
    도요타와 혼다 등 쟁쟁한 일본 자국 브랜드들이 건재하고 있는 데다 자국산 차량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선호도 역시 여전히 높은 만큼 시장 공략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현대차가 가진 위상이나 차량 품질이 12년 전과 확연히 다른 데다가 적어도 전기, 수소차 같은 친환경차 분야에선 오히려 일본 브랜드를 앞선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즉 일본 내 친환경차 시장 성장의 잠재력이 높은 만큼 미리 선점하겠다는 판단으로 보입니다.

    제가 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 5`를 체험해 본 일본 유튜버들의 영상들을 살펴봤는데요. 같이 보시겠습니다.

    해당 영상 아래 달린 댓글 반응들도 살펴봤는데요,

    유럽차 같다, 미래 지향적이다 특히 차량 내외부 디자인과 관련해 좋은 평가들이 많았습니다.

    <앵커>
    다시, 그래서 현대차 주가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가 시청자의 관심일 텐데요.

    <기자>
    주가와 관련해 그 답은 결국 당사자인 현대차가 내놔야 할 텐데요.

    다음달 2일 현대차는 `인베스터 데이`를 엽니다.

    투자자 대상으로 현대차 CEO가 앞으로 사업 계획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인데요.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주가 반등을 위해 어떤 청사진들을 내놓을지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신재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현대차 주가가 맥을 못 추는 가장 큰 이유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반도체 수급난이 언제 해소될지 모른다는 점은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하는 요인입니다.

    반도체 수급난에서 벗어나야 430만 대에 이르는 연간 판매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데, 답답하기 짝이 없는 노릇입니다.
    다음 달 2일 열리는 인베스터 데이에서 CEO 입을 통해 어떤 방안이 나올 지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입니다.

    현재 거론되는 방안은 차량 시스템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MCU 등 저가용 반도체 개발을 `팹리스` 회사가 맡고,

    전기차나 자율주행차에 들어가는 전력반도체 등 고성능 반도체는 현대차가 직접 개발하는 겁니다.

    [조철 /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과거에는 전문 반도체 기업들한테 다 맡겼는데, 테슬라가 하듯이 완성차 업체들도 반도체 설계를 관여하게끔 한다는 거죠. 완성차가 이렇게 하는 게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미국에 전기차 생산 시설이 구축될 지 여부도 큰 관심사입니다.

    연간 1,700만 대 이상 팔리는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선 현지 생산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김동하 /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새롭게 커 가는 시장이 미국 시장인데 여기서 현대차가 얼마나 따라 잡을 수 있을 지가 핵심이거든요. 결국 공장을 지어야죠. 이걸 구체화 시켜준다면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반응하겠죠.]

    현대차는 올해 미국 앨라배마나 조지아 등 기존 공장에 전기차 생산 시설을 구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노동조합이 있는 미국 공장에서 생산된 전기차에만 세제 혜택을 주는 법안을 추진 중이란 이유에섭니다.

    반도체 수급 대란과 전기차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열리는 현대차 인베스터 데이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앵커>
    네, 오늘 얘기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산업부 임원식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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