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 우크라이나 수도 장악 시도…협상 시도는 난항

입력 2022-02-26 07:24   수정 2022-02-26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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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틀째인 현지시간 25일 미사일 등으로 우크라이나 동서남북 사방에 동시다발 공격을 가하며 진군을 계속했다.
일부 러시아군 부대는 수도 키예프 외곽까지 진격해 저지하는 우크라이나군과 교전을 벌였다.
동부 돈바스 지역에선 친러시아 반군이 러시아군의 화력지원을 받으며 정부군의 방어선을 뚫고 전진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날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 방안을 협상하기 위한 회담을 추진했으나 회담장을 두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이 키예프 장악을 위해 진격을 계속하는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이날 오후 시내서 포성이 들리고 도시 서쪽에선 격렬한 총성이 났다고 목격자들이 로이터 통신에 전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예프 시장은 "시 북부에 있는 발전소 인근에서 3∼5분 간격으로 다섯 차례 폭발음이 들렸다"며 "긴급대응팀이 출동해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키예프와 가까워짐에 따라 시내 모든 다리를 보호하고 특별 통제하고 있으며, 시내 전략 시설에 검문소를 설치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과장 없이 말하자면, 키예프의 지금 상황은 위협적"이라고 털어놨다.
이고리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군이 키예프 외곽 호스토멜 공항으로 공수부대를 성공적으로 침투시키는 작전을 수행했다"면서 "공항 장악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특수부대원 200명 이상이 사살됐으며 러시아군 손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날 작전에서 211개 우크라이나 군사인프라가 기능을 상실했다"면서 "17개 지휘소와 통신소, 39곳의 레이더 기지, 19대의 대공미사일 등이 파괴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 전투기 6대·헬기 1대·드론 5대 등 항공기 12대를 격추했고, 67대의 탱크와 장갑차, 16문의 다연장로켓포 등도 파괴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선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군이 21km를 진격해 트료흐이즈비욘카 마을을 점령했고,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군은 우크라이나 민병대의 방어선을 뚫고 볼노바하시까지 25km를 진격했다고 소개했다.
러시아군은 또 우크라이나 북동부 도시 수미와 코노톱 등을 봉쇄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고위 국방 당국자는 이날 언론에 우크라이나 전황을 전하면서 "러시아가 예상한 것보다 우크라이나의 저항이 더 크다고 평가한다"면서 우크라이나군의 지휘 및 통제는 온전한 상태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차관은 이날 "전투 과정에서 러시아 군인 2천800명이 숨지고, 러시아군 탱크 80대와 장갑차량 516대, 전투기 10대, 헬기 7대도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군의 키예프 장악 시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키예프를 끝까지 지키겠다는 의지를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국방색 상의 차림으로 키예프의 대통령궁 앞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총리, 합참의장, 고위 보좌관 등과 함께 선 채 "모두가 여기에 있다. 군대도 시민도 여기에 있다"며 결사항전 의지를 표시했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군을 향해 국가 지도부를 제거하고 권력을 잡으라고 부추겼다고 AFP,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양측의 무력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협상 시도도 나타났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평화·정전 협상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세르게이 니키로프 대통령 대변인이 25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 타스 통신에 따르면 니키로프 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크라이나는 언제나 평화와 정전을 놓고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 그것이 영구적인 우리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가 회담을 거부했다는 주장도 반박하고 싶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제안도 받아들인다"고 덧붙였다.
앞서 러시아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은 우크라이나와 협상을 위해 벨라루스 민스크에 고위 대표단을 보낼 의향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 뒤에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측이 민스크에서 협상하는 구상을 검토하겠다고 했다가 뒤이어 회담장을 (폴란드) 바르샤바로 하자고 역제안을 한 뒤 연락을 끊었다"고 주장했다.
니키로프 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회담의 시간·장소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회담이 일찍 성사될수록 일상으로 돌아갈 확률이 커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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