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친한 남성에 목숨잃은 여성 최소 83명…"대책 세우라"

입력 2022-03-07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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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4일에 한 명꼴로 여성이 남편이나 연인 같은 친밀한 관계에 있는 남성에 의해 살해당하거나 살해당할 뻔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언론에 보도된 사건들을 분석한 `2021년 분노의 게이지-언론 보도를 통해 본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한 여성살해 분석` 보고서를 7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남편이나 애인 등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해 살해된 여성은 최소 83명으로 집계됐다.
살인미수 등으로 사건에서 살아남은 여성은 최소 177명으로 나타났다. 최소 260명의 여성이 연인이나 남편에게 살해되거나 살해당할 뻔했다.
1.4일에 한 명꼴로 여성이 피해를 본 셈인데,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사건까지 고려하면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또 피해 여성의 자녀나 부모, 친구 등 주변인이 중상을 입거나 생명을 잃은 경우도 최소 59명에 달했다. 주변인의 피해까지 포함하면 피해자 수는 최소 319명이었다.
주변인까지 포함할 경우 최소 1.1일에 1명이 피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이런 범죄로 살해당한 여성 피해자의 연령은 30대와 40대가 각각 23.8%로 가장 비율이 높았다.
이어 20대(22.2%), 50대(19%), 60대(7.2%), 10대(2.4%), 70대 이상(1.6%) 순이었다.
피해를 본 주변인을 피해자와의 관계별로 보면 부모·형제·자매 등 친인척 23명, 자녀 18명, 동료·친구 등 지인 11명, 전·현 배우자나 애인 7명 등이었다.
여성의전화 관계자는 "이번 분노의 게이지 통계에 포함된 기사를 통해 가해자가 자녀에 대해 흉기로 폭행하며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학대를 저지르고 살해까지 하는 참담한 사건들을 볼 수 있었다"며 "가해자가 피해자와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는 자녀에게 폭력을 가하며 피해자를 통제하고 보복하고자 하는 사례도 많았다"고 분석했다.
가해자들이 말하는 범행 동기를 살펴보면 `이혼·결별을 요구하거나 재결합·만남을 거부해서`가 26.7%를 차지했다.
이어 `다른 남성과의 관계에 대한 의심`(17.6%), `홧김에, 싸우다가 우발적`(12.5%), `자신을 무시해서`(4.3%), `성관계를 거부해서(성폭력)`(1.3%) 등이 뒤를 이었다.
범행 동기와 관련해 여성의전화 관계자는 "한 사람의 생명을 빼앗고 위협하는 친밀한 관계 내 폭력은 우발적이라기보다 지속·반복된 폭력의 연장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3년간 언론에 보도된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한 여성 살해 피해자는 최소 1천155명에 달했다.
살인미수까지 포함하면 2천298명, 피해자의 주변인까지 포함하면 2천833명으로 집계됐다.
여성의전화는 "1.4일마다 1명의 여성이 친밀한 관계 내 남성 파트너에 의해 살해되거나 살해될 위험에 놓여있지만, 국가는 여전히 여성에 대한 폭력과 살해 실태를 파악할 수 있는 어떠한 범죄통계조차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차기 정부는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처벌원칙과 피해자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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