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하나 달랑 들고…1200㎞ 피난길 떠난 11살 소년

입력 2022-03-08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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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이 한 소년이 러시아 침공을 피해 장장 1천200㎞의 여정을 거쳐 이웃 나라로 몸을 피한 사연이 알려졌다.

7일(현지시간) EFE 통신과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올해 11살인 이 사연의 주인공은 최근 러시아가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남부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 인근 출신 소년이다.

소년의 어머니는 남편과 사별 후 여러 자녀를 키우다 러시아군의 공격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아들을 인접국 슬로바키아에 있는 친지 집에 맡기기로 하고 소년을 홀로 슬로바키아행 열차에 태웠다. 본인의 몸이 편치 않은데다 거동이 불편한 자신의 친어머니도 돌봐야 했기 때문이다.

1천200km를 이동해 슬로바키아 국경에 도착했을 당시 이 소년의 손에는 친지의 연락처와 본인의 여권, 비닐봉지 하나만이 달랑 들려 있었다.

슬로바키아 당국이 소년을 돌보면서 손에 적힌 연락처를 이용해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에 있는 친지와 간신히 연락할 수 있었다.

소년은 다시 500㎞ 떨어진 친지의 집까지 이동해 무사히 도착했다.

슬로바키아 내무부는 페이스북을 통해 "미소와 용기, 결의를 갖춘 이 소년은 모두의 마음을 얻었다"면서 "진정한 영웅이라 할 만하다"고 칭찬했다.

내무부는 군경과 세관 직원, 자원봉사자, 종교·시민단체 등 다수가 소년을 돌보는 데 힘을 보탰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에 남아 마음을 졸이던 어머니는 아들이 무사히 슬로바키아로 탈출했다는 소식을 들은 후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감사를 표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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