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위기·봉쇄 겹악재…중국·홍콩증시 '검은 화요일'

입력 2022-03-15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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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이 강제로 상장 폐지될 수도 있다는 시장의 불안이 중국 증시 전반의 폭락 사태까지 확대됐다.

15일 홍콩 증시에서 중국 대형 기술기업 30개 주가를 반영하는 항셍테크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10% 급락한 3,472.42로 마감했다.

대장주인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각각 11.93%, 10.19% 급락한 것을 비롯해 리오토(-17.84%), 징둥(-10.06%), 바이두(-7.49%), 콰이서우(-7.85%) 등이 일제히 하락했다.

항셍테크지수는 전날에도 11.03% 폭락해 2020년 7월 지수 도입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로써 항셍테크지수는 3거래일 연속 폭락세를 이어갔다. 사흘새 21.7%나 빠졌다.

대형 기술주의 폭락에 홍콩 증시를 대표하는 항셍지수도 이날 5.72% 급락했다.

중국 기술주 주가는 작년 중국 당국의 고강도 규제로 이미 주가가 급락한 데 이어 추가로 폭락함에 따라 지난 1년 남짓한 기간 수천조원 규모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작년 2월 고점 이후 항셍테크지수는 65% 하락했다. 지수 구성 종목인 30개 기업의 시총은 2조1천억 달러(약 2천612조원) 줄어들었다. 이 중 알리바바와 텐센트 두 곳에서 날아간 시총만 1조 달러가 넘는다.

이번 중국 기술주 폭락 사태는 미국 시장에서 발단이 됐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2020년 말 도입한 외국회사문책법을 근거로 지난 8일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5곳을 `예비 상장폐지 명단`에 올린 것이 계기가 됐다. 중국 기업들의 강제 상장 폐지 우려가 재차 부각되면서 미국과 홍콩 증시에서 중국 기술주를 대상으로 한 투매 현상이 빚어졌다.

가파르게 확산하는 중국의 코로나19 감염도 한몫했다. 코로나19 감염자가 지난 2020년 `우한 사태` 이후 최악으로 치닫는 가운데 `기술 허브`인 광둥성 선전시가 14일부터 봉쇄에 들어갔다.

여기에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공산당 정치국원의 `로마 회동`을 통해 러시아 제재를 둘러싼 미중 갈등이 수면 위로 떠 오르면서 중국 기업들이 유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더해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증시 상장 폐지 가능성을 포함한 (미국 당국의) 규제 진행이 투자자들에게 경종을 울리면서 중국 기술기업을 향한 약한 투자 심리가 공포로 급속히 변해갔다"며 "중국의 러시아와의 관계, 기술 허브인 선전 봉쇄도 위험 요인을 더했다"고 분석했다.

이날 중국 본토 증시 대표 지수인 상하이종합지수는 4.95% 급락한 3,063.97로 거래를 마쳐 시장의 심리적 경계선으로 여기는 3,000선을 위협하며 2020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밀려났다. 기술주 비중이 높은 선전성분지수도 4.36% 떨어졌다.

케네스 퐁 등 크레디트 스위스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에서 "(중국) 시장의 바닥을 가늠하기 힘든 상황으로 많은 매크로 요인에 좋은 답안을 갖고 있지 않다"며 "우리가 대화를 나눈 모두가 시장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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