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준, 금리 0.25% 인상…물가잡기 의지

입력 2022-03-17 06:48   수정 2022-03-17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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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6일(현지시간) 3년 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며 본격적인 금리 인상의 시작을 알렸다.
특히 올해 남은 6번 회의 때마다 금리를 올릴 수 있음을 시사했는데, 이는 미국이 수십 년만의 인플레이션을 겪는 와중에 물가잡기를 금융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연준은 이날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낸 성명에서 현재 0.00~0.25%인 기준금리를 0.25∼0.50%로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2015∼2018년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했고, 마지막 인상은 2018년 12월이었다.

그러다 2019년 7월부터 다시 금리를 내렸고 2020년 3월 이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대응하기 위해 줄곧 금리를 제로(0)에 가깝게 파격적으로 낮췄다.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dot plot)를 보면 올해 말 금리 수준을 1.875%로 예상했다.
올해 남은 6번의 FOMC 회의 때 0.25%포인트씩 인상하는 `베이비 스텝`을 밟을 경우 6번 모두 인상을 예고한 셈이다.
작년 12월 점도표상 3회 인상에 비해 인상 폭과 속도가 훨씬 빨라질 것임을 예고한 대목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금리를 더 빨리 올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결론을 낸다면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회의 때 금리 인상 폭이 0.25%포인트가 아닌 0.5%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또한 점도표상 내년 말 금리 예측 수준은 2.75%다. 내년에도 3∼4차례의 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뜻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런 기조에 대해 2005∼2008년 7번의 금리 인상 때에 비해 상당히 빠른 것으로, 2004∼2006년 17번 올린 것에 더 가까운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준의 이런 기조는 최근 물가 상승률이 4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연준은 올해 물가 상승률을 직전인 작년 12월 전망치 2.6%를 크게 상회하는 4.3%로 올렸다. 연준의 물가 목표치는 2%다.
반면 실질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는 2.8%로 직전보다 1.2%포인트나 내렸지만, 실업률 전망치는 직전 3.5%를 유지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일자리 성장세가 최근 몇 달간 강력했고 실업률도 떨어졌다며 "물가는 상승 기조를 유지했는데 이는 전염병 대유행, 높은 에너지 가격, 광범위한 물가 압력과 관련된 수급의 불일치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연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엄청난 인적, 경제적 어려움을 초래한다"며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은 불확실성이 매우 높지만, 단기적으로는 추가적인 물가 상승 압력을 만들고 경제활동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준은 또 "다가오는 회의에서 국채와 기관 부채, 주택저당증권(MBS)의 보유를 줄이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머지않아 양적 긴축에도 본격적으로 착수할 것임을 예고했다.
파월 의장은 이르면 5월부터 자산 축소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2020년부터 코로나19 대확산에 따른 경기침체에 대응하고자 미 국채와 MBS 등을 대거 사들여 현재 보유자산이 8조9천억 달러의 천문학적 규모로 불어나 있다.
연준은 그간 양적 완화를 위해 국채와 채권을 매입해오던 부양 프로그램은 이미 지난주 종료했다.
이번 금리 인상에는 투표권을 행사한 위원 9명 중 8명이 찬성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0.5%포인트 인상을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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