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곤 싶지만"…8년간 국내 유턴 대기업 1곳뿐

유오성 기자

입력 2022-03-23 19:12   수정 2022-03-23 19:12

    <앵커>
    미중 갈등에 이어 러시아와 서방 세계 간 갈등 수위가 점점 높아지면서 기업 경영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세계 각국은 해외로 나간 기업을 자국으로 돌아오게 하는 리쇼어링 정책에 힘을 쏟으며 경제안보 강화에 사활을 걸었는데요.


    자세한 내용 성장기업부 유오성 기자와 짚어봅니다.

    유 기자, 우리 정부도 기업 유턴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데, 그동안 성과는 어떻습니까?

    <기자>
    지난 2014년 `해외진출기업의 국내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 이른바 유턴법이 시행된 이후 해외에 나갔다가 국내로 돌아온 기업들의 숫자를 나타낸 현황입니다.

    2014년 시행 첫 해를 제외하고는 계속해서 한 자리 숫자에 머물다가 2019년 16개, 2020년 24개, 지난해 26개사가 국내로 복귀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숫자로만 보면 성과를 조금씩 보이고 있다고 생각이 드실 수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앵커>
    8년간 108개사가 국내로 돌아왔다는 건데 속내를 들여다 보면 그렇지 않다는게 어떤 의미인가요?


    <기자>
    숫자도 숫자지만 유턴 기업들의 경제적 규모는 크지 않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일단 지난해까지 국내로 들어온 108개사 가운데 대기업은 현대모비스 단 한 곳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107개사가 중소·중견기업에 해당하고요.

    이러다보니 기업들이 복귀한다고 해도 투자 규모가 그리 크게 늘고 있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앵커>
    우리나라는 인건비도 비싸고 규제가 촘촘해서 기업들이 들어오기 싫어해서 그런 것 아닙니까?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얼마 전 발표한 500대 기업 국내 투자계획을 조사한 자료입니다.

    해외로 나간 기업들에 국내로 돌아올 생각이 있느냐라고 묻는 질문에 무려 27.8%가 현재 리쇼어링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불과 2년전 같은 질문을 묻는 조사에서 유턴을 고려하고 있다는 대답이 불과 3%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큰 폭의 변화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앵커>
    기업 유턴에 부정적이었던 기업들이 이렇게 갑자기 태도 변화를 보인 이유는 뭡니까?


    <기자>
    아무래도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불안 심화로 기업들이 생산차질과 물류비 증가를 경험했던 사실이 가장 주요한 요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실제 지금은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지만 올해 초만 하더라도 글로벌 컨테이너 운임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코로나19가 아직 완전히 종식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물류난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고요.

    여기에 최근 미·중 갈등, 우크라이나 사태 같은 대외 불확실성까지 높아지면서 생산기지를 자국에 두는 것이 오히려 이득일 수 있겠다는 판단을 기업들이 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기업들이 국내로 생산기지를 이전하겠다 이렇게 태도 변화를 보였지만 상황이 녹록하지만은 않다고 합니다.


    실제로 저희가 중국 사업을 접고 국내로 돌아온 기업인 한 분을 만나 속내를 들어봤습니다. 김수진 기자입니다.

    <기자>
    2차전지 보호회로와 전기차용 배터리 모듈을 생산하는 기업 넥스콘테크놀러지.

    이곳은 작년 2월 리쇼어링 제도를 통해 중국 중경법인을 철수하고 충남 천안의 본사로 유턴한 국내 기업입니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해외 공장을 정리해, 안정적으로 경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윤준열 / 넥스콘테크놀러지 대표이사 : (기존에 거래중인 삼성SDI 등 외에도) 국내 또 다른 대형 배터리 업체와 신규 비즈니스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재작년 대비해서 매출액은 한 30% 정도 증가를 했습니다. (유턴하길) 당연히 잘했다고 생각하고….]

    유턴에는 충남도청 등 정부 지원도 한 몫 했습니다.

    넥스콘테크놀러지의 경우, 신규 공장 설립 비용의 약 27%와 신규 채용 인원당 1년에 720만원씩 총 2년 지원을 받기로 했습니다.

    [소명수 / 충남도청 투자입지과장 : 입지보조금, 설비투자보조금에 본사를 함께 이전할 경우 설비투자보조금 10% 추가 지원과 기업이 지역사회에 안착할 수 있도록 인허가 등 행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충남도는 매년 2개사 이상 리쇼어링 기업을 유치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현재 휴대전화 통신 모듈 제조사 1개사와 유치를 위한 협의가….]

    지역경제 활성화·일자리 창출 등 이점이 커 다양한 지역이 유턴기업 유치를 원하지만, 풀어야 할 숙제도 있습니다.

    중국이나 베트남 등 해외 공장이 위치한 곳은 인건비가 대부분 저렴합니다.

    국내는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높은만큼 유턴 기업의 스마트공장화 지원에 대한 필요도 있는 상황입니다.

    [윤준열 / 넥스콘테크놀러지 대표이사 : 기업 입장에서 보면 해외공장을 접을 정도의 장점이 없으면 접기가 굉장히 어렵다. 중국이 우리나라 임금의 3분의 1, 베트남이 6분의 1 되거든요. 보완하기 위해서는 자동화와 스마트공장을 만들어서 효율적으로 해야 하는데 그 부분을 과감하게 많이 지원해야 효과가 있지…단기적인 지원으로는 굉장히 어렵다.]

    또한 유턴 기업은 공장 매각이나 새 부지 계약 등 다양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관련 절차 간소화도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수진 기자입니다.

    <앵커>
    기업들은 일단 인건비 부담을 낮춰달라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인건비만 낮춘다면 기업들이 국내로 다시 돌아오는데 문제는 없는 겁니까?

    <기자>
    물론 단순히 인건비만 낮춘다고 해서 당장 기업들을 국내로 돌아오게 만들 수는 없습니다.

    업계에서는 주52시간제 등 노동 시간 유연화와 화평법·화관법 등 환경 규제 개선을 요구하며 기업들이 돌아올 수 있는 환경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또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과 대기업 집단의 부당한 경제력 남용 등을 근절하겠다는 기업규제 3법 또한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며 기업들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이를 대폭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해외 진출 기업들의 리턴을 유도하기 위해선 단순히 규제를 푸는 것 외에도 기업들이 원하는 당근을 주는 것도 필요해 보이는데요.

    그렇다면 기업 유턴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 나라들의 유턴기업 정책은 어떤지 신용훈 기자가 짚어봅니다.

    <앵커>
    차기 정부에서도 리쇼어링 정책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도 리쇼어링 촉진을 위한 정부지원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웠습니다.

    윤 당선자는 유턴기업 세액 감면 적용 사례가 미미하다는 지적을 수용해 이를 늘리기 위한 방편으로 국외사업장 양도 및 폐쇄 이후 2년이었던 세액 감면 요건을 3년으로 완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전문가들도 기업 유턴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현 상황에 친시장 정부가 들어서고 있는 만큼 현재 과잉처벌에 방점을 두고 있는 중대재해처벌법을 기업 활동을 저해하는 핵심 규제로 규정하고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시죠.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 중대재해법이 강하게 추진되다 보면 기업들은 국내 활동을 꺼리게 되고, 국내 활동을 하려는 기업들도 건강검진을 강화하는 등 취약계층을 안뽑는 것이 유리하고 인식이 되면 (사람을 뽑아도) 사고를 당하면 책임져야 하니 일자리에도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중대재해법을 차기정부가 폐지를 했으면 하는 겁니다]

    <앵커>
    유 기자, 마지막으로 오늘의 주제를 한줄로 요약해주신다면요. 유튜브용 해시태그도 부탁드립니다.

    <기자>
    한줄평은 높아진 기업 경영 리스크, 고향에서 해결하자!

    해시태그는 #비용절감보다안정 #규제보다당근 #돌아와요고향에 이렇게 하겠습니다.

    <앵커>
    유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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